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인터뷰 (슈피겔,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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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min readOct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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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Emmanuel Macron ’We Need to Develop Political Heroism’

In a DER SPIEGEL interview,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talks about his first months in office, elaborates on his plans for Europe and discusses his developing relationship with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Interview Conducted by Klaus Brinkbäumer, Julia Amalia Heyer and Britta Sandberg in Paris

DER SPIEGEL: 대통령님. 5월 취임하신 이후로 전세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셨는데요. 대학교에서 읽으셨다고 한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한때 말을 탄 “벨트가이스트(세상의 영혼)”이라 묘사했었습니다. 한 사람이 실제로 역사를 조종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Macron: 아닙니다. 헤겔은 훨씬 더 위대한 뭔가의 도구로서 “위대한 사람들”을 그렸어요. 나폴레옹을 헤겔이 그런 식으로 언급했다는 의미는 헤겔이 나폴레옹을 딱히 잘 대해준 게 아닙니다. 물론 헤겔은 역사가 언제나 개인을 능가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며, 개인보다 언제나 훨씬 위대합니다. 헤겔은 개인이 시대정신(차이트가이스트)을 투영할 수 있다고 봤지만, 개개인은 자기가 그러한지 항상 잘 인식하고 있지 않기도 합니다.

DER SPIEGEL: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은 어떻게 일을 진행시키고 역사를 바꾸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Macron: 개인적으로 저는 위대한 일을 혼자 할 수 있다거나, 개별 행동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차이트가이스트를 이해하신다면, 특정 순간 무엇을 할지 아는 것만 가능하잖을까 싶어요.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일의 전진이 유일하게 가능합니다. 바로 제가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는 목표에요. 프랑스 및 프랑스 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서 변화하고 더 발전되도록 하자. 하지만 이는 서로서로 집단적으로 해야만 가능합니다. 여기에 걸음을 내딛고 싶어할 사람들의 힘을 덧붙여야 하죠. 유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의 개가 들어왔다.)

Macron: 네모, 앉아!

DER SPIEGEL: 네모… 이름을 혹시 지으셨나요?

Macron: 예. 유기견이었고 보호소에서 1년을 지냈었어요. 유기견 보호소에서 개를 한 마리 입양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보통 대통령들은 순혈 개를 받지만, 그는 Labrador-griffon 혼혈이죠.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얼마나 행운 아닙니까? 유기견 보호소에서 엘리제 궁으로 오다니 말이죠. 이 아이디어가 꽤 좋았어요. 네모는 자기가 어디로 향할지 거의 몰랐겠지만 말입니다.

DER SPIEGEL: 거의 상상의 장소일 엘리제 궁에 들어가신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완전히 변화 시켰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무오류성? 과대망상증?

Macron: 저는 특정 원칙을 따르려 노력합니다. 루틴이 이어지면 안전하다는 기만적인 느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습관적인 건 여기서 없어야 해요. 특정한 걸 인식하지 못 하기 시작해서 뭐가 중요한지 초점을 잃을 겁니다. 불확실성과 변화가 주의 깊게 만들어 주죠. 여기, 그리고 특정 수준까지 제 사무실은 제가 이 습관 개발을 피하도록 도와 줍니다. 프랑스 대통령의 기능은 중대한 상징적 가치를 하나 갖고 있어요. 총리나 장관과 비교할 수 없는 겁니다.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 대통령이 말하는 모든 것은 물론 말하지 않는 모든 것이 갑자기 의미를 가져요. 경이롭거나 스트레스가 생기리라 여기실 텐데요. 저는 대통령 역할이라는 역사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DER SPIEGEL: 여기서 사시는 건 어떤가요?

Macron: 여기는 역사로 가득한 곳입니다. 나폴레옹 1세와 3세 황제들이 여기서 시간을 보냈죠. 제4공화국에서는 권력 없는 대통령들의 궁이었습니다. 제5공화국에서 샤를 드 골이 들어와서야 제대로 돌아왔죠. 엘리제 궁은 혁명 이래 수 백 년 동안 권력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 일부가 되어서 역사를 이어갈 뿐이지요. 하지만 물론, 장중함의 느낌은 있습니다.

DER SPIEGEL: 그것 참 숨 막힐 정도군요.

Macron: 아뇨, 원한다면 떠날 수 있는 곳이에요. 사람들이 충격이라 할지 몰라도, 제가 원하는바를 나가서 말하면 됩니다. 물론 여기서의 온갖 화려함 때문에 숨 막히기로 결정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항하기로 마음 먹는다면 숨 막힐 정도는 아니에요.

DER SPIEGEL: 전임자들이 그 노력에 특별히 성공적이었던 건 아닌 듯 하네요.

Macron: 대통령이 된다 함은 일개 개인으로서 순수함의 끝이라는 게 확실합니다. 대통령일 때보다 더 순수할 수가 없어요. 인생을 완전히 바꿔 버리게 되죠.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일들을 하는 호사를 모두가 누릴 수 있습니다. 그게 보통이죠. 무슨 일이든 하지만 아무도 상관 않죠. 하지만 대통령이라면 모든 게 다 중요해집니다. 적어도 남들에게 말이죠. 모든 것이 중요하고 심지어 심대한 결과까지 미칠 수 있어요. 물론 문제가 좀 됩니다만, 압도적이랄 것도 없죠.

DER SPIEGEL: 앙겔라 메르켈도 같은 식으로 느끼리라고 보시나요?

Macron: 독일은 프랑스와 다릅니다. 여러분은 보다 더 프로테스탄트에요. 그게 큰 차이를 내죠. 프랑스 사회는 천주교 주의를 통해, 교회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수직적인 구조입니다.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봐요. 충격으로 들릴 수도 있으실 텐데, 걱정 마십시오. 저는 저를 왕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좋든 싫든, 프랑스의 역사는 유럽에서 독특합니다. 까놓고 말씀 드리자면, 프랑스는 국왕을 살해한 왕정주의 국가에요. 패러독스죠. 프랑스 사람들은 국왕을 선출하고 싶어하지만, 원할 때 그 국왕을 끌어내리고 싶어 합니다. 대통령실도 평범한 사무소가 아니에요. 누가 대통령실을 점유하고 있을 때야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럽혀지고, 공격 당하고 놀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그게 프랑스의 성격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사랑 받는다거나 욕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모두가 사랑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렵지만요. 결국에는 그게 중요하지 않아요. 나라에 봉사하고 앞으로 끌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DER SPIEGEL: 종종, 모든 단계를 다 거친 사람들조차 일이 이론보다 실제로 크게 다를 때가 있는데요.

Macron: 맞습니다. 모든 걸 기대하고 계획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해 보면 다르죠. 제 사무실도 처음에는 정치적이라거나 기술적인 곳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좀 상징적이었습니다. 저는 현대의 정치적인 삶이 상징주의의 감각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하게 믿어요. 우리는 정치적인 영웅주의와 같은 걸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영웅 놀이를 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위대한 내러티브 만들기를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포스트모더니즘이 우리 민주주의에 일어날 수 있을 최악의 것이라면요, 모든 위대한 내러티브를 해체하고 파괴해야 한다는 생각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것과 모든 이들에게서 신뢰성은 사라져버리고 말아요. 훌륭한 내러티브에서 신뢰성이 부족해 보이는 첫 번째 대상이 언론이라는 점이 종종 놀랍습니다. 언론은 뭔가 위대한 것은 악의 요소를 본질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뭔가를 파괴하는 것이 바로 저널리즘의 목표인양 생각하더군요. 비판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소위 위대한 내러티브에 대한 증오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올까요?

DER SPIEGEL: 내러티브가 왜 그리 중요한지요?

Macron: 정말 내러티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의 일부 젊은이들이 왜그리 극단주의, 이를테면 지하디즘에 경도될까요? 현대 민주주의는 어째서 시민이 꿈꾸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까요? 어째서 민주적 영웅주의와 같은 건 없을까요? 아마 민주적 영웅주의야말로 우리의 임무일 겁니다. 21세기를 같이 할 뭔가를 되찾는 거죠.

DER SPIEGEL: 프랑스에서 당신은 당신의 냉담함 때문에 비판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오만함과 자만심으로 비난 받아왔죠.

Macron: 누가 그런 비난을 할까요? 언론입니다.

DER SPIEGEL: 언론만은 아닙니다만.

Macron: “그가 냉담해”라는 말을 거리에서 들으신 적이 있습니까?

DER SPIEGEL: 예.

Macron: 저는 냉담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전역을 돌았을 때 한 공장을 방문했었어요. 3시간 후 스탭들이 일정이 꼬인다고 말하더군요. 프랑스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저도 프랑스인에 속해 있습니다. 냉담하지 않아요.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인에 속해 있죠. 프랑스인들로부터 프랑스 대통령이 나오니까요. 저는 정치권과 언론 간의 정실인사를 없애려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널리스트들에게 끝없이 둘러싸여 있고 끝없이 말을 해야 하지만, 일반 대중과의 가까움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요. 대통령이라면 언론과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합니다.

DER SPIEGEL: 최근 유럽을 “다시 세우고 싶다”면서 유럽에 대해 소르본 대학에서 유명한 연설을 하셨던데요.

Macron: 그 연설 말씀인데요. 전 꽤 겸손하답니다. 유럽에 대한 광범위한 대화는 항상 있었어요. 제 구상에 새로운 요소 몇 가지가 있긴 합니다만, 그저 이미 나왔고 다른 분들이 제안했던 아이디어를 다시 접근했을 뿐입니다.

DER SPIEGEL: 겸손함은 당신의 주목할 만한 성격과는 꽤 거리가 멉니다만.

Macron: 새로운 점은 이거에요. 2005년 이래,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유럽에 대한 헌법에 대해 “아니오”라 투표했습니다. 아무도 EU의 진정한 프로젝트를 개발하지 않았죠. 그리고 분명 프랑스에서는 아니었어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는 볼프강 쇼이블레나 요슈카 피셔로부터, 그러니까 독일의 아이디어가 있었고 프랑스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완전히 깨뜨렸습니다. 저는 그런 관행을 멈추고 싶어요. 아마 저는 정말로 유럽을 형성시키기 원했던 미테랑의 길을 따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반대로 저의 전임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모든 선택을 열어두기만 하자는 편을 택했었어요. 전술적인 접근처럼 들릴 테지만, 아마 유럽에 대해 무슨 아이디어도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DER SPIEGEL: 당신은 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새로운 기관의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자기 이해 관계를 추구하는 점이야말로 유럽의 문제가 아닐까요?

Macron: 유럽의 새 장을 열자는 게 제 제안입니다. 새롭지만 다르게 시작해 보자는 얘기죠. 그런 기관들이 특별히 중요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대부분 똑같이 느낄 거예요. 문제는 유럽에 대한 논쟁이 전문가와 법률가 사이에서의 논쟁이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유럽은 원래 정치적인 프로젝트였어요! 전문가나 외교관에게 맡겼다면 EU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의 집단적인 역사의 드라마로부터 교훈을 얻은 분들이 유럽을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새로운 시작을 제안하는 겁니다. 무한정 어떤 수단이 필요한지 고민부터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루고 싶은 목표로부터 말이죠. 우리는 무엇을 원하나요? 우리의 유럽은 어떻게 보여야 할까요? 저는 유럽의 꿈을 새롭게 해서, 그에 대한 야망을 다시 일깨우고 싶습니다.

DER SPIEGEL: 당신이 꿈꾸는 유럽은 어떤 모습인가요?

Macron: 저로서 유럽은 주권과 통합, 민주주의라는 세 가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들 목표를 염두에 두고 같이 앞으로 나아가야만이, 영속(永續)적인 평화의 보장과 번영, 자유라는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요. 우리가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존재하 는유럽의 내전을 이제 멈추고, 이것 저것에 대해 우리가 이웃 국가들보다 더 나은지 끊임 없이 바라보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새로움에 열려 있어야 해요. 지금까지 터부시 되어왔던 것도 포함해야 합니다. 프랑스는 여전히 조약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고, 독일은 어떠한 금융 이전도 원치 않죠. 우리는 퇴행적인 옛 방식을 이제 떠나야 합니다.

Macron has only been in the Élysée Palace since May, but he has already stirred up the country’s political culture. “Perhaps I am following in the footsteps of Mitterrand, who really did want to shape Europe. My predecessors, by contrast, thought it was best to say nothing at all and to keep all their options open. That may sound like a tactical approach, but perhaps it was simply because they didn’t have any ideas for Europe at all.”

DER SPIEGEL: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가요?

Macron: 저는 이 세상에서 우리를 생존시키도록 돕고 우리를 보호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치의 유럽 공동체는 독특하지요.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정의를 합쳤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중국한테 수 십년 동안 개발해 놓은 유럽만의 독특한 균형 행위의 가치를 지켜달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도전은 여러가지이죠. 이주와 테러리즘과 같은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같은 문제는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디지털화와 그에 따른 사회 변화도 계속되겠죠. 우리가 함께 가야만 이 모든 문제를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DER SPIEGEL: 어떻게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당신의 프로젝트로 점차 민족주의 경향을 드러내면서, 더 이상 유럽과 관계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동유럽 국가 사람들을 어떻게 모으시겠습니까?

Macron: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8월 불가리아에 있었어요. 거기 사람들은 유럽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범주 별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요. 과거 프랑스는 몇몇 나라는 무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모두에게 말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습니다. 저는 유럽에 대해 바람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유럽에 대한 바람이 없다면 누구를 책망해야 하겠습니까? 유럽인들입니다. 우리는 집단적인 패배주의가 자라나게 허용했으며, 뭣보다 유럽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말하고 포기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DER SPIEGEL: 과장하시는군요.

Macron: 저는 셰르파로서 기괴한 회의에도 종종 참여한 적 있습니다. 이를테면 유로존 회원국 정상회담은 영국과 폴란드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열려서는 안 됐죠. 그리고 5년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영국은 떠나고 싶어하고 폴란드는 유럽으로부터 점차 스스로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더 말이 없는 쪽은 유럽의 야망을 지지함을 보여줄 뿐입니다. 진전을 덜 보이는 쪽이지만요.

DER SPIEGEL: 미국과의 양안 관계는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Macron: 대서양 관계는 강력하며 그렇게 남아야 합니다. 미국은 자유의 캠프에서 동맹이죠. 이라크와 시리아, 혹은 아프리카에 있어 안보와 군사적 측면에서, 우리는 서로 긴밀하게 묶여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란과 북한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같이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기후 변화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상세히 얘기하고 가능한 협력으로의 길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정도죠.

DER SPIEGEL: 트럼프 때문에 두려우신가요?

Macron: (답하기 전에 시간을 좀 들임.) 트럼프는 전세계의 수장(首將)입니다. 그에게 제 관점을 얘기하고 설명했죠. 우리의 관계는 매우 화기애애합니다. 상충하는 관점도 있지만 종종 동의하기도 해요. 그와 협조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DER SPIEGEL: 단합된 유럽을 거론하셨는데요. 트럼프를 파리에 초대한다든가,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간, 독립 투표 이후 중재를 제안한다든가, 독일 총선 이틀 후에 유럽의 미래에 대해 중대한 연설을 하는 등, 당신은 일방적인 행동을 좋아한다는 인상을 주고 계십니다.

Macron: 모든 국가는 자신만의 외교를 합니다. 유럽의 일부가 곧 그 국가의 독립성을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며, 구상을 더 이상 발표할 수 없다는 의미도 아니에요. 우리 회원국이 27개국입니다. 다른 이들보다 더 야망을 가지면 안 된다고 금지하나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停滯)될 뿐이고, 우리 스스로를 수갑에 채울 뿐이에요. 예를 들어서 저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종종 얘기를 나눕니다. 그와 특별한 관계를 쌓았고, 독일 총리와도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눕니다. 터키 대통령과 얘기할 때 저는 유럽의 입장을 방어합니다. 우리들 유럽 파트너들이 해야 할 일이에요. 소르본 연설에 대해서도 노트하셔야 할 사실이 있어요. 저는 독일 총선 전에 의도적으로 연설을 피했습니다. 메르켈 총리와 긴밀하게 협조했고, 총선 운동 말미에, 심지어 총선 전날에도 그녀와 함께 얘기했었어요. 그녀는 심지어 제가 발표하기 전에 제 연설문 사본을 받기도 했습니다.

‘Ambition Is Never Modest’

DER SPIEGEL: 혹시 그 결과 연설문 수정이 있었나요?

Macron: 고려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몇몇 주안점에 대한 기술적인 구현을 공란으로 남겨 놓았었죠. 기술적인 세부 사항 때문에 큰 일을 실패로 이끄는 특정한 정치적인 논쟁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본질적으로 동의하는 게 있어요. 메르켈 총리는 제 연설에서 제가 강조한 목표와 방향에 대해 의견이 같으며, 그점이 제게 중요합니다. 유럽을 위해 새로운 뭔가를 만들자는 우리 공동의 야망이 중요하죠. 총리가 제 연설로부터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도록 독일 내에서 논쟁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도 제게 중요합니다. 긴밀한 협의와 완벽한 협조 덕분에 그런 건 피할 수 있었어요.

DER SPIEGEL: “프랑스는 유럽이 자유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이끌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최근 말씀하셨죠. 특별히 겸손하게 들리진 않습니다.

Macron: 야망은 절대로 겸손하지 않습니다. 겸손함이 중간 정도의 성공을 거둔다는 의미라면 전 관심 없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프랑스의 위치는 특별합니다. 우리는 유럽 대륙의 핵 보유국이고, UN 상임이사국입니다. 프랑스가 EU 회원국으로서 역할을 한다면 이 특별한 역할이 말이 됩니다. 하지만 프랑스 혼자 그 역할을 할 수 없고, 유럽의 일부로 보여야 합니다. 제가 항상 주장하는 점이에요. 우리의 국제적인 역할은 강력한 유럽에 의존하고 있으며, 강력한 유럽은 독일을 포함, 타국들과 리더십을 공유할 프랑스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프랑스가 경제적으로 약해서 개혁을 수행하지 못 한다면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겠죠. 세계 무대에서 유럽의 위치는 약화될 겁니다. 전 이점을 모두 바꾸고 싶어요. 프랑스는 강력한 독일을, 강력한 총리를 원합니다. 하지만 독일 역시 강력한 프랑스를 필요로 하죠.

DER SPIEGEL: 쥐스탕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인터뷰에서, 앙겔라 메르켈로부터 배운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인가요?

Macron: 마담 메르켈과는 자주 대화를 나눕니다. 1 주일에 적어도 한 두 번은요. 우리는 각각 꾸준히 메시지를 보내고 공동 회의도 많이 합니다. 차이점이 매우 많이 있긴 하지만 그녀를 매우 존경하죠.

DER SPIEGEL: 어떤 종류의 차이점인가요?

Macron: 우리의 이력과 배경은 같지 않습니다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점만은 완벽하게 들어맞습니다. 여러분 나라 총리에게 전 매우 친밀한 느낌을 갖고 있어요. 그녀는 매우 용기가 있다고 보고, 그 점이야말로 정말 큰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저는 그녀가 12년 동안 프랑스 대통령들을 만나왔다는 점도 알고 있어요. 저의 전임자들이 저지른 온갖 실수를 상상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발을 피해야 하니까요.

DER SPIEGEL: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분을 잇는 뭔가가 있나요?

Macron in the Élysée Palace: “Some would just like to stick a pin through me like insect researchers do a dried butterfly and then say: Look, there’s the banker who doesn’t like people. If that were the case, I would not be here. I am not arrogant to the French – I am determined.”

Macron: 예, 그럼요. 우리 모두 꼼꼼하게 일처리 하는 사람들입니다. 디테일을 좋아하죠. (그의 유럽 보좌관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상회담에서 보면 노트를 적는 정부 수반은 우리 둘 뿐이에요. 저는 항상 이해를 위해서 마지막 디테일까지 알아보고 싶어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도 마찬가지에요. 정말 큰 가치입니다. 우리 각자 나눈 논의를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DER SPIEGEL: 당신은 메르켈 총리보다 23년 어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등한 파트너라고 보시나요?

Macron: 당연하고 말고요. 예를 들어서, 유럽을 여기에서 멈출 수 없다고 제가 말한다면요(계속 전진시켜야 한다는 말이죠). 아마 각자 서로서로 말을 붙일 겁니다. 제가 메르켈 총리를 정말 높이 사는 점은 그녀가 저의 열정과 기백에 절대로 브레이크를 걸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에요. 제게 이렇게 말하죠. 이미 모든 것을 실험해보고 봐 온 사람의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다.

DER SPIEGEL: 무슨 사랑에 빠진 것처럼 들리는군요.

Macron: 우리는 정말 극도로 가까운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과 핵심 포인트를 동의하지 않았다면, 소르본 대학에서의 유럽 연설은 없었을 겁니다.

DER SPIEGEL: 달리 말하자면, 수많은 독일 사람들은 여전히 메르켈 총리를 잘 모른다는 느낌을 갖고 있어요. 그녀는 정치적인 스핑크스가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Macron: 예, 마담 메르켈은 20세기 독일의 운명을 구현했다고까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역사에서 그녀의 위치에 대해 제가 평가 내릴 입장은 아닙니다만, 저는 그녀가 독일과 유럽을 화해시킨 총리라고 봅니다. 그녀는 세계화가 성공을 거두고 외교 및 국방 정책에 있어서 역할을 받아들인 독일을 대표하고 있죠. 그녀가 난민을 다룬 방식은 정말 용기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화해의 총리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유럽을 다시 구축해낸 총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해낼 역할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면서요.

DER SPIEGEL: 기업 친화적인 FDP 및 녹색당과의 잠재적인 연정이 당신의 유럽 프로젝트와 잘 맞을지 우려하시는지요? AfD라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 또한 일을 더 어렵게 만들 텐데요.

Macron: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총리에게도 그리 말 했어요. 극단적인 우파 정당에게 대응할 방법이 세 가지 정도 있는데요. 첫째는 그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양 행동해서 더이상 그들이 대항하는 정치적 구상을 취할 위험도 없애는 거죠. 프랑스에서는 여러 번 그랬습니다. 극우파 정당이 잘 되지 않았죠. 지지해달라 바라는 사람들은 더 이상 여러분 정당의 연설에 자기들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파가 자신의 청중을 구축할 수 있죠. 두 번째 방법은 이들 극우파 정당에 매료되어 그들을 뒤따르는 겁니다.

DER SPIEGEL: 그리고 세 번째 가능성은요?

Macron: 말하자면, 이들은 저의 진정한 적이자 전투를 벌여야 할 상대죠. 프랑스 대선 결선 때가 바로 정확히 이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의 독일 친구들에게도 말한바죠. 이 사람들에 대해 수줍어 하지 말아요. 저를 보십쇼. 국민전선은 AfD보다도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르펜 씨는 34%를 얻었어요. 34%요! 저는 유럽을, 개방형 사회를, 모든 저의 가치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국민전선은 상당히 약화됐어요. 토론에서 그들에 대해 더 이상 못 듣고 계실 겁니다. 우리가 그들과 싸웠으니까요. 이제는 과감해질 때에요! AfD에 대한 유일한 답변은 용기와 야망입니다.

DER SPIEGEL: 심각하게 여쭈건데. 유럽과 세계화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느낄 AfD 투표자들에게서, 어떻게 지지를 받아낼 의도입니까?

Macron: 유럽이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주안점입니다. AfD의 부상은 일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회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내 전통적인 정당들을 포함하여 여러 유럽 정당들은 더 이상 사람들을 모을 능력이 없어요. 그리고 연정의 맥락에서, 저는 메르켈 총리가 필요한 의지와 야망을 갖고 계시리라 확신합니다. 그녀의 연정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유럽에 대한 지지는 녹색당과 FDP 모두의 DNA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정당 당수들 모두 유럽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해서 매우 기뻤어요. 또한 유럽을 다시 구축하자는 볼프강 쇼이블레의 열정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희망적이에요.

DER SPIEGEL: 주간지 Le Point은 당신을 “프랑스 최후의 기회”라 묘사했습니다. 압박을 느끼시진 않나요?

Macron: 전혀요, 압박을 느꼈다면 전 이 전투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거대한 압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아마 당선되지도 않았겠죠. 아마 평범한 후보 중 하나였을 거예요. 그렇지만 당장 휴식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저의 책 제목을 “혁명”이라 지었어요.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교육과 노동 시장, 연금 시스템에서 전환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문화적인 혁명에 대해 지금 얘기하고 있습니다.

DER SPIEGEL: 수많은 프랑스인들은 당신을 자기들의 세상이 아닌 세상을 대표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들을 지난주 그러셨던 것처럼 “게으름뱅이”라 묘사했죠. 저항하고 혼돈을 일으키기보다는 일자리를 찾으러 나서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왜 그러셨나요?

Macron’s dog Nemo. “He was abandoned as a puppy and spent a year in an animal shelter. I had decided that I wanted a dog from an animal shelter. Normally, presidents have purebred dogs, but he is a Labrador-griffon mix. Absolutely adorable. Quite a stroke of fortune, isn’t it? From the animal shelter to the Élysée Palace. I quite like the idea, even if he has little idea where he has ended up.”

Macron: 사람들은 제가 정치에 입문한 이래로 계속 저를 비판해왔습니다. 곤충 학자가 핀으로 건조시킨 나비를 들춰 보듯, 여기 봐라,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은행가가 여기 있다고들 말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저는 여기에 와 있지 못 했을 겁니다. 저는 프랑스인들에게 오만하지 않아요. 저는 단호합니다. 선거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저는 저의 나라와 프랑스인들을 좋아합니다.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그들을 확신시키는 일이 즐거워요. 저의 동포들을 위해 매일 싸워야 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만, 민중을 선동한다든가, 거짓말, 혹은 입에 발린 말을 하려 하진 않습니다.

DER SPIEGEL: 프랑스 좌파는 당신을 당신 계급만 보호하는 신자유주의를 풀어버렸다고 봅니다.

Macron: 프랑스를 화해시키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공적 자금의 분배는 특히 극좌파에서 논하는 겁니다. 돈을 분배하면 그들을 돕는 거라 생각들 하죠. 하지만 이건 오류에요. 제가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분배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저는 뭔가 바꿔야 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매우 직접적으로, 분명한 단어로 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해요. 그리고 저는 평생 교육과 직업 훈련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구상을 믿습니다.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프랑스인들을 위해서에요. 진정한 인식과 지원을 의미합니다.

DER SPIEGEL: 그렇지만 당신이 부유세를 없애고 싶어하는 이유를 프랑스인들은 이해할 수가 없지 않나요? 바로 그 프랑스인들이 말입니다.

Macron: 왜일까요? 부유세로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못 해주기 때문입니다. 독일이나 다른 유럽에서 부유세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유럽을 세우면서 한편 부유세를 동시에 유지하자고요? 창업가들이 부유세 때문에 떠나면 일자리도 사라지는 결과가 나오는데도요? 국가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을 때 제일 절실한 사람들을 우리가 보호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빠져나가 버릴 테죠. 일부 주장과는 달리, 제가 부자들을 돕지는 않습니다. 제 전임자는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훨씬 높은 세금을 매겼죠.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떠났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있었나요? 실업률이 떨어졌나요? 아닙니다.

DER SPIEGEL: 상징이 갖는 힘을 아실 텐데요. 부유세를 제거함으로써 당신에게 반대하는 좌파의 속을 긁는 상징적인 단계를 거친 겁니다.

Macron: 이 결정은 전적으로 제가 추진한 겁니다. 전 정치나 금융 엘리트 출신이 아니에요. 파리에서 온 중산층의 자식입니다. 누군가 성공이 나쁘다 말했거나, 제 길에 장애물이 된다고 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지금 있지 못 했을 거예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족에서의 성공이든, 예술가이든, 창업이든 말이죠. 프랑스 특유의 질투의 슬픈 반영에 굴복하기를 거부합니다. 질투가 우리나라를 마비시키니까요. 기업 소유자들이 없으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어요. 국가가 법령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Macron and his dog Nemo. “Ambition is never modest. If modesty means to have middling success, then I can only say: I’m not interested.”

DER SPIEGEL: 이번 주 독일을 방문하셔서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을 앙겔라 메르켈과 함께 개회하셨죠. 미셸 우엘벡이나 비르지니 데팡트, 파트릭 모디아노와 같은 현대 프랑스 작가들을 읽으실 때 프랑스에 대해 무엇을 배우시나요?

Macron: 우엘벡은 분명 현대의 금기와 공포를 최고로 묘사하는 소설가가 확실합니다. 그는 또한 우리 사회의 포스터모던적인 면모를 투영하는데 다른 누구보다도 성공했을 거예요. 그는 유전자학의 가능성이나 이슬람주의의 가능성을 논하고, 이 모두를 특정한 용량의 부조리함에 모두 스며들어가게 만듭니다. “복종”에서 그런 감각을 매우 강하게 느꼈어요. 불합리를 다루는 그의 방식은 정말 독특합니다. 다른 작가들보다 나아요. 우엘벡이 너무나 장대하게 묘사하는 “슬픈 열정”을 저는 공포라 부릅니다. 반면 파트릭 모디아노는 세계 제2차대전과 전쟁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흔에 대한 집념을 갖고 특정한 파리를 묘사하는 우울감의 작가이죠.

DER SPIEGEL: 다른 작가는 누구를 읽으시나요?

Macron: 다른 프랑스어 사용 국가의 작가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카멜 다우드(Kamel Daoud)가 있어요. “The Meursault Investigation”과 “Zabor”에서 그는 지중해 저편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속하는 특별한 필력으로 불어에 대한 열정을 보여줍니다. 그들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 가끔은 우리의 가치를 고수할 수 있도록 해 주죠. 프랑스에서 살아 온 모로코 사람인 레일라 슬리마니(Leila Slimani) 또한 오늘날 프랑스 사회, 그리고 일반적인 우리의 현대 사회에 대해 인상적인 책을 썼습니다. 저는 독서와 문학이 사회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하게 믿습니다.

DER SPIEGEL: 당신이 경제부 장관이었던 것처럼, 총리는 소설가이시기도 한데요. 혹시 첫 소설은 언제 내시겠습니까?

Macron: 물론 저는 글을 씁니다만 지금으로서는 모두 서랍 안에 넣어둘 수 밖에 없죠. 저는 항상 글을 써 왔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출판한 유일한 책은 선거운동 기간에 내놓은 “혁명” 뿐이에요.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면모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소설 세 가지를 포함해서 제가 쓴 글들이 있지만 절대로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제가 볼 때 완벽하지 않습니다.

DER SPIEGEL: 무엇이 빠졌길래요? 무엇이 불충분했나요?

Macron: 정치 인생에서는 불만족을 고치거나 적어도 행동을 통해 싸울 수 있습니다. 완전하게 만족하지 않는 한, 활동적으로 남아서 계속 나가는 거죠. 문학 인생에서는, 어느 시점에서 멈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글을 보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게 좀 어려워요. 아마 너무나 자랑스러워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경우든 둘 다 제가 출판을 전혀 안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할 계획이 있습니다.

DER SPIEGEL: 문학을 소개하고 읽게 한 분이 대체로 할머니였죠.

Macron: 맞아요. 제 할머니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시골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식에 대한 갈망으로 노력하여 교장까지 오른 프랑스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여행을 많이 안 하던 세대에 속해 있어요. 그녀는 일생에 여행을 딱 두 번 밖에 안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유럽을 믿었고 유럽을 원했어요. 책도 매우 많이 읽었죠. 그녀는 신화와 문학, 고전을 매우 잘 알았습니다. 너의 위치를 사회 안에서 너 스스로 잡아낼 수 있다는 신념과 함께 그녀가 그점을 제가 건네줬죠.

DER SPIEGEL: 혹시 처음으로 읽으셨던 독일 책 기억하시나요?

Macron: 아버지가 귄터 그라스를 읽었었어요. 독일 문학을 아버지가 소개해 줬었죠. 제가 처음 읽은 책도 아마 그라스의 책이었을 겁니다.

DER SPIEGEL: 어떤 책이었나요?

Macron: 잠시만요. 부정확한 건 말하고 싶지 않은데요. 저는 괴테를 이중 언어 본으로 읽었고 후에는 철학 서적을 아주 많이 읽었어요. 현대 독일 문학이라면, 그라스랑 파트릭 쥐스킨트가 있습니다.

DER SPIEGEL: “향수”?

Macron: 예. 하지만 그라스의 “콘트라베이스”도 있고 물론 “양철북”도 있죠. 그 다음에는 제가 문학 공부하던 동안 읽었던 토마스 만도 있습니다. 오리지널 독일어 텍스트를 읽으려고도 계속 시도했었지만 성공은 못 했죠. 독일 시도 감동적이에요. 특히 독일 낭만주의 시요.

DER SPIEGEL: 독일 작곡가들의 음악은 어떠신가요?

Macron: 저는 음악이 중요한 가정 출신입니다. 특히 바흐부터 베토벤에 이르는 독일 음악이죠. 제가 피아노를 치는데 대체로는 바흐에요. 글렌 굴드의 해석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제가 하기로 했던 마스터 클래스의 주제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Well-Tempered Clavier)”이었어요.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죠. 친밀함과 깊이가 있습니다. 감동스러우면서도 시대를 초월하죠. 부가적인 화려함이 없다는 점이 제가 바흐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의 그림을 보는 듯 해요. 그 모든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언격함이 있죠. 허영심을 버리도록 합니다. 따분하다 들릴 수 있겠지만, 모차르트는 제일 훌륭해요. 최고의 속물 역할 놀이를 할 수 있지만, 결국 모차르트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얼마 전 파리에 있을 때, 이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요. 그마저도 모차르트 연주를 제일 즐기더군요. 모차르트는 문학에 있어서 랭보와 같은 반열입니다. 이전까지는 아무도 만들지 않았던 뭔가를 만들었어요. 완전한 천재입니다. 수 천 곡 중에서도 그들의 하모니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죠. 독일 음악에는 매우 강력한 뭔가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선거일, 유럽의 의미를 가진 독일 음악을 선택했었어요. 한 귀머거리 독일인의 음악으로…

DER SPIEGEL: … 당연히 베토벤 말씀이시죠. 교향곡 제9번 …

Macron: … 유럽연합가의 음악이 흐르면서 루브르의 안쪽 뜰을 가로질렀죠.

DER SPIEGEL: 그 때 이후로 삶은 어땠나요?

Macron: 여행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프랑스 내부, 유럽, 세상. 저녁 약속이 없다거나 의전상 제가 해야 하는 일, 혹은 업무 만찬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 저는 여기서 서류를 조사합니다.

DER SPIEGEL: 혹시 사모님과 같이 이 라운지에서 읽으실 때도 있나요?

Macron: 그럼요, 지금까지 상당한 시간을 같이 지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적어도 일 주일에 한 번은 같이 보죠. 그리고 전 독서를 멈춘 적이 없어요. 매일 저녁마다, 밤마다, 여행 중일 때는 하루 중 가능한 시간 대에 읽습니다. 전 언제나 읽어요.

DER SPIEGEL: 사모님이신 브리짓과 그녀의 아이들, 그리고 7명의 손자들과의 가족이 당신의 기반이자 근간이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었죠. 엘리제 궁에 그들을 위한 방도 있나요?

Macron: 아, 그럼요. 아이들과 손자들 모두 정기적으로 우리를 방문합니다. 어린 녀석들은 끊임 없이 정원 안팎을 뛰어 다니죠. 처음에야 겁을 먹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편하게 돌아다닙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이 장소에서 거주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봐요.

Macron with SPIEGEL editors Britta Sandberg, Julia Amalia Heyer and Klaus Brinkbäumer.

DER SPIEGEL: 옮기신 후로 많은 점이 바뀌었죠?

Macron: 모든 점이요. 가령 이 사무실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거대하고 무거운 깔개에 매우 많은 가구가 있었지만 우리는 모든 걸 가볍게, 보다 현대적으로 바꿨습니다. 현대 작가들에게 보다 많은 공간을 할애했고요. 빈곤한 곳의 학급 학생들이나 엘리제 궁 직원들, 그들의 가족들을 초대했는데요. 보통은 이 빌딩에 접근하지 못 했던 사람들이 200명이더군요. 이런 곳에 거주함은 남들과의 공유도 의미합니다.

DER SPIEGEL: 대통령 각하, 인터뷰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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