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본 코딩교육
(코딩교육 의무화에 찬성하건 그렇지 않건) 코딩이 교육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는 것은 언어 생태계의 중대 변화를 의미한다.
그간 한국의 ‘언어교육’에서 ‘언어’는 당연히 모국어 및 외국어를 의미했다. 중국어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외국어 교육에서 최상위 지위를 구가한 것은 영어였고, 코딩은 일부가 전공이나 직업을 위해 선택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코딩교육의 확산으로 이제 언어교육의 생태계에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랜 진화과정과 사회문화적 산물로서의 자연어(natural language)를 배우기 보다는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어(artificial language; programming language)를 선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과목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기계 인터페이스’가 ‘인간-인간 인터페이스’를 압도하게 되는 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할 수 있는 인간은 인간의 사고를 기계의 언어로 통역하는 통역사, 인간의 문화와 인공지능의 문화를 잇는 문화간 소통자(crosscultural communicator)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대부분의 ‘구세대’는 모국어의 한계가 아닌 인간어의 한계 속에서 머물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인간이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자기 능력의 일부로 삼는 시대, 인공물과 자연물을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것은 불가능하며 점점 그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한편 그렇기에 코딩은 기계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 인간의 언어와 문화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