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같은날의 사진, 2015년 겨울, SOHO, LONDON)
이날 하루만 소호에서 블러의 뉴 도큐를 특별상영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꽤 많은 관객이 몰렸고 모두 한 손에 와인한잔씩 들고 따뜻한 시선으로 영상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언제나처럼 혼자였음. 회사마치면 일상적으로 그 영화관에 들러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떼우고 멍때리다 귀가하곤 했기 때문에 그 날도 그럭저럭 한 샌드위치를 먹고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갔었다.
도큐는 블러의 (아마도) 정말 간만의 대형공연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어쨌든 그 해의 나도 그 공연에 있었는데 도큐에 다뤄질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서 감동이었다. 그 날 블러는 under the westway를 부르지 않았다. 2012년에 올림픽 앞두고 했던 하이드팍 공연에서 저걸 불렀던 게 그 팍라이브 앨범에 실렸었는데.. 어느날 평소처럼 깡새벽에 택시타고 출장기차 타러가는길에 운전기사가 쉐퍼즈부시지나가면서, westway 타고 가겠느냐고 질문해서 웨슷웨이가 여기 이 길이구나를 알게되었었다. 엿튼 참 아름다운 노래임 처음들었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좋아한다 이노랜.
엿튼 데이먼이 회상하기를, 매직윕윕앨범이 작업의 박차를 가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슬럼프가 있었다고 했다. 몇년만의 새앨범이고 굉장히 망설였고 암튼 여러번동안 노래가 너무 안만들어져서 고통이었는데 하루는 알렉스인지 그레이엄인지 엿튼 둘 중 하나가 뭔가를 뾰뵹해서 그이후론 일사천리처럼 그랬다고 했다. 어쨌든 오아시스팬으로서 나는 최근 리엄옹이 열일하기 전까지 블러의 의문의 1승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나한테 오아는 뭔가 훌리건시골쥐이고 블러는 도시힙스터같은 거였다. 그리고 나는 꽤 오랜시간동안 오아시스를 신처럼 모시던 청소년이었다.. 그래서 블러한테 이렇게 오랜시간 마음내준건 참으로 13앨범이후론 처음이었다. 뭐.. 그 날 블러 공연 같이 간 친구와도 지금은 전혀 연락안한다. 소중한친구였는데. 결국 다 떠나갓엉..
어쨌든 그날은 내가 건강해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던 날이다. 내내 어두운 터널같은 시간을 보내다가 어쩐지 그 날부터 터닝포인트처럼 느껴졌었다. 뭐 결국은 그것도 허황되었음을 나중엔 알았지만 어쨌든 그 시기만큼은 blind folded 된 사람처럼 혼자 꿈을꾸면서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