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되려는 리더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 S-RAV

우리가 흔히 격차가 심한 경쟁에 대해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라고 한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워서 이겼지만, 수 십 년 동안 어떤 리더에 쫒겨서 살았다. 다윗을 쫒아 다녔던 리더가 바로 이스라엘의 초대 왕은 사울이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2대 왕인 다윗이나 3대 왕인 솔로몬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공적은 많지만 심각한 정신병을 앓게 되어 끝내 전쟁에서 자결을 한 비운의 왕이었기에 후세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 듯하다.

사울은 왕이 되기 전에는 평범하고 겸손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왕이 되자마자 큰 전투에 대한 두려움으로 갑자기 퍼져 버린 RA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그의 성격 때문인지 RAV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그의 ‘비전’은 ‘욕망과 질투’로 변질되었고, 그에게 주어진 ‘권한’은 ‘권력’으로 탈바꿈되었으며, 그의 ‘책임’은 원칙과 질서를 깨뜨리는 ‘부담감’ 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는 리더십 한센병에 걸려 리더 아니 인간으로서 온전한 감각마저 잃게 되었으며, 자신의 왕위를 위협한다고 생각한 다윗에 대한 질투와 증오의 감정만이 마음속에 들끓다가 블레셋 종족과의 전투에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사울은 등극 과정에서부터 다른 왕이나 황제들하고는 다른 점이 많았다. 제국의 초대 왕이라면 보통 혁명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주변의 작은 세력들을 통합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시대적인 영웅들이 대부분인데, 사울은 그렇지 않았다. 사울은 제국의 초대 왕답지 않게 매우 소심한 청년이었다. 그는 달아난 나귀를 찾으러 갔다가 사무엘이라는 예언자를 만나 왕이 될 것이란 말을 들었지만 아무한테도 자신이 받은 예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사울 자신이 왕이 된다는 걸 믿지 못한 것이다. 제비뽑기를 통해 왕으로 공식 추대를 받을 때도 사울은 행구에 숨어 있었고, 그의 왕 추대에 불만을 품은 자들의 비난에도 잠잠히 (끽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사울의 소심함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왕으로 추대되었지만 자신이 왕이 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밭에서 소를 몰면서 예전의 일을 계속하였다.

사울은 공식적으로 자신의 역할이 바뀌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이 그의 마음에 영을 부어 주어 그를 예전의 모습에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그는 야베스 사람들을 암몬 족속으로부터 구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질투와 시기가 만들어 내는 리더의 종말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사울의 두려움은 리더십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급속도로 떨어뜨린 요인이 된 듯하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에 앉으면 마음속의 두려움이 겸손과 섬김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의 낮은 자존감 안에서는 리더십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사울이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이었다.

사울은 왕이 될 때 백성과 제사장으로부터 요구 받은 큰 ‘비전(V)’이 있었다. 왕정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던 주변국들로부터 이스라엘과 백성을 평안하게 지키고, 초강대국이 되어 이스라엘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비전 의식도 잠시, 골리앗을 이긴 다윗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그가 이스라엘에 대해서 갖고 있던 비전은 왕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욕망과 질투로 변질되고 만다. 군인도 아닌 한낱 양치기에 불과한 다윗이 블레셋의 대장군 골리앗을 쓰러뜨린 후 백성들은 이렇게 노래하였다. “사울이 죽인 자는 수천 명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수만 명이라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사울의 마음속에는 ‘사람들이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만 돌렸으니, 이제 그에게 돌아갈 것은 이 왕의 자리겠군!’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질투’의 악령이 그를 사로잡았다. 이미 그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큰 목표는 사라져 버렸다. 위에 있는 목표가 아닌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바로 그때,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가 몸 속에 퍼지기 시작했고 질투와 시기 때문에 그는 괴로워했다.

대부분의 리더는 2인자나 새롭게 부상하는 리더에 대해 질투를 한다.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들의 무리에서도 리더들은 2인자나 새로운 리더를 경계하고 질투한다. 질투는 대상이 있다. 질투는 목적이 있으며 결과가 있다. 질투는 자기 파괴적이며 동시에 상대방을 파괴시켜야만 끝이 난다. 결국 사울 왕은 질투로 인해 원래의 비전을 잃어버렸고, 다윗을 죽이려 쫓아다니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인기에 대한 집착과 리더십의 위기

사울은 왕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왕으로서의 ‘권한(A)’과 ‘책임(R)’도 부여 받는다. 하지만 그 권한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강력한 왕의 권한과는 좀 차이가 있다. 이미 세력을 가지고 있던 각 지파支派들이 자신들의 힘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어 했고, 사울은 그들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울은 자신의 출신 지파인 베냐민 지파를 기반으로 왕권을 확대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비전 달성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는 쪽으로 이용하며 변하기 시작했다.

지방 호족의 힘을 꺾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그에게는 대중의 인기가 필요했다. 그는 대중을 의식하고, 부하들의 의견에 민감하고, 원칙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렸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보면 지나치게 불안해 하는 증상을 보였다.

그러다 그를 파멸로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는데, 그것은 대중의 인기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국가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사건에서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서는 외국과의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 시작 전에 반드시 국가의 신권을 담당하는 제사장의 주관 하에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하지만 사울은 당시 숙적이던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 원칙을 깨뜨리고 만다.

상황은 이러했다. 해변의 모래알처럼 많았다고 묘사된 어마어마한 블레셋의 군대 앞에서 이스라엘군은 전의를 상실하였고 탈영병이 속출했다. 그래도 당시 제사장이던 사무엘이 와서 제사를 드리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사울은 생각했으나, 사무엘은 7일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주변 부관과 장수들은 군인들의 마음을 잡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사울이 대신 제사를 주관하도록 부추겼고, 사울은 국가 원칙보다는 본인의 인기와 그로 인해 강화될 왕권을 은근히 기대하며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중요한 국가 원칙을 스스로 깨뜨린 사울에게 제사장 사무엘은 “당신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소. 당신은 왕으로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했단 말이오. 하나님께서는 이미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서 자기 백성을 다스릴 왕으로 세웠소”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한다. 그 후 사울의 왕권이 죽음 이전까지 계속 유지되기는 했지만, 항상 자신의 권력을 누군가가 빼앗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점점 더 권력에 집착하였다. 왕위를 위협하는 그 어느 누구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대중의 신뢰를 잃어 가는 파멸의 길로 치달았다.

대부분 변질되는 리더들은 대중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비전을 정하고 끌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울이 걸린 RAV는 대중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이러스로 변이되었다.

글은 이렇게 썼지만 … 리더십 …

리더의 위치에 있는 나도 이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 글은 나의 리더십 투병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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