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유니버시티

Eungshin Kim
7 min readJun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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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학교를 그만 두었다 그리고는 지금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동화책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를 나온 지금의 난 배우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로 부터 그보다 정확히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이브 아레나 혜경씨와 함께 길을 걷던 중 “대학교를 그만 둔 마당에 부모님에게 학위를 위조라도 해서 드려야겠다.” 라고 농담 섞인 말을 했다. 혜경씨는 웃으시며 증명 서류라도 정말로 만들어 드리겠다 말하셨고 나는 한 술 더 떠 말했다.

“ 저에게 이곳은 하이브유니버시티와 마찬가지에요”

장난 섞인 이 말을 곰곰이 생각을 되짚어 보니 4개월 이란 시간 동안 이 곳은 마치 나의 또 다른 학교와 같았다. 나를 지지해 주는 친구를 만들었고 그 공간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만들었다 그것도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그 뿐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고 토론했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말이다.

난 각각 개성 넘치는 사람 들로 부터 너무나 값진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어디서 과연 이러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일러스트와 사진을 찍으시는 두영님으로 부터는 스스로 작품을 어떻게 만들고 커리어를 쌓아 가는지 대해서 소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타이포 디자인을 공부하신 종성씨로 부터는 책의 형식과 디자인에 대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자적으로 우리집 전기세란 서비스를 준비하시는 준태씨로 부터는 스스로의 길을 만든 다는 것에 대한 동료애를 느꼈다. 독자적으로 메신저 서비스를 만드시는 유환,태식씨의 농담은 날 하루 종일 기분 좋게 해주셨다. 특히나 태식씨는 내 첫 동화책을 구입하시고 여자친구 분께서 수업 교재로 까지 쓰시고 사진까지 보내주셨다. 사진을 보고 거짓 없는 ‘행복’을 느꼈다. 내가 만든 책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

태식씨의 여자친구분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가니 지금까지 이 공간을 이용하면서 가장 덕을 본 것은 내가 아닐까 싶다. 애니메이션 디자인을 하셨던 준교님 과의 이야기를 통해 내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현우님과의 대화를 통해서는 미디어 아트와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게다가 하이브아레나 혜경씨를 통해서는 sns와 미디어에 대해, 그리고 공간에 찾아온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로 부터 ‘까망’ 동화책에 대한 번역 도움을 받았다.

스페인에서 무비트레일러를 만드는 RAFA가 찍어준 나의 사진, 그 보답으로 RAFA의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주었다.

이렇듯 공간 속에서 어떠한 문화가 있는 지에 따라서 그 각 각 개개인이 발전과 퇴보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아레나 속에서 공간 문화에 함께 참여 하면서 난 가족이라는 프레임 속에 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림을 그리겠다는 나의 열정은 그저 어리광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고 그 가족이란 공간 속의 나의 모습과 역할은 나약하게 그지 없었다. 무기력과 우울을 떨쳐 내기가 어려웠다. 내 의지를 통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에 좌절했으며 오늘과 내일이란 변하지 않은 무미건조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지만 그 틀에 벗어나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도전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공간으로 오자 가족들에게 허무맹랑 했던 나의 도전은 멋진 도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머리를 맞대어 어떻게 하면 나의 도전을 현실화 시킬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 주었다.

Andre 라는 친구는 ‘Black and white’ 라는 동화 제목에 대해 서양인의 시각으로 소중한 피드백을 주었다.

“와 그것 참 멋진 생각인데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 값진 조언들이 모이고 모여 난 나의 첫번째 책을 만들게 되었고 종진씨의 도움을 받으며 워드프레스를 통해 개인 포트폴리오 홈페이지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타인이란 거울과 같았다. 내가 놓치고 볼 수 없었던 면들은 타인들은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을 만들며 부족했던 형식과 편집 디자인에 대한 감각은 종석씨로 부터 도움을 받으며 차츰 차츰 책의 형식을 띄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 완성된 것이 나의 첫 동화책 “까망”이다.

공간 속 어떠한 문화가 있는 지에 따라 나의 마음 생각과 행동이 시시각각 변했다. 과거 나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했던 문화란 항상 나를 평가하기에 분주했다. 성적, 대학, 취업에 이르기 까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이 나의 기준이 되었을 때 삶이란 고통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기준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바라 보고 맹신하던 그 기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자 그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제 막 만들어가는 나만의 기준을 지키기에는 나의 깊이는 너무나 얕았다.

허나 문화와 공간 결국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속에서 결국 나는 변화 될 수 있었다. 내 그림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내가 생각하는 계획들을 실현 시킬 수 있도록 아낌 없는 조언들은 해주는 사람들로부터 난 새로운 기준을 배웠다. 더욱이 공통적으로 이 공간을 찾아 온 다양한 사람들은 각각의 그들만의 삶의 기준들이 존재 했다. 난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하나 하나 다른 삶의 기준을 알게 되었고 그와 더불어 나를 소개하는 과정 속 생각과 기준을 정리하고 타인에게 말하는 과정을 통해 난 나의 세계관을 더욱더 단단하게 할 수 있었다.

“동화작가를 지망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응신 (KES)입니다”

결국 난 기존에 스스로를 옳아 매던 짐들은 놓을 수 있었다. 어떠한 공동체 문화 속에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에 따라서 개인의 가치관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직접 체험 했다. 그래서 과정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전까지 나를 괴롭게 하던 사람과의 관계들 피하고 싶던 수 많은 관계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던 관계들 까지. 그 고민 들을 이 공간을 운영하는 종진씨께 털어놓자 나에게 이러한 조언을 해주었다.

“정말 안 좋지 못한 사람도 많지만 세상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 요. 그들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요 ”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덧나지 않게 하고자 더욱더 사람과의 관계를 피했지만 하지만 결국 고립된 상처는 아물 기는 커녕 더욱더 곪기만 할 뿐이었다. 허나 모순적이게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 상처를 허망하리 만큼 쉽게 아물었다. 성인이 되어 그 상처를 아물게 해줄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게다가 그러한 친구를 하이브아레나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더욱더 종진씨의 말에 크게 공감 할 수 있었다.

결국 난 이 공간을 통해 각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통해 도움을 주고 받고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하나의 커뮤니티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결국 우린 혼자 살 수 없는 개인이며 어딘가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렇기에 커뮤니티 대해 알고 개인과 개인이 서로에 대해 알아 나간다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난 이곳을 하이브유니버시티라 칭했던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창작물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내가 만든 동화책들을 합당한 가치를 받고 팔기 까지 했다. 그들은 나의 작품을 인정해 주었고 응원해 주었으며 이를 통해 난 앞으로 나아갈 확신을 얻었다. 6월 말 경 아일랜드로 떠나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선물을 받은 셈이었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하이브아레나를 이용하는 날 이렇게 이곳의 추억을 글을 쓰는 감회가 묘하기 까지 하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타국에 있겠지만 매번 하이브아레나가 생각 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이브아레나 식구 여러분들

“ 안녕히 계세요,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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