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팀원의 조건 - Strong Views, Weakly Held

Kisang Pak
7 min readJul 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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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같이 일을 했던 팀원중 출중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있었다. 늘 탁월한 결정능력으로 자신이 속한 부서마다 사람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내가 그사람과 일을 할때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간단한 일화소개. 그 당시 개발중이던 제품의 센서를 A 와 B 중 하나로 선택해야 했다. 그 사람은 A 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는 B 를 주장하여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나는 미팅이 끝난후 어떻게든 내가 더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B 가 왜 A 보다 더 나은지 열심히 리서치를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가 나에게 오더니 ‘자기가 조사를 해보니 B 가 더 나은것 같다. B 로 하자' 라며 입장을 급선회한다. 그날 같이 점심을 먹으며 그 사람에게 물었다. 왜 생각을 바꾸게 되었냐고… 그 사람도 그날 미팅이 끝난후 나처럼 리서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리서치의 방법이 나와 정반대였다. 나는 내가 주장하던 ‘B 가 A 보다 더 나은 이유' 를 증명하는 자료를 찾았고 그 사람은 자신이 주장하는 ‘A 가 B 보다 낫다' 라는 의견과 반대되는 자료, 즉 ‘B 가 A 보다 더 낫다', 에 관한 자료를 찾는데 시간을 썼다. 그러면서 나에게 Strong Views, Weakly Held 라는 개념을 설명해 주었다. 내 방식대로 일하면 반대의견을 조사할수가 없으니 언젠가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고 자신의 방식은 늘 상반되는 의견을 동일하게 조사하니 옳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과연 이 사람은 어떠한 일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강하게 말하지만 늘 반대되는 의견을 바로 깊게 공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어떤때는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고 어떤때는 반대되는 의견을 바로 수용한다. 그리고 그렇게 상반되는 의견의 정보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다른 팀원들도 그가 마지막에 내리는 결정에 깊은 신임을 하였다.

고집불통 vs. 초식남녀

실리콘밸리 테크회사들의 구성원들은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그리고 이런 제품개발의 과정은 끊임없는 결정의 연속이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쳐, 다음 버젼에 들어갈 기능들, 그리고 홈페이지에 있는 버튼의 위치와 색깔까지 팀원들은 끊임없이 토론하고 대화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매사에 자기의 의견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이런 강한 의견을 바탕으로 좋은 실행력을 보일수도 있지만 고집이 세서 소통이 힘들수도 있다. 반대로 특별한 자신의 의견없이 팀이 내린 결정에 대체적으로 순응하며 잘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팀의 화합에 좋은 역할을 할수도 있지만 결정 능력이 부족하여 제품개발에 차질을 빚을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많은 구성원들은 자기의견이 강한 사람들이 좋은인재라는 일반적인 견해가 있다. 이말은 대체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절대적인 조건이 따른다. 강한 의견, 즉 Strong Views, 는 그 의견에 반대되는 정보와 팩트가 나타나면 즉각 자신의 입장을 바꿀수 있는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Strong Views, Weakly Held — 즉 강한의견을 가지되 입장을 바로 바꿀수 있는 유연함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Strong Views, Strongly Held 혹은 Weak Views, Weakly Held 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의견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대로 결정이 내려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반대되는 의견이 나왔을때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쏟는다 (내가 사회생활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또한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들이 open mind 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소통이 힘들어 질수 밖에 없다. 자신들의 의견은 A 인데 B 가 더 좋다는 증거가 있으면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B 는 절대로 더 좋을수 없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있다. 전형적인 Strong Views, Strongly Held 에 속한다. 반대로 자신의 의견이 너무 약한 사람들은 여러 다른 의견들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또한 자신은 open mind 이지 자신의 결정능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 다 같이 일하기 힘든 구성원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 경험상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이 둘중 하나에 속한다는 것.

Amazon CEO 인 Jeff Bezos 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가서 다음과 같은 advice 를 주었다고 한다.

“The people who are right a lot often change their minds.” — 옳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주 바꾼다.

나는 Jeff Bezos 의 이 말이 Strong Views, Weakly Held 를 그저 다른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팀원들과 여기에 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렇게 Strong Views, Weakly Held 태도가 많은 경우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만 중요한것은 초기에 팀원들과 여기에 관해 sync 가 되있어야 한다는 것. 아무래도 어느날 특정안건에 대해 강한 의견을 표출하다 다음날 태도를 바꾸면 팀원들이 의아해 할수가 있다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주로 1:1 시간에 한명씩 여기에 관한 내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팀원들의 동의를 얻는다.

“Hey. Let me tell you something. You will see me having relatively strong opinions on many things — whether it’s coding, feature, design, or whatever. At the same time, when someone counters my opinions, you may see me changing my opinions the next day. It doesn’t mean I’m a flip-flop, or crazy. When someone counters my opinions, I actively collect information which proves them right, not the other way around. After all the information and data, I may still stick to my original stance, or flop to the opposite. It’s called strong views and weakly held - something I strongly believe in.”

위와 같이 말하면은 내가 입장을 바꾸어도 모든 팀원들이 이해하고 또 내가 끝까지 고집을 피울때는 충분한 리서치를 한 후에 내린 결정이라 대부분의 경우 그 결정을 신뢰하게 된다.

훌륭한 팀원이 되는 기술 — Strong Views, Weakly Held

여담으로 최근에 지인들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대중화 될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벌인적이 있다. 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워낙에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실용성과 비용면에서 대중화가 힘들다는 의견을 강하게 내놓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간후 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상용화에 긍정적인 자료를 살펴보았다. 결론은 현재는 전기로 가는 하늘 자동차는 베터리의 에너지 소비가 너무커서 실용성이 크지는 않지만 베터리 에너지기술은 역사적으로 다른 기술에 비해 그 발전이 상당히 느리다는 것. 미국 정부가 석유를 회사, 개인들에게 워낙에 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쪽 부분의 기술발전이 더디다는 것이다. 결국 베터리 기술이 발달되면 어느시점에 tipping point 를 넘어서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실용성을 충분히 갖추게 될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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