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Before You 1 : 나는 감정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싶다

글을 시작하며...

어쩌다보니 문과지만 전혀 문과 감성을 가지지 않은 한 사람. 그를 변화시킨 시간을 다루어 본다. 순전히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된 ‘Me Before You’ 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과 변화에 대해 글로 남겼다.


알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문학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 전혀 읽지 않으면 수행평가는 어떻게 보냐고 하겠다. 그래, 초,중,고 를 다니며 학교를 다니며 필요로 해서 읽는 문학책은 열심히 읽긴 했다. 하지만 나는 뭔가 문학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그 감정의 변화, 뭔가 내가 책 따위에 흔들린다는,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정보글을 읽듯이 딱딱하게 읽어갔다.

이러한 특성으로 보아 내 성격이 왜 이런지 설명 할 수 있을것이다. 나는 감정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싶다. 그래서 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해 배척해왔던것 같다. 그런데 또 막상 생각해보면 음악같은경우 내 감정을 몰입해서 들으려 하고 나는 그게 나의 타고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걸 보니, 그냥 리터럴 문학이 싫은 모양이다.

디미고에 진학하고 문과로 3년동안 살아보니, 시는 좋았다. 현대시의 그 깔끔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할말을 하는데 전혀 주절주절 말하지 않는, 그러한 멋이 나를 끌었다. 이렇게 하고 보니 음악과 시를 좋아하는게 설명이 된다. 나는 그저 길게 늘어뜨려서 말하는것을 싫어한 모양이다. 핵심만, 딱 전할것만 전하고, 나머지 숨겨진 그 부분은 우리가 알아서 해석하는 그 맛. 마치 서버사이드에서 모두 처리하지 않고 클라이언트에 어느정도 해석의 여지를 남겨주는 그런 맛이라고 해야 할까. 본질은 다르지만 어쨋든 독자에게 많은 선택권을 주는 그런 절제의 미. 나는 그런것이 좋았나보다. 어쨋든 산문은 안읽은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그냥 이름이 좋아서 읽어보고싶었다. 할일이 없을 때마다 보는 페이스북에서, 아니 사실 할일이 없을 때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책 제목을 보게 되었고, 같은 저자가 스토리가 이어지는 다른 소설을 쓴 것을 보고 읽고 싶었다.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Me Before You’ , ‘After You’ 를 보면 뭔가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기 전과 그 후로 나뉘는 삶에 대해서 서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좀 더 찾아보니 그런 내용은 아니였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달라진 사람에 대해 상상한 작가가 궁금했기에 이 책을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찾아보니 소재도 참신하다. 더 읽고싶어졌다. 난치병에 걸린 어떤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어떤 여자가 그와 사랑에 빠지는 뭐 그런건가. 여기서 사람의 ‘죽을 권리’ 라는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단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에서 어느정도 상상하던 대로 글이 진행되어갔다. 책을 읽으며 드는 그 감정의 전달과정이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것을 느꼈다. 사실 나는 감정이 없는게 아니라, 그 감정이 어떤 행동과 대응되는지 몰랐던 것일까? 마치 실무는 알지만 이론을 모르는 그럴때 느껴지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 책에서 말하는 주인공들의 삶을 보며 감정선이라는 관점에서 뭔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고, 어쩌면 소설을 읽으며 처음으로 몰입해서 읽었던것 같다. 내가 이런 안좋은 일을 겪은 사람과 감히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일상 자체가 하나의 사건에 맞춰진 그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나만의 자습시간은, 무엇보다 나 자신을 깊숙히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해 주는 것도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에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도 느끼게 된다.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감정은 외로움이 아닐까. 항상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저 친구들과 함께 할수는 없는 그런것을 느낀다. 이게 무슨 친구가 없다거나 친구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무언가 항상 함께 하지만 같은길을 간다는 그런 동질감이 들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아무리 옆에 있는 애가 뭘 하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지만 어찌되었든 하나의 경쟁자이고 나중에 결과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친구들이라는 인식이 느껴지지도 않는 저 깊은 무의식속에 단단히 박혀 있는것을 부정할 수는 없나보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든 말든, 그런 다짐과는 상관없이 무의식속에서 나를 움직이는 그런 작은 걱정을 느끼면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한 2달전쯤?에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 라는 소설을 읽고 작성했던 글입니다. 당시 너무나 충격적이고 신선한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에 취해 글을 써봤었네요. 엄청 엄청 길게 쓰려고 하다가 잠시 공부를 하다보니 글 감각이 사라져서 완성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 편으로 나누어서 공개하겠습니다. 다음편은 "우리는 적어도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라는 제목으로 언젠간 찾아뵙겠습니다.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