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북스토어 : 제가 한번 가봤습니다

독서가 드문 한국에서 오프라인 서점은 이미 매우 귀한 존재다. 한국보다는 독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또한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도서 구매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아마존 킨들이라는 걸출한 e-book 디바이스를 통한 전자책 생태계 또한 훌륭하다. 그러한 미국에서, 온라인 독서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아마존이, 아마존 북스토어라는 오프라인 서점을 작년 11월 론칭하였다. 아마존 북스토어는 시애틀에 있는 University Village 라는 몰에 위치하고 있는데, 마침 시애틀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다.


외관 - 일반적인 미국 상점 / 서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게 외부에서 보이는 내부의 서가인데, 벌써부터 데이터 냄새가 풀풀난다!!
내부전경

매장규모는 크지는 않다. 미국의 교보문고인 Barnes & Noble의 일반적인 크기보다는 분명히 작다. 강남역 교보문고보다는 강남역 알라딘 중고서점 크기에 가깝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내부 공간의 일부는 킨들, Fire TV와 같은 아마존 생태계와 관련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았고 구매도 가능하다. 아무래도 애플 스토어처럼 아마존 브랜드의 경험적 측면을 함께 제공하는 부분도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

이런 서가들이 쭉쭉 존재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자세히 한번 들여다 보겠다. 이번 포스팅은 아마존 북스토어의 사업적 의미보다는, 데이터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컬렉션”에 대한 부분과, 해당 컬렉션 내에 존재하는 “개별도서” 부분을 분리해서 한번 들여다 보겠다.


컬렉션에서의 데이터 활용

베스트 셀러 컬렉션

베스트 셀러 컬렉션 : 모든 커머스가 놓칠 수 없는 베스트 셀링 섹션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서점도 할 수 있다!)

높은 평점 컬렉션

높은 평점 컬렉션 : 도서에 있어 충분한 권위를 가진, 아마존 평점이 높은 책들이다.

“Wishlist”에 많이 담긴 도서 컬렉션

“Wishlist”에 많이 담긴 도서 컬렉션 : 잠재적 구매의향과 관심도를 보여주는 데이터인 “Wishlist”에 가장 많이 담긴 책들이다.

태그 컬렉션

태그 컬렉션 : 사람들이 관심 있어할 만한 태그를 기반으로한 컬렉션이다. 아마도 에디터가 잘 팔리는 책들과 + 그 책들의 연관 있는 태그를 뽑고, 그 태그 컬렉션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평점도 고려해서 만들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유사작품 “제로투원을 좋아하신다면…”

유사 작품 : 특정 도서와 유사한 도서를 추천한다. 여기서는 한국에서도 많이 팔린 “제로 투 원”과 유사한 책들을 보여주고 있다. 나또한 “제로 투 원”을 읽은 독자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 보게 되었다. 온라인 커머스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이것을 구매하신 고객님들인 요런 것들도 구매하셨습니다”를 오프라인에서 높은 완성도로 보게 되니 기분이 묘하다.


개별도서에서의 데이터 활용

“제로투원을 좋아하신다면…” 컬렉션의 첫번째 줄

“제로투원”과 유사한 도서 섹션의 첫번째 줄의 모습이다. 먼저 책을 표지가 잘 보이도록 수직으로 배치를 해 두었다. 그런데 개별도서마다 하단에 무엇인가 설명이 붙어있다. 여기에도 보석같은 내용들이 숨어있는데, 하나씩 살펴 보자.

Amazon Customer Review

Amazon Customer Review : 유저가 이 책에 대해서 리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이 리뷰 또한 집단지성 + MD선택을 통해 선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245명이 평가를 남겼고, 평균평점은 4.5 / 5.0 이다.

Amazon Books Pick

Amazon Books Pick : 아마존 MD가 쓴 추천 리뷰이다. 리뷰가 적거나, 신간이면 이런 방식도 사용한다.

Award

Award : 권위있는 상을 수상한 도서를 알려주는 경우이다.

(여기 아래부터는 “제로투원” 유사 도서는 아니다)

Amazon Customer Review 2

Amazon Customer Review :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이라는 책인데, 이렇게 리뷰 데이터가 많은 유명한 책은, “이 리뷰가 도움된다고 한 사람의 숫자가 2,199명입니다” 라는 소개하고 있다. 리뷰의 리뷰(?)를 통해 해당 리뷰에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평가자가 5,757명이고 평균평점은 4.4 / 5.0이다. 
(알라딘 링크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194169)

“95%의 리뷰어가 5점 만점을 준 책”

고평점 : “95%의 리뷰어가 5점 만점을 준 책”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IF YOU LIKE… THEN TRY

IF YOU LIKE… THEN TRY : 이 부분은 아마존으로도서 실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A를 재밌게 봤으니까 B를 추천할게! 그 이유는 이런거야” 라는 식의 추천인데, 사실 이 부분은 온라인에서 개인화와 태그를 통해서 더 잘 풀어낼 수 있는 영역이다. 오프라인이라는 제약에서 이런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이 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아마존이 왜 오프라인 지점을 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정이 나돌고 있다. 400개까지 오프라인 서점을 늘린다는 루머(공식적 입장이 아니다)도 돌고 있다. 다만 과거 오프라인서점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롱테일 영역을 온라인 공간에서 잘 공급해 오던 아마존이, 롱테일을 활용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북스토어를 냈다는 것은 뭔가 다른 목적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몇 가지를 추정해 보자면, 일부타이틀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에 확신이 있다든지, 책을 파는 것 보다는 애플스토어처럼 아마존 생태계 브랜딩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든지, 미국 일부지역에서 실행중인 당일배송에 대한 첨병기지라든지…)

국내 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영역은 한번씩 둘러보게는 되지만,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점 베스트셀러 라는 랭킹이 이미 여러가지 원인으로 권위를 상실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맥락에서 아마존이 온라인의 권위있는 데이터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활용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매우 신선했다. 언젠가는 오큘러스를 쓰고 개인화된 추천도서 섹션을 VR세계에서 걸어다니는 미래가 오겠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흥미로운 서점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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