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십대의 끝자락에 있던 시절, 그러니 시절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도 멋쩍은 얼마 전까지 스물을 동경했다.
청춘을 다룬 영화를 수십번 돌려보며 패기보다는 객기에 가까운 그들의 삶에 가까이 가고 싶었고, 그저 하고 싶은 일 없이, 되고 싶은 것을 모르고 시간을 낭비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때는 그래도 될 것처럼 보였다. 나는 스물이니까. 마치 특권과 같은, 언젠가는 목적지에 다다를 퍼스트 클래스의 비행기 좌석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더 이상 숨어서 담배를 필 이유도 없고, 최대한 나이를 먹은 것처럼 얼굴을 구기며 술을 살 이유도 없는 당당한 나이로 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스물이 되었다. 감성 주점의 긴 줄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그런 술집에 들어간 우리는 길바닥에서 스물의 첫 시간을 맞았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하지만 무엇인가는 달라진 것처럼 행동해야 했기에, 우리는 억지로 들떠야만 했다.
기대했던 삶은 없었다. 나는 여전히 하나 뿐인 이불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비렁뱅이들과 싸우는 사람처럼 비겁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했고, 나에게는 없는 배개를 동경하며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한 채 남을 염탐하며 살고 있다.
차라리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 더 이상 과분한 권리의 어설픈 주권자가 되지 않아도 되고, 나를 짓누르는 거대한 의무의 노예가 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다. 꿈꾸던 삶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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