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17년말 어반베이스에 5억을 투자했던 신한캐피탈이 2023년 스타트업 투자 시장악화로 어반베이스가 신규추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회생신청을 하게되자, 창업자 개인에게 연복리 15%로 투자원금의 두배가 넘는 금액인 총 12억원의 투자금을 반환하라고 소송, 창업자가 이의를 제기했더니 창업자가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는 가택에 부동산 가압류까지 걸고 적극적으로 투자금 반환소송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
신한캐피탈은 배임, 횡령, 동의권 위반 등 계약위반 사항은 없지만, ‘회사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할 때’ 라는 조항을 근거로 상환권을 청구한다는 입장.
안녕하세요.
메타버스/프롭테크 분야의 스타트업인 어반베이스를 창업했고 약 10여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던 하진우 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어반베이스는 작년 말에 경영난으로 회생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의 시간은, 30대를 오롯이 바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생을 함께한 회사가 어려워지는 과정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쓰고, 그 과정 에서 투자자 분들과 거래처 사장님들, 고객님들께 일일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죄를 하고 다니던, 고군분투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든든한 가족들이 아빠에게 응원과 지지를 매일 해주기에 지치지 않고 현재까지 버텨온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묵묵히 기다려주셨던 훌륭한 저희의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은 아직도 가시질 않습니다.
또한 창업은 첫술에 성공하지 않고 여러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다며, 주기적으로 안부를 물어오며 밥을 사주시던 주주분들 및 선후배 창업가 분들에 대한 감사함은 평생 마음의 빚으로 간직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의무와 책임으로라도 저는 무너지면 안된다고 매일 아침 다짐하며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만간 다시 도전할 것입니다. 실패의 경험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발전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역할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누적 250억 투자받고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던 어반베이스는 스타트업 투자시장 악화로 결국 회생신청에 들어갔습니다.
사람의 인생도 흥망성쇠가 있듯, 법적인 사람인 법인도 흥망성쇠가 있는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어반베이스는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늘 기회를 찾아 극복하며 성장해왔습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일본 진출에 투자하여 단기간에 실적을 내며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고, 여러 대기업과 VC로부터 누적투자규모로 250억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으며, 한창 기술특례상장이 붐이었을 당시에는 저희도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교과서적인 스타트업 성공 트랙에 거의 다왔다고 느낄때쯤,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하면서 저희의 타겟마켓이 대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게되며 도미노처럼 하나씩 악재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의 문턱도 훨신 높아지면서 상장을 1년 연기할 수 밖에 없었고, 계획에 없던 Bridge round 투자유치를 진행하면서 완전히 바뀐 투자 분위기를 몸소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심의가 지속적으로 연기되면서 회사의 런웨이가 다 되어갈때즈음 저희는 중대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직원들을 정리해고하고 회생 신청을 하여 회사 매각을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매일 급박하게 수시로 주주분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하는 한편 수시로 주주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위기 상황을 투명하게 보고하였습니다.
본래 회생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의결로 진행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주주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93.6%의 찬성을 득하여 회생신청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가 문제였습니다.
그간 주주간담회 주주총회 등에 출석을 하지 않아왔던 신한캐피탈은 연이자 15%로 투자금 상환을 요청해왔습니다.
주주분들 중 신한캐피탈은 첫 투자 이후 담당자가 수차례 바뀌며(지금 담당자는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간 주주총회나 간담회에 참석하지도, 의결권을 서면으로도 행사하지 않아왔습니다.
하지만 회생신청 당시 투자계약서 상의 조항을 포괄적으로 넓게 해석함에 따라 창업자인 저 개인에게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그것도 투자를 담당했던 벤처투자관련 부서가 아니라, 채권 추심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반베이스에 투자했던 18개의 투자기관 중 유일)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요약하자면,
- 2017년 11월 29일에 회사(어반베이스)와 신한캐피탈이 계약한 투자계약서에 따르면,
- 회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제12조 1, 1항 5호)
- 회사에 기한 전 투자금 상환청구를 할 수 있으며,
- 회사가 이를 상환하지 못할 시, 이해관계인(대표이사 개인)이 이를 연복리 15%의 이자율로 변상한다. (참고로 해당 투자의 IRR은 3%)
- 따라서 대표이사 개인에게 원금 약 5억원과 그간의 이자 약 7억원을 합하여 약 12억원을 청구한다.
라는 내용입니다.
** 해당 투자가 계약서상 내부 수익율(IRR)이 3%인데, 개인에게 청구한 이자는 오히려 패널티(위약벌)을 적용해서 15%를 청구한 상황입니다.
신한캐피탈 담당자는 절차상 진행할 뿐이며, 회수 의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본 사건이 최초로 내용증명으로 왔을때 신한캐피탈 담당자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 통화내용1 (링크 : 신한캐피탈 담당자와 당시 저희회사 CFO의 통화)
통화에서 신한캐피탈은 회사와 개인이 상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절차상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회수할 의지는 크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회생에 들어가면 회사 매각을 추진해야하는데 이 소송이 걸림돌이 될 것 같으니 철회를 고려할 수는 없냐는 입장을 전하니까,
- 통화내용2 (링크 : 신한캐피탈 담당자와 당시 저희회사 CFO의 통화)
그렇다고 철회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각이 진행이 된다면 그때가서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VC부서의 손을 떠나 추심부서에서 관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벤처투자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추심부서로 넘어갔다는 개념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한캐피탈은 저희부부와 3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에 가압류를 걸었습니다.
절차상 형식적으로 소송을 진행한다고 했던 신한캐피탈이 최근 2024년 9월 12일자로 저희 세아이들과 같이 살고 있는 집에 가압류를 걸었다는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패소한다면 집을 뺏기고도 모자라기 때문에 저는 개인파산까지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이 집은.. 저희 식구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는 이 집에.. 이건 좀 아닙니다. 이것은 정말 정의에 어긋납니다.
이건 저희 부부가 연애할때부터 결혼하고나서 둘이 데이트도 안하고 아끼고 아껴서 모은돈으로 마련한 집입니다.
여전히 많은 대출이 남아있는데다 사실 스타트업 대표랍시고 직원월급은 줘도, 대표월급은 못받던 오랜 시간동안 와이프 혼자 고생해서 벌어 대출금을 막아오며 지켜냈던 가족의 것입니다.
저는 창업이후 제가 소유한 회사의 주식을 단 1주도 팔아본 적도 없고, 사익편취는 커녕, 불규칙적인 급여 외에는 받은 것이 없습니다. 게다 제가 월급이 적어서 모든 대출을 와이프 명의로 받았고, 세금 조금 아껴보려고 공동명의로 한 것인데, 거기에다 가압류를 걸다니..
와이프는 당시에 한마디도 불만없이 오히려 “언젠가 자기가 크게 성공해서 나 호강시켜줄꺼니까 난 지금도 행복해.” 라고 말하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와이프는 한푼이라도 더 아끼고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해주려 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와이프 혼자 고생하며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게다가 작년에 회사가 어려워진 후로 저는 1년이 넘게 소득이 없고, 오직 와이프의 급여로 세아이들까지 먹여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늘 와이프에게 창업가랍시고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신한캐피탈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런 창업가에게 투자 원금에 15%의 연이자를 붙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 가압류를 거는 것이 올바른 행위인지.
정말로.. 이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정의로운 자본주의 사회인지 신한캐피탈에게 묻고 싶습니다.
제 와이프와 3명의 아이들은 무슨 죄일까요?
단지, 아빠가 대한민국에서 창업한 집에 태어난 것이 죄인건가요.
창업자로서, 어반베이스라는 회사를 10년간 일으켜왔지만, 1년 넘게 소득없이 홀로 회사 정리를 충실히 했고, 홀로 채권자들에게 시달렸고, 직원들에게도 일일이 사죄하고 다녔고, 주주분들께도 죄인모드로 사죄하며 마지막까지 자료요청 및 지시에 성실히 응했는데, 이정도로도 속죄하기엔 불충분한가요..?
제가, 한 가장이, 신용불량자가 되어 완전히 사회적으로 추방되어야만, 이 게임이 끝나는 것인지 다시한번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법인으로 투자를 받은건줄 알았는데, 제가 캐피탈사의 개인 사채를 끌어다 쓴건가요?
신한캐피탈은 미집행 투자금(Dry Powder)을 소진해야 하니 투자를 받아달라고 했던 곳입니다.
본 사건에 대한 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0. 신한캐피탈의 투자 경위와 명분
신한캐피탈이 투자했던 2017년 11월 당시는 회사에 유동자금이 가장 풍부하던 시절입니다.
2017년 7월에 13명 밖에 안된 회사에서 21억의 투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에(관련 기사) 굳이 같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클로징 이후 신한캐피탈 담당자는 회사에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가 넘쳐나서 올해 소진해야하는 목표 투자금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집요하게 찾아와 좋은 조건에 맞춰주겠다고 접근해왔습니다.
많은 고민끝에 이유와 조건없는 투자를 쉽게 수락해버리고 말았고, 계약서에 연대하여 책임진다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것은 신한캐피탈의 표준 계약서일 뿐이고 내년(2019)부터는 연대보증이 다 철폐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라고 구두로 설명하던 담당자는, 투자한지 얼마 되지않아 이직했고,
그것은 결국 저에게만 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분명히 기억나는 것이. 당시 신한캐피탈 투자담당자분께서 연대보증 어차피 의미 없어지니 계약서에 빼도 되고, 안빼도 우리는 실행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얘기했던 것이 기억나서 투자체결 당시 회사 C-Level 채팅방에 찾아보니 이런 대화가 발견되었고,
확실히 기억이 나서 (이제는 이직한지 오래된) 당시 담당자분께 연락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말을 걸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 이후 소식이 끊겨버렸습니다.
대부업의 근본은 날씨가 맑은날에 우산을 팔고, 비가 오면 우산을 뺏는다더니.. 지금 저의 상황이 딱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1. 신한캐피탈은 주주로서 회사 매각에 차질을 일으켰습니다.
회사가 법원으로부터 회생결정을 득한 후 회사 매각에 노력을 해왔으나, 잠재적 인수 회사들 간의 미팅에서 만난, 모든 회사들이 주주와 회사의 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결국 매각이 불발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고, 결론적으로 회사를 매각하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소송을 철회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으나 담당자는 현재까지도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2. 신한캐피탈의 상환권의 주장이 성립 가능한가?
상환권은 상법상 회사에 배당 가능한 이익이 있을때 청구가 가능한 권리입니다. (상법 제345조 1항) 회사에 이익잉여금이 없다면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권리인데, 이를 회사가 변제하지 못하였다고 개인에게 청구하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회사에서 충분히 상환 가능한 이익이 존재하는데 이를 차일피일 미루거나 묵묵부답으로 있는 경우, 투자자는 애가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해관계인을 압박해서 상환받을 수 있도록 연대하여 책임지라는 것이 계약의 취지입니다.
결론적으로 애당초 스타트업 투자에서 상환권의 목적은 회사가 잘되서 이익잉여금은 쌓여가지만 상장이나 매각도 하지 않고 있을때, 투자자가 투자금을 중간 회수(Exit)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입니다.
3. 연대책임은 도전을 장려하는 창업 문화를 망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보통 2~3번의 실패를 통해 위대한 회사가 탄생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는 회사가 좋을때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고 힘들때도 같이 힘들어해주고 격려해서 건전한 실패를 한 창업자가 다시 혁신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도와줘야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회사에 투자하셨던 많은 주주분들은 서로가 힘든 회생 과정에서도 저에게 먼저 격려를 해주시면서 다음 창업때도 함께하시겠다며 따뜻한 위로를 해주셨고, 저는 그 분들께 어떻게 보답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도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신 수 많은 창업가 분들을 위해서라도 본 사건이 안좋은 선례를 남겨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타임와이즈인베스트가 창업자에게 투자금 반환소송을 냈다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링크)가 되자 뒤늦게 소를 취하(링크)했고, 그 이후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는 창업가들의 투자 기피현상이 발생하면서 회사명을 CJ인베스트로 바꾼 사례가 있습니다.
투자를 빙자해, 좋을때는 이익만 취하고 나쁠때의 책임은 창업자에게 물리는 연대책임은 더욱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투자인데, 투자금과 높은 이자를 창업가 개인한테 물릴 수 있는 사회에서 누가 스타트업에 도전을 할까요? 그리고 이미 신한캐피탈에서 투자를 받은 수많은 대표님들은 사업에 집중을 제대로 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신한캐피탈의 투자를 누가 받으려고 할까요? 차라리 15%이하의 대출을 받는게 낫지 않을까요?
만약 투자에 대한 회수를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사회라면 투자자들은 투자 실수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헷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업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회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잠재적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창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그 말인즉슨, 한국에서 더 이상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창업가 역시도 높은 수준의 도덕적인 선관주의 의무를 가지고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하고, 배임 횡령과 같은 사익편취를 추구하지 말야아하는 것이 기본 덕목입니다. 투자자 역시도 창업자의 그간 여정이 충분히 솔직투명하고 올바르게 경영해왔다면 실패에 대한 책임은 같이 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실패 시에 투자한 자는 개인의 모든 것을 빼앗고, 개인은 신용불량자가 되어 다시도전할 미래의 기회마저 빼앗기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4. 연대책임을 금하는 최근의 법 추세
2018년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등의 국책기관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및 대출 시에 창업자에게 연대보증 정책적으로 금지하여왔고, 2023년 4월 개정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보면,
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동법” 제49조(벤처투자회사 등록의 취소 등) 제1항 및 제62조(벤처투자조합 등록의 취소 등)에 따라 “조합 및 회사에 대해 등록 취소,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명령, 시정명령 또는 경고조치를 하거나 3년의 범위에서 이 법에 따른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최근 법의 추세가 이러한데 투자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그것도 상식밖의 높은 이자와 함께 창업자 개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법일까요.
5. 연대보증 폐지는 창업생태계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얻어낸 것입니다.
IMF때 우리는 우리 주변에 적지 않은 친구들이 그들의 집과 집안 곳곳에 빨간 딱지가 붙고는 가족 모두가 죄인처럼 숨어지내던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보증을 잘못 섰다가..”, “연대보증이 걸려서..” 등의 말은 너무나도 무섭고 잔혹한 것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연대보증은 재래적인 담보제공 수단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에 투자계약서들은 창업자가 당연히 회사와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투자사는 회사가 성공하면 투자를 명목으로 큰 이익을 가져갔고, 회사사 실패하면 연대보증을 명목으로 높은 이자를 붙여 창업자를 신용불량자로 만들고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실제로 투자금을 반환 청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창업자와 투자사간의 사이가 매우 좋지 않거나 창업자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말이죠.
지금 스타트업 투자에 연대보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말도 없던 시절, 수많은 벤처 선배들과 뜻 있는 관계자 분들이 수십년 간 주장하고 싸워가며 얻어낸 결실입니다.
비록 어반베이스는 실패했지만, 과정에서 저는 솔직투명하고 올바르게 경영해왔습니다.
투자계약 당시의 신한캐피탈 담당자도 “앞으로 우리는 전적인 대표님 편이다. 투자한 이후로 찾지도 않을 것이다.” 라고 하시면서, “다만, 대표님이 투자받자마자 비싼 법인차를 뽑거나 회사돈으로 배임, 횡령을 하게 된다면 지구 끝까지 쫓아갈 것이다.” 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 신한캐피탈의 담당자는 매년, 거의 대여섯차례 바뀌었고, 저희 회사를 담당한지 얼마 안된 담당자는 계약서의 논리를 포괄적으로 해석하여 소송까지 제기하게된 것입니다.
그간 창업하면서 단 1주도 저의 주식을 팔지 않은 저는, 배임 횡령은 커녕 회사로부터 생활비 정도의 불규칙적인 급여 외에는 가져간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12억이라는 투자금 반환 소송이, 만약 재판부에서 그래도 당신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나라는 식으로 신한캐피탈의 손을 들어준다면, 저희 집안에는 곳곳에 빨간딱지가 붙고 저는 재기하는데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간 저희 아이들은 불우한 성장경험을 하게 되겠죠.
제가 개인적으로 쓴돈도 아닌데 제가 개인적으로 갚아야한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매일밤 잠을 설치고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갖고 있는 단 하나의 희망은, 그래도 대한민국에 이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정의는 살아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당한 상황에 처한 저의 목소리에 여러분들께서 힘을 실어주신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일어나겠습니다.
10년간 사업을 하면서 스타트업의 문화도, 투자 문화도 과거에 비해 매우 나아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오랜 이 힘든시기가 지나고 나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층 더 발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안에서 제가 다음 미션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훨신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창업가가 되어 과거보다 더 멋진 소식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관련하여 문의사항은 편하게 연락부탁드립니다.
( 010–4688–6087 / hjwand3kids@gmail.com )
<Timeline>
- 2017년 11월 29일, 신한캐피탈이 어반베이스에 RCPS(상환전환우선주)로 5억을 투자
- 2023년 11월 1일, 스타트업 투자시장 악화로 마지막 모 VC의 투자심의위원회 부결, 즉시 전사 레이오프 실시
- 2023년 12월 18일, 신한캐피탈, 어반베이스 및 이해관계인 하진우에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내용증명 발송 (회생신청 주주총회 의결 전)
- 2023년 12월 19일, 어반베이스 임시주주총회 개최, 회생신청 결정 (93.6% 찬성)
- 2023년 12월 28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 신청
- 2024년 1월 22일, 서울회생법원, 어반베이스 회생개시 결정
- 2024년 2월 29일, 신한캐피탈 서울중앙법원에 지급명령신청서 제출 (근거 상환청구권, 과거 내용증명은 주식매수청구권으로 발송했음)
- 2024년 3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해관계인 하진우에게 지급명령결정 (2024차전121590 약정금)
- 2024년 4월 3일, 이해관계인 하진우가 이의신청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사건으로 전환, 제46부 (2024가합59259)
- 2024년 9월 9일, 신한캐피탈이 이해관계인 하진우가 거주하는 집에 부동산가압류 신청
- 2024년 9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해관계인 하진우가 거주하는 집에 부동산가압류 결정
- 2024년 11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신한캐피탈 약정금 변론기일, 제46부 동관352호 10:50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