입사 한달 — 스크럼, 애자일, 그리고 대화하는 팀에 대한 이야기

Jiwon Yeom
Mar 12, 2018 · 9 min read

일본 회사로 이전하는것이 확정되고 이사를 하고, 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몇 달을 보냈습니다. 그 와중에 여러가지 일이 있기도 했고, 색다른 경험이 꽤 많았다- 라는 기분이 들어서 저희 회사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

저는 현재 오즈비젼(オズビジョン-OzVision)이라는 회사에 입사해 있습니다. 입사는 오즈비젼 쪽으로 했으나 실제로는 부속 회사 혹은 자매 회사라 볼 수 있는 폴렛(ポレット-Pollet)에 입사 한 것으로 쳐져서, 폴렛 팀에서 활동 중입니다. 오즈비젼에서는 하피타스(ハピタス)라는 일본 특유의 대형 포인트제도 플랫폼을 주 사업으로 추진하는 반면, 제가 근무중인 폴렛 팀은 각종 포인트를 하나의 카드에 담아 낭비되거나 잊혀지는 각종 포인트들을 모아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신규 카드 상품을 운영 및 개발합니다.

입사 후 하고 있는 것

회사 전체 사원은 50명이 조금 안되는 수준으로, 계속해서 사람을 뽑고 있어서 빠르게 늘어나고는 있습니다만, 저희 팀은 신규사업 팀이라 사장님을 팀원으로 포함하여 6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개발자 이자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살려서 현재는 해외 개발사와 협업 및 논의에서 주력으로 활동합니다.

일주일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파키스탄의 개발자 혹은 비즈니스 관련 팀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에 사용하며, 팀 내에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ㅎㅎ 제가 알게 된 정보들을 빠짐없이 알리는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개발도 손을 대기는 하지만, 아직은 기존 프로덕트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현 상태가 새 프로젝트의 요건 정의 단계이기 때문에, 팀원들과 설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제가 이 회사에 와서 놀랐던 점, 혹은 새로웠던 점 들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데일리(Yes, DAILY) 미팅

매일 아침 전사적으로 팀마다 돌아가며 새로운 것들을 공유합니다. 이 내용은 전적으로 팀의 자유이며, 대부분 본인들의 팀들의 진척 상황에 대해서 공유 하기는 하지만 다른 내용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저희 팀은 오늘 아침 제 동료가 리그레션 테스트, 테스트 자동화, CI 등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전사적으로 각 팀에 대한 현상태 보고가 있으며, 모든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 어떤 것이 잘 안되고 있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그 자리에서 피드백을 받거나 의견을 받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시무시한 방법 입니다만(UI개선에 실패하여 대표님이 그자리에서 이거 괜찮은거냐- 라고 묻는 상황도ㅋㅋ) 서로를 탓하기 보다는 개선점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좋은 점이 있으면 칭찬하는, 무겁지 않게 건설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려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매일 전사 회의 이후에는 각 팀의 회의가 있습니다. 계획표를 그려놓은 화이트보드 앞에서 각자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 오늘은 무엇을 할것인지, 잘 안풀리는 일은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적어도 저희 팀에서 이것은 추궁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잘 안되고 있다면 왜 그런지, 다른 팀원들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같이 궁리 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렇게 모든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탓하거나 추궁하는 분위기를 최대한 배제해야 가능하며, 실제로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일어능력이 부족하여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아직은 이런 것은 하기 힘들다든지 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어려움이 많지만, 팀원들이 귀찮아 하지 않고 같이 어려운 점을 고민해준다는 것은 큰 힘이 되더군요 :)

그 외에도 개발자들을 위한 공유타임이나, 연구회등이 간단히나마 존재합니다.

스프린트 주기와 스크럼 마스터

저희는 2주마다 스프린트 주기가 돌아옵니다. 이 스프린트에 맞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명 블록커(blocker)라 불릴 수 있는 장애물들을 서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위와 같이 여러번의 회의를 진행하며, 최대한 빠르게 고여있는 상황을 타개하려 노력합니다. 항상 모든 것을 맞추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목표한 점에 대해서는 거의 달성하게 되더군요. 스크럼 마스터는 이러한 스케쥴 조정, 각 팀원의 상황 확인 등에 집중합니다.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매니저님이 PM일도 하랴 스크럼 마스터도 하랴 보통 일이 많은게 아니지만.. 그냥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백로그(피보탈), 베이스캠프, TPF…

저희 팀은 백로그 관리를 위해 Pivotal Tracker를 사용하며, 팀의 페이스를 번다운 그래프 등을 통해 확인, 일정 유지를 위해 나름 노력합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이라면 일정이 실제로 거의 지켜진다는 것이죠…. 물론 제가 과거에 다니던 회사들이 유독 그렇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ㅎㅎ

여기서는 대부분 일정이 맞춰지더군요.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다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평소에도 이게 보통 이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전 너무 좋았기에..
그 외에도 베이스캠프나 깃헙 위키 등도 많이 활용하고, TPF라고 해서 좋았던 점, 문제였던 점, 해결책 들을 찾아내는 회의 프레임워크 (네 이젠 회의에도 프레임워크를 쓰는 시대입니다…..) 등, 전반적으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합니다. 이런 회의때는 업무 얘기 외에도 내가 힘들었던 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든가, 너무 바빠서 분위기가 안 좋았다든가 하는 점도 종합적으로 이야기해서 팀 전체의 분위기가 다운 되지 않도록 합니다.

덕분에 누군가에게는 극도로 맞지 않는 환경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런 부분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왔으므로 맘에 쏙 들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피곤하고 집중할 시간이 빼앗기는 것이 싫은 분들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ㅠㅠ
그래도 시간은 거의 백프로 맞춰서 끝냅니다. 1시간 짜리 미팅을 2시간동안 하는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리모트 근무 등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활용해서 집중해서 근무하는 등의 일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

그 속의 사람들

이러한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서로의 성향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개발을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혼자 근무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는 분명히 잡음이 생길 것이며, 보통 저희 회사는 그런 분들에게는 외주를 주는 식으로 진행 하고는 하더라구요.
그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다양한 시점을 더 포용하면 더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주의로 해외에서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중이죠.
물론, 회사는 회사입니다. 아무리 서로 이해해주는 분위기이고 친근한 분위기라고 해도 결국은 실적으로 말하게 되니, 야근하는 일도 있고, 힘들어하는 시간 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 한테는 ‘아 참 잘 왔다’ 싶게 해 주는 부분 이더군요.
저희 팀 뿐만 아니라 꽤나 곳곳에서 직원들이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자유롭게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저로서는 꽤나 고무적인 광경입니다. 저는 경력으로 들어와서 그런게 없지만, 신입들에게는 일반적으로 멘토가 붙고, 처음 적응할 때 어려울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고 도와줍니다. 물론 저는 있거나 말거나 제가 궁금한건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요ㅎㅎㅎ

하고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들

Photo by William Iven on Unsplash

저희 회사의 어찌 보면 가장 좋은 점이라고 해야할까요? 주기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확인이 들어옵니다. 저는 웹 개발도 재밌지만 데이터쪽으로 발을 담그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 그 이야기를 했고(그 동안은 경력이 없으면 아무도 맡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님께서 너무나 좋아하시며 적극 밀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물론 앞으로 해봐야 알겠지만, 다른 분들과 이야기 해보니 원래 본인이 하고 싶은것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노력을 회사 차원에서 많이 기울인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래서 적극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어필하고, 제 스스로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찰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확실하지 않은 인재에 대해서는 채용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만큼 근무 형태에 대해서도 자유를 부여하려 하는지, 입사 3개월이 지나면 자유롭게 원격 근무가 가능합니다. 집에서 해도 되고, 카페에서 해도 되고, 심지어는 짧게 여행 가서도… 팀원들과 일정 조정만 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 외에도 일년간 휴일이 22일이니 시간만 맞으면 열흘을 쭉 쉬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제 매니저님은 매년 해외 여행을 가신다고ㅎㅎ
저도 어서 3개월이 지나서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쉐어하우스에서 느긋하게 리모트 근무를 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저희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일본회사같지 않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저도 사실 처음에 올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와보니 저랑 상당히 잘 맞는 회사라 만족 중입니다. 팀원들도 성향이 착한 사람들이라 생활 하기에도 즐겁고, 무엇보다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좋습니다. 물론 사회인으로서 적절한 의견 이어야 하는건 당연 하지만요.
여기에 와서 해외 솔루션 아키텍트나 개발자들과 업무를 볼 일이 많아져서 저의 정체성이나 방향성이 조금 달라 지고는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네요. 제 적성이나 재능을 십분 발휘하는 상황이 된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공유하고 싶네요! 그 외에도 제 부족한 시야에는 저희 팀 개발 환경도 상당히 잘 갖춰져있다고 생각되어서, 그것도 또 공유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조만간 글 번역도 재개할 예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꾸준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여 저희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그 외에도 그냥 일반적으로 일본 환경 등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대로 답변 드리 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 여전히 채용중인걸로 압니다ㅎㅎ

Jiwon Yeom

Written by

Data Analyst. Ex web developer. Multilingual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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