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점심메뉴를 지켜줘

빠띠 실험 일기(2)

안녕, 저는 쥐불이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매이 대리입니다.

최근 저희 팀은 이런저런 변화를 겪고 있어요. 팀장님이 새로 부임하셨고, ‘빠띠’라는 새로운 툴을 써보자고도 하셨구요. 회의 시간에 말할 수 없던 이야기를 온라인에서 정리해서 낼 수 있다는 점은 좋아요. 하지만 주로 의사결정자인 팀장님이 게시물을 많이 올리시고, 저는 거기에 반응하는 형태로만 빠띠를 쓰고 있어요.

업무의 의사결정 과정에 내 의견이 반영된다는 점은 무척 좋아요. 하지만 정작 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제가 회사에서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것.. 그것은….

점심메뉴입니다

직장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간, 가장 빼앗기기 싫은 것, 바로 점심시간 아닐까요? 저는 토로로 팀장님의 고민과 동료애(?).. 다 좋지만, 입맛만은 정말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업무 얘기를 주로 하는 빠띠에 이렇게 소소한 .. 업무 외 제안을 올려도 되는 걸까요? 너무 웃긴 걸 올렸다고 비웃음 당할까봐 걱정돼서 그냥 지금까진 가만히 있었죠.

그.런.데

월요일 점심에 추어탕

화요일 점심에 추어탕-_-

금요일 점심도 추어탕!!!!!!

팀장님, 미꾸라지랑 원수지셨어요?
미꾸라지 멸종시키려고 작정하셨냐고요!!

미칠거 같아요. 정말정말 미칠거같다구요 ㅠㅠ

추어탕을 먹고 부들부들 떨다가 저는 결심했어요.
그리고 월요일 아침, 결국 빠띠에 올려버렸습니다.

제안을 누구나 쉽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아니나다를까, 팀장님은 또 ‘추어탕’을 올리셨지만 표를 던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는 나의 점심메뉴를 지키겠다 (결연)

3표를 득표한 중국성으로 이동해서 함께 짜장면을 먹으면서 팀장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구요.

“점심 메뉴 설문으로 하는거 좋은 것 같아.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나서서 팀원을 인도해야하니 늘 부담스러웠었거든. 그런게 없어져서 좋네. 하하”

팀장님은 팀장님대로, 저는 저대로 힘들었었나봐요. 설문 기능 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빠띠를 이용해 공적으로 꺼내지지 않은 문제들, 하지만 분명 개개인이 서로 다르게 힘들어 하고 있을 문제들을 부담 없이 꺼낼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게 이렇게 힘들어지면 당연히 괴로운 거 아니겠어요? T-T

그리하여 오늘의 토로로 스튜디오도 평화롭습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간만에 추어탕이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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