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새로운 우파


위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끼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림과 어구는 최근 독일의 극우파들이 많이들 애용하고 있다. 어구의 뜻은 다음과 같다. “독일은 연방독일공화국(BRD)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다.”
저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스라엘의 정통 유대인들이 현재의 이스라엘 정부를 이스라엘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맥락이 좀 비슷한데, 독일에서 새로 떠오른 우파들이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 먼저 세 가지 장면을 들어 보겠다.
- Martin Bahrmann의 수난


바어만은 FDP 소속으로서, 작센주(독일 동쪽)에 있는 Meißen 시의원이다. 원래 마이센 시에서 태어났고 마이센에서 자라났던 정치인인 그가 난민 캠프에 대한 시의회 회의를 할 때, 누군가가 그의 머리 뒤를 볼펜으로 맞췄다.
80여명의 시민들은 아무도 자기가 던졌다고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그와 그 외 정치인들을 “독일인들에 대한 반역자”라 칭했다. 다른 시의원한테는 시민들이 침을 뱉었고, 아예 폭력 위협을 받은 시의원들도 있었다. 결국 시의회는 난민 캠프 설치를 철회했고, AfD(극우파)와 NPD(극우파+나치혐의를 받고 있다)만이 이 결정을 칭송했다.
2. Wir sind Deutschland! (우리가 독일이다!)
제목만 보면 페기다 진영의 “Wir sind das Volk(우리가 국민이다)”가 떠올리기는 한데, 라이프치히 밑에 있는 Plauen 시에서는 일요일마다 “우리가 독일이다” 집회가 열린다. 동독을 무너뜨린 직접민주주의의 현장으로서, 페기다도 여기서 본땄을 가능성이 있는데… 최근 이 집회에서 나온 말은 다음과 같다.
“우리 플라우엔 시를 베를린-크로이츠베르크처럼 스카프나 부르카 쓰는 여자들이 다니는 도시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들을 당장 내쫓아야 합니다.” 청중은 열광했다.


3. Jürgen Elsässer와 “Freiheit für Deutschland(독일을 위한 자유)”
위르겐 엘재서라는 인물이 있다. 원래는 공산당원으로서 주로 좌파지 편집장을 맡았었는데 최근들어 “페기다이든, 안티파이든, 좌파든 우파든 같이 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10월에 조직한 “독일을 위한 자유” 컨퍼런스는 99 유로 짜리 유료 컨퍼런스로서, 장소를 하루 전 이메일로 알려주는 등, 무슨 비밀집회처럼 개최한 컨퍼런스였다.


그곳에서 그가 주장한 바는 난민들이 칼로 슈퍼마켓 점원을 위협하고, 젊은 남자 난민들이 독일 여자들을 위협하며, 학교 선생들이 아이들을 “이슬람 전통에 어울리도록” 옷입으라 시켰다는 등의 내용이다. 출처는? 그냥 “그렇다카더라”이다. 이 컨퍼런스를 지원해준 단체는 도대체 어디일까?
두 곳이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와 협력 연구소(Institut de la Démocratie et de la Coopération)”, 그리고 베를린에 있는 “톨스토이 문화원(Tolstoi Institut)”이다. 간단히 말해서, 러시아 정부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 전체의 극우파 정당 및 단체들을 돕고 있다.
그렇다면 독일의 새로운 우파는 어떤 사람들인가?
첫째, 독일의 양당(CDU/CSU-SPD) 체제로부터 소외당한 좌파와 우파
둘째, 러시아의 은밀한 지원
셋째, 탈악마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이유는 당연하달 수 있는 것이, 기존 독일 정당이 평범한 자신들을 돌봐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페기다를 기점으로 이들이 결집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하류층이 난민들 때문에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결국은 일자리와 복지 경쟁이 심화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기존의 정치권과 함께 언론도 혐오하고 있다. 자기들의 목소리를 안 실어주니 말이다.
러시아의 지원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 네덜란드의 Vlaams Belang, 헝가리의 Jobbik, 프랑스의 국민전선(FN) 등 13개 유럽국가의 극우파 정당들을 금전적으로 지원중이기 때문이다. 마린 르펜은 말할 것도 없고, 위의 마지막 장면 사례로 들어간 엘재서도 상당히 친러적인 인물이다.
세 번째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을 생각하면 된다. 최근 지식인들이 극우파에 동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째 이유와 겹치다고 할 수도 있겠다만, 이들의 참여는 극우파 정당에게 표를 줘도 되겠구나 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폭력을 휘둘러도 되겠구나 하는 분위기 역시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줄 세력이 분데스탁 내에 없다.


잠깐, AfD당이 있지 않던가요? 그렇기는 한데… 이 당의 의원은 유럽의회에만 진출했지 아직(!) 분데스탁에 진출하지는 못 했다. 현재 독일은 CDU/CSU와 SPD가 대연정으로 80%를 장악했고, 나머지는 녹색당하고 구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좌파당이 고만고만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이 좌파당이 올해 큰 변동을 겪었었다. 원래의 당수였던 베른트 루케(Bernd Lucke)가 축출된 것이다. 그가 축출됨으로써 AfD는 초기의 당 목표인 유로 탈퇴가 더 이상 목표로 기능을 상실했다. 현재 AfD의 목표는 난민 퇴출이다. 새로 당수로 오른 프라우케 페트리(Frauke Petry)는 AfD를 반-이민 정당으로 만들었다. AfD는 이제 경찰이 급한 상황인 경우 난민들을 실탄으로 쏴야 한다고도 주장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새로이 태어난 독일의 새로운 우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까? 이전에 좌파였든 우파였든 이들은 반-이민 정서와 기존 정치계에 대한 소외감으로 뭉쳐져 있으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AfD에게 표를 줄 것이 상당히 확실해 보인다. 기시감이 있지 않으신가?
그렇다. 프랑스의 국민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