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천일즈음에

Lee-Taegyung
Jan 18, 2017 · 2 min read

춥다. 어쩌면 아주 먼 북쪽 지방에서 서서히 얼어붙은 바다 때문에 그곳의 소금기가 조금은 짙어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꽤 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들도 많은 일들을 겪었다. 비도 오고, 눈이 쌓이고, 다시 그것은 녹아 흘렀다. 바람이 불고 리본이 날리고, 낙엽이 쓸려갔다. 남겨진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고, 그 물기가 비겁한 사람들에 의해 날아갔기에 우리에게는 슬픔보다 분노가 더 크게 남아있다. 당신과 진실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많았다. 배를 끌어올리자고 말했지만 아직도 당신이 있었던 그곳에 그대로 있다. 어쩌면 많은 것들이 시간과 눈물과 함께 흘러갔지만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은 그곳에 그대로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게 흐르는 시간동안 우리는 면벽한 두 세상에 있었다.

이 거리를 어찌해야하나. 이 간극, 이 차이, 다시는 넘을 수 없는 둘 사이를 어찌해야하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을 기억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일까. 나는 고작 내 가방과 필통과 노트북과 겉옷에 리본을 달고, 당신을 지우기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과 맞서려 모인 사람들 곁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가끔 당신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길을 걷고 책을 읽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는 일상의 시간들 속에 갑작스럽게 스며드는 슬픔을 마땅히 서럽게 맞이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일밖에 할 수 없다는 말일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곧 해야 할 일일테니, 그것마저 저버린다면 그것은 곧 나의 인간다움을 포기하고 들쥐와 같이 길바닥에 버려진 단물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을테니, 나는 이곳에 서 있을 것 같다.

두서가 없다. 감성의 지령을 얻어 쓰는 글은 항상 이런 식이다. 그러니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도, 당신이 떠나간 지 며칠이 되었다는 날에 의미를 부여하며 어떤 공간이든 올릴 수도 없다. 다만 인적이 가장 드문 곳에, 그래도 나의 기억이 나의 인간다움과 여러분의 슬픔을 지켜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렇게 올려둘 뿐이다. 언젠가는 당신 앞에 떳떳한 청년으로 살아갈 수 있겠지. 그 때 다시 이 글을 꺼내오고 싶다.

    Lee-Taeg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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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이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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