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PM의 2017 회고와 2018년 플랜

30대가 넘어가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더니 2017년이 훅하고 지나가 버렸다. 올해 목표들을 얼마나 달성했는지 그리고 내년엔 뭐하고 살지 고민하면서 2017년 회고를 해보았다. 작년과 올해 쓴 일기와 글들을 살펴보니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방향성은 명확하게 그리고 있고 그것을 위해 한발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다만 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메타인지 없이 욕심을 많이 부려서 정작 실행력과 목표 달성률은 많이 떨어졌다(50% 정도?). 대신 앞으로 목표한 일들을 하기위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2018년에는 우선순위를 냉정하게 정하고 잡생각 없이 실행을, Input보다는 Output을 많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겠다.


1. 일

올해는 일을 미친 듯이 한 것 같다. 트래킹한 시트를 보니 일주일에 70시간 이상 일한 적도 많은 것 같다. 일과 자기계발이 교집합이 매우 크기에 그랬던 부분도 있지만 2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니, 2주에 하나씩 프로젝트를 끝낸 셈이다. 그래도 내 경력에 비해서 과분한 롤을 맡고 20명 되는 팀을 매니지하는 역할을 해보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6월에 PM, PL역할을 동시에 받게 되면서 7개의 프로젝트가 앞, 뒤로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도 있었는데 그때 하루 평균 회의 수가 6개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살아남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지 능력이 늘기 싫어도 늘었던 것 같고, 가장 큰 배움은 동료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나는 자잘한 것까지 컨트롤 하려는 성향이 강한데(병인 듯;;)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니 드디어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부탁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부탁하고 맡기니 팀워크도 더 좋아지고 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올해 내가 노력했던 부분은 커뮤니케이션과 좋은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연말에 동료들에게 부탁한 피어리뷰 결과에서 이 부분들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서(강요하지 않았음;;) 엄청 뿌듯했다. 올해 많은 프로젝트들을 같은 팀의 능력자 개발자와 디자이너들 아니면 어떻게 해냈을까 싶어서 진짜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입사하고 나서 6개월마다 롤의 확장 또는 변화가 생겼는데 내년에는 또 어떤 식으로 이 챌린지를 풀어나가야 할지 재미있으면서도 항상 자신을 증명해나가는 과정이 부담스럽고 쉽지 않다.(2년일했는데 체감은 4년 치는 일한 것 같다.) 2017 업무 리스트 -> https://brunch.co.kr/@kinghong/17

올해 감사하게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볼 기회가 조금씩 생겼다. 정말 인연은 어디서 어떤 만남이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지 모르는 것 같다. 3년 전 우연히 보낸 이메일이 큰 기회로 돌아오기도 하고, 취미로 한 운동이 새로운 프로젝트가 되기도 하면서, 여러 인연에 대해서 겸손하고 열린 태도를 가지고 기회들을 레버리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3개 이상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실행력을 가지고 끝을 내보는 것을 목표로 실무에 대한 경험치를 높여나가야겠다.(작년에도 목표는 3개였지 아마? ㅜㅜ)

2. 커뮤니티

내가 워낙 게으르다 보니 어쨋든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함께 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나름대로 많은 모임들을 잘 유지해온 것 같다. 사내에서는 6월부터 월,화,목,금에 UX 미팅으로 디자이너들끼리 얘기와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수요일에는 UX스터디를 진행했는데 피드백도 이제는 주고받는데 좀 더 여유가 생긴것 같고, UX 스터디도 두꺼운(혼자서는 절대 읽지못할) UX책을 2권정도 끝냈다. 역시 공부는 함께 해야한다.

또 사내 영어스터디를 열어서 영화 ‘주토피아’로 일주일에 2번씩 16주 동안 영어를 가르쳐보았는데 끝까지 한 멤버들은 듣기랑 영어 표현에 대해 익숙함을 가져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했다. 근데 다시 하라면 시간이 넘나 걸려서 다음 스터디는 뭐로 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독서 모임은 2주에 한 번 모여 총 14권은 책을 읽고 토론했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책 30권도 못 읽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기획은 가장 거창했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 디톡스’ 매주 한 번은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나 스토리를 올리려고 했는데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한교님이 없었으면 벌써 사라지고 없을 듯(감사합니다);; 방향성이 좀 더 잡히면 팟캐스트나 오프라인 세미나도 진행해보려고 한다. 그 외 외부 UX스터디, 데이터 스터디 등도 진행할 예정.

3. 강의

깜냥이 안되는 나한테는 올해 강의 기회들은 진짜 진짜 운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패스트캠퍼스, 서울 글로벌스타트업센터, 광주 조선대, UDIS 등 하나하나의 강의들이 조금씩은 버거웠던 것 같다. 영어강의는 특히 더. 그래도 강의 준비 자체가 엄청난 공부가 되고, 강의 후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기회들을 연결해주신 많은 분들한테 정말 감사하고 좀 더 욕심부리면 2018년에는 컨퍼런스에서도 발표 할 수 있게 되길!

4. Output — 글/사진/영상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 등의 Output이 Input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올해는 결과물에 대해서 너무 남을 의식하고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너무나 적은 개수만 output으로 나왔다. 글은 드래프트는 20개인데 발행은 겨우 5개, 영상은 이제야 편집에 들어가다니;; 내년에는 그냥 마구 난사하기! 실행력 부족했다.

그래도 성과라면 오랫동안 생각만 했던 블로그, 브런치를 세팅했고, 사진/영상은 아주 그냥 장비에 돈을 쏟아부었다(마이너스 통장이여 ㅜㅜ) 많은 영상과 사진들을 찍었고 친구들 웨딩촬영이라도 꽤 좋은 장비들로 도와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Output만 많이 뽑으면 될 것 같다. 내년에는 글을 한 달 2개 이상 쓰기와 켈리와의 여행기로 유투브 스타 되기 ㅋㅋ

5. Input(공부) — 독서/UX/Data/영어/중국어

실무를 손에 놓지 않으려면 꾸준한 공부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 올해 독서 목표는 100권이었는데 35권.. 평균 1주일에 1권도 안돼서 좀 아쉽다. 내년에는 진짜 100권 채워야지. 자기계발 책보다는 실무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려다 보니 너무 더딘거 같아..

데이터는 이제 걸음마를 떼고 내년에는 좀 더 인텐스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데이터 툴이랑 SQL은 기초수준은 뗀 거 같고 내년에는 현재 진행 중인 데이터 스터디를 통해서 통계분석이랑 R, Python을 공부할 계획이다.

영어랑 UX 공부는 그래도 꾸준히 한 것 같고, 영어 가르치면서 오히려 내가 많이 실력이 늘은듯. 중국어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아침 7시 수업 듣는데, 생각보다 엄청 빡셋다. 내년에도 그냥 돈 내놓고 한 달에 70%만 가는 걸 목표로 하자(선생님들의 구박은 계속된다..)

6. 여행 — 베트남, 몽골, 제주도, 전주, 가평

올해 유난히 휴일이 많아서 여행을 꽤 많이 갈 수 있었다. 특히 몽골 여행 가서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이랑 새벽까지 술 마시고 일출 보겠다고 사막언덕을 올라가서 침낭 깔고 콜드플레이 노래를 들었던 기억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드론, 고프로, S2등 장비 때문에 자금 사정이 후덜덜하지만 좋은 사진/영상과 추억들을 많이 건졌다. 내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행은 쭈욱~!

7. 그 외 기타

오토바이 사고가 나고도 정신 못 차리고 소형 2종 면허를 따고 R3를 구입하여 도로의 리스펙을 획득하였다. 운동은 제일 꾸준히 했는데 스쿼트 120kg, 데드 150kg를 찍었지만, 상체는 여전히 말라깽이다. 토탈 800파운드와 77kg을 목표로 계속 꾸준히 할 듯, 내년에는 복싱이나 주짓수를 시간이 되면 꼭 배워보고 싶다.

습관은 다른 것보다 얼또라는 페북 페이지에 가입해서 일주일에 3~4번은 새벽 5시 기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하고 싶은 일 다 하려면 일찍 일어나기!

올해 꼭 문신하려고 했는데 못 해서 1월 중에 켈리와 함께 서로 문신을 선물할 예정. 내년에도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습관들과 간지나는 취미들을 하나씩 섭렵해나가야겠다!

2017년 1월 1일에 세운 목표 중 반 정도 달성한 것 같다. 올해는 너무 욕심 안 부리고 목표를 좀 낮게 잡아서 70% 달성을 목표로 해야겠다. 목표로 한 일 이외에도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예기치 못한 기회들이 있었던 한해여서 새로운 인연들과 기회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2018년에는 더 많이 시도하고 실패하고 배우면서 깜냥을 늘려보자!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