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뉴욕 타임즈 기고문

Lieest Jay
5 min readNov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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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화요일 많은 국민들이 부자들과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제·정치 체계에 강하게 항의하는 마음으로 투표했습니다. 저는 힐러리 클린턴을 강력히 지지했습니다. 전력을 다해 선거운동을 도왔고, 힐러리 클린턴이 이번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그가 내세운 선거 전략은 많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느꼈던 정당한 분노와 성공적으로 결합했습니다.

선거 결과를 보고 비통했습니다만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들의 선택이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경제, 정치, 언론의 현 상태에 대해 국민들은 신물이 났기 때문입니다.

노동자 가정은 정치인들이 초부유층과 기업의 자금으로 선거를 치루면서, 평범한 미국인들의 요구는 무시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너무 많은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습니다. 노동 시간은 늘어나고 임금은 줄어드는데 보수가 좋은 일자리가 중국과 멕시코를 비롯한 저임금 국가들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CEO는 직원들보다 평균 300배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총소득의 52%가 상위 1%에게 집중되는 현실에도 지쳤습니다. 한때 아름다웠던 지방 도시를 많은 사람이 떠나고 있으며, 상권이 붕괴하고, 자녀들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지역 사회에서 부를 빨아들이고 그 자산을 해외 계좌로 빼돌리는 동안 말입니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이제 자녀를 위해 양질의 보육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도 없고, 은퇴 이후에는 텅 빈 은행잔고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은 이제 형편에 맞는 주택을 구할 수 없으며, 건강보험 비용은 너무 비쌉니다. 너무 많은 가정이 절망에 빠져 있고, 약물과 술, 자살로 삶을 단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말이 맞습니다. 미국인들은 변화를 원합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어떤’ 변화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노동자 가정이 겪는 경제적 고통을 유발한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사람들에게 맞설 용기가 트럼프에게 있을까요? 아니면 그 많은 미국인의 분노를 소수자와 이민자들, 빈곤층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릴 수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에 맞서서 “망하기에 너무 거대한” 금융기관을 해체하고, 대형 은행이 소기업에 투자하고, 지방 도시와 도심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요구할 용기가 트럼프에게 있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월스트리트의 은행가를 재무부 장관에 임명해서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계속 갈까요? 선거운동을 하면서 약속했던 대로, 정말로 제약 산업에 맞서 처방약 가격을 낮출까요?

트럼프가 당선되고 난 뒤에 위협을 당하거나 희롱을 당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이 절망했습니다. 또 강제 송환으로 가족이 흩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떠는 가족들의 절규도 들었습니다. 차별에 맞서 싸워온 미국은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인종주의, 불관용, 외국인 혐오, 성차별주의와 타협할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 자명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다시 나타나든지 우리는 맞서 싸울 것입니다.

트럼프가 어떤 계획을 제안하는지 또 어떻게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을지 열린 마음으로 계속 지켜볼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 투표에 뒤졌던 그는 진보진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만일 대통령 당선자가 진지하게 노동자 가정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구한다면 저는 성심껏 그를 도울 것입니다.

무너진 사회 공공기반 시설을 재건하고 양질의 일자리 수백만 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도록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학생들이 대학 학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 휴가와 병가를 유급으로 제공하는 한편 사회보장연금을 확대해야 합니다.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가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경제 체계를 개혁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유한 선거자금 기부자들이 선거를 매수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며칠 내로 민주당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일련의 개혁 방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기업과의 유착관계를 반드시 단절하고 노동자와 나이 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풀뿌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당의 문을 열고, 젊은이들의 이상과 에너지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인종적, 환경적 정의에 맞서 싸우는 모든 국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권력, 제약 회사, 보험 회사, 화석연료 회사에 맞서 싸울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민주당 경선을 마무리하면서 저는 정치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지자들에게 다짐한 바 있습니다. 다른 어느 때 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 혁명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국가입니다. 우리가 단결하여 선동가들이 인종, 성 또는 출신 국가로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뒷걸음질 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1월 12일 미국 대선이 끝난 후 버니 샌더스가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Where the Democrats Go From Here”라는 기사를 번역한 글입니다. 공유가 마땅치 않을 때는 복사해가셔도 상관없습니다.

chichico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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