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자이너인가?

경력 7년 차 디자이너.
커리어 하이를 위해 테이블 코딩을 2년 차에 시작했고,
6년 차에 제이쿼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디자이너로 시작한 머리가 어딜 가겠는가.
제이쿼리는 표준과 접근성에 근거한 실력에 한참 미치진 못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조금씩 공부할 뿐.

console.log(); 정도는 찍어볼 줄 안다.

여하튼, 7년 차 접어든 지금 나는 php를 공부하고 있다.
몇 가지 앱을 기획하고 디자인하여 개발만 하면 되는 그런 수준인데..
막상 디자인하고 기획하고 프론트까지 만들고 보니 개발자가 없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엎어진 프로젝트가 3개.

속에서 열불 나고 짜증 나서 못 버티겠어서 php라도 시작했다.
JAVA 같은 건 도무지 기초세팅 자체가 무서워서 시도도 못하겠더라.
아마 나 같은 디자이너 많을 거다.

그런데 이 짓거리를 좀 하다 보니 내가 디자이너가 맞나 싶더라.
회사에선 기획도 해야 하고, 퍼블리싱도 하다 보니 정작 디자인은 뒷전이 되어버렸고 맨먼스로 따져봐도 디자인에 들이는 시간은 20% 채 안되겠더라.

그런데 내 직무는 디자이너이다.
나는 더 이상 나를 디자이너라 부르기 뭣하다.
디자인도 조금 할 줄 알고, 스크립트도 조금 할 줄 아는 괴랄한 사람이 되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그런 괴랄한 사람.

디자이너중 나 같은 사람 많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