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교를 배운다.

아들을 통해서…

요즘 지후가 부쩍이나 부엌일에 관심을 보인다. 가스레인지 불도 본인이 꺼보겠다고 하고(우리가 사용하는거 엄청 올드 스타일 가스레인지라 켜는 것도 엄청 어렵다), 커피도 자신이 내려 보겠다고 하고, 쌀도 본인이 씻겠다고 하고, 블랜더도 사용해 보려고 하고, 녹두전 반죽도 자기가 mix 해보겠다고 하고, 설겆이도 모자라 이제는 감자 써는 것도 해본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0.1초 망설인다.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야’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지만, 지금 안 시키면 나중에 하라고 할 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 같아, 꾹 참고 하게 해준다.

왠만해서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칼을 들고 있으면 옆에 딱 붙어서 칼 아무데나 휘두르지 않나 살펴야 하고, 기계를 다룰때면 떨어뜨리지나 않나 살펴야 하고, 설겆이 할 때는 더 큰 mess를 만들지 않을까 살펴야 한다.

그러면서 일일히 부엌 살림 사는 작은 팁들도 간간히 줘야 한다. 설겆이 다 하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법과 주변을 행주로 말끔하게 닦아야 비로소 설겆이가 끝난 것이라고 설명해 줘야 한다. 칼을 잡을 때는 어떻게 잡아야 하고, 왼손은 어떻게 해야 손가락을 보호할 수 있고, 칼의 어느 부위를 사용해야 끝까지 잘 썰 수 있는지도 설명해 줘야 한다.

음식 준비에 몇 배의 시간이 들어간다. 이건 절대로 나를 도와주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훗날을 위해 이 시간을 인내한다.

하물며 하나님의 선교는 어떠한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 아들이 “엄마, 지후가 엄마 help 할께요”하는 말에 순간 못 들은 척 하고 싶은 맘이 한 켠에 있으면서도 엄마의 일에 관심을 가져주는 아들이 이제는 좀 더 큰 것 같기도 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지 않는가. 그렇기에 사랑의 마음으로 인내하며 아들의 말도 안 되는 ‘help’를 받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하나님, 선교에 헌신할께요”했을 때, 하나님께서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야’라고 하지 않으신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리고 실제로 이 말도 안 되는 ‘help’를 인내해 주시고 있지 않으신가.

하나님의 선교가 이토록 철없는 헌신을 통해서도 이루어져 가고 있다면, ‘인내’, ‘오래 참음’은 사랑이 맞다(고린도전서 13:4). 분명히 맞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교는 ‘사랑’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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