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첫 유치원 상담을 받았다. 10대 1에 육박한다는 일반 유치원들의 경쟁율이 두렵기도 하고, 말로만 듣던 영어유치원이라는데가 궁금하기도 해서 첫 상담은 근처 영어유치원이 되었는데..

커리큘럼이라고 보여주는데 자꾸 capitalization이 틀린 부분들만 눈에 들어오고 ‘우리 학부모님 중 서울대 영문과 나오신 교수님께서 여기 미국 유치원과 커리큘럼이 완전 똑같다고 인정해주셨다’는 같잖은 멘트들이 왜 이렇게 듣기 불편한걸까.

3년차 아이들이 썼다는 나름 상당한 수준의 글들을 보여주는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3년 배운 애들이랑 초등학교 들어가서 바로 경쟁하면 정말 답이 안나오겠군’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저게 거의 6천만원의 원비를 퍼부을만큼 대단한건가 싶기도 하다.

후진국에서 태어난게 죄인지. 몇 십년동안 지치지 않고 달려야하는 이 학교-취업-직장-결혼-육아의 마라톤에서 진짜 필요한건 영어 발음 좀 더 잘 굴릴줄 아는게 아닌데, 왜 우리는 벌써부터 이런데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