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review 로 나에 대한 선입견 바꾸기

나는 상사와 1:1 하는 것만큼, 혹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1:1 이 있는데 바로 동료들과의 peer review 이다. 상사와의 1:1 이 실제로 내가 개선해야 할점을 알고 고치기 위해 쓰는 것이라면 peer review 는 회사동료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바꾸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얼마전 회사에서 같은 팀에 있는 동료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로 카풀을 하며 같이 출근한적이 있다. 카풀을 하면 좋든 싫든 어쨌든 1시간 가량을 같은 차안에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럴때는 회사 동료와 peer review 를 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나는 그에게 내가 개선해야 할점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하지만 수평관계에 있는 회사동료라면 아무리 친해도 선뜻 나한테 ‘너는 이런점을 고쳐야 한다’라는 식으로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좋다고 하거나 아니면 굳이 단점은 아니지만 어떤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호의적으로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 역시 많은 단점을 가진 사람이고 나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특히 내가 개선해야 할점을, 꼭 듣고 싶어서 집요하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말한것은 내가 회의중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동의하지 않을 경우 너무 다른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가끔씩 도가 지나치게 그 사람을 상처주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피드백은 내가 이미 수개월전에 내 상사로부터 받은 똑같은 피드백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상대방 기분 너무 생각하지 말고 assertive 하게 말하고 끝내라는 것이었다. 이부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회사에 처음 들어가 분위기를 살핀다는 차원에서 나름 ‘안전하게’ 접근한건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부분은 고치기가 정말 쉬웠다. 내가 업무상 의견교환시 상대방의 기분을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원래 내가 하던데로 돌아오니 나도 편하고 상사도 이런 나의 바뀐 부분을 금방 알아차렸다. 하지만 나와 차에 동승하고 있던 회사동료는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나를 지나치게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선입견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특히 누군가가 나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면 그것을 바꾸기는 정말 쉽지않다. 내가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상대방이 굳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내 행동이 바뀌었다고 해도 나에 대한 고정관념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간다.

이런 고정관념을 빠르게 바꾸어 줄수 있는 것이 바로 동료와의 peer review 이다.

조금전의 예를 들어서 동료가 나에게 준 피드백을 들으면 ‘아니야 나 바뀌었어’ 라고 부정을 할것이 아니라 나름 동의를 하며 앞으로 개선할것 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바로 이때부터 동료는 그부분에 있어서 나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나에 대한 impression 을 reset 한다고 하는데 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럼 그날 이후에 나는 어떻게 했을까?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 그냥 평소에 내가 하던데로 행동하면 된다. 이미 나는 이부분을 오래전에 고쳤기 때문에 나의 이런 부분을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관찰하게끔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2주 후에 그와 가볍게 차를 마시며 그부분에 대해서 다시 물어봤는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정말 빨리 바꿨다고 신기해하였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