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 2016

Rio de Janeiro 시 전경 (출처)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이제 다음주로 다가왔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신종 플루와 치쿤구니아 열병 때문에 한때 올림픽 연기 요청이 있었고, 끊이지 않는 부실 시설 시비와 끝나질 않는 지하철 공사 때문에 과연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계속 있었다.

어디서 많이 봤던 광경이다. 바로 2014년 월드컵이다. 그당시에도 여러가지 문제로 월드컵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월드컵을 위해 건설한다는 도로와 다리, 철도가 2016년 절반이 지난 지금도 완공이 안 됐으며, 심지어 상파울루 축구 경기장 자체도 완성이 안 된 채로 경기를 강행했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올림픽은 예정대로 시작되고, 예정대로 끝날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의 준비 부족으로 입주하지 않는 대표팀들도 결국은 다 입주할 것이고 불편함은 불편함대로 참은 채, 경기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남미 대륙에서 처음 개최되는 리우 올림픽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뿐이다.

호주 선수단은 처음에, 시설 문제로 올림픽 선수촌 입주를 거절했다가 며칠 후 입주하기로 했다. (출처)

그 시작은 아무래도 2015년 말부터 불거진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문제이다. 작년 말부터 유독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소두증 태아의 탄생이 문제가 됐었고, 이집트숲모기가 전파하는 이 바이러스는 브라질을 넘어 전 미주 대륙과 다른 나라에도 확산됐다.

그런데 지카 바이러스가 감염됐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성인들은 감염 여부조차 알지 못 한 채 병이 나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임신부에게 들어갔을 때 태아를 소두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201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로 주최지가 모로코에서 적도기니로 변경된 사례와 함께 2003년 SARS 유행 당시 중국 개최 예정의 여자월드컵을 미국으로 옮겼던 사례를 들어 리우 올림픽도 연기하거나 개최지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그런 요청을 일축했다. 주된 이유로서,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인 이집트숲 모기 는 7–8월 올림픽 개최 기간에는 제아무리 낮 온도가 30도에 달한다 하더라도 저녁이 추운 동절기에 해당하므로 활동량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연한 말이겠지만 현지에서는 전혀 지카에 대해 상관하지도 않는다.

세계보건기구 엠블럼 (출처)

그러나 상관하는 올림픽 선수들이 있었다. 남자 골프 선수들이다. Dustin Johnson, Rory MacIlroy 등 세계 순위권의 골프 선수들 10여 명 이상이 자신들의 가족계획과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올림픽에 불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모기가 골프장 안의 풀 속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높은 상금이 걸려 있는 골프대회(John Deere Classic)가 정확히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개최되기 때문이다. 동절기이기 때문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7월 중순, 리우 올림픽 참가자나 여행자들이 지카 바이러 스에 감염될 가능성은“낮다(low)”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John Deere Classic의 상징 (출처)

그런데 동절기라서 지카 바이러스가 줄어든다고는 해도, 동절기이기 때문에 늘어나고 있는 신종플루도 지카에 이어 골치거리를 안겨다 주고 있다.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빨리 돌았으며 특히 인구가 몰려 있는 상파울루 주와 리우데자네이루 주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플루는 예전에 이미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지카와는 달리 백신이 존재한다.

치쿤구니아 열병도 지카나 뎅기와 마찬가지로 모기가 전파한다. 치쿤구니아 열병은 주로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발병하고 있으며 지카와 마찬가지로 백신이나 치료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어째서 현재 확산중인지 과학자들도 모르는 상태다. 지카처럼 산모와 태아 사이에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인의 경우 별 탈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물린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나 신종플루, 치쿤구니아 열병보다 더 위협적인 요소가 있다. 치안이다. 영화 “시티 오브 갓”에서 보듯 리우의 치안 상황은 확실히 안 좋으며, 최근 경찰에 대한 급여 지급 지연으로 인해 통계적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살인 사건과 노상강도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 리우에 여행 갔을 때 자기는 무사했다는 이유로 안심하거나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냥 운이 좋았을 따름이니 말이다.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올림픽 대목을 노리고 리우로 다들 이동중이라는 루머도 있으며(가령 상파울루시의 경우 6월 범죄율이 지난 달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제일 위험천만한 곳이 리우 국제공항과 올림픽 파크를 잇는 고속도로들이다. 파벨라로 둘러싸인 이 고속도로 상에서 무장강도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최근에는 독일 방송사(ARD 및 GDF) 장비(컨테이너 2대 분량)가 통째로 털리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7월 초 경찰이 회수한 문제의 독일 방송장비를 실었던 트럭 (출처)

이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한 사격 선수가 역시 위의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경찰 옷을 입은 강도단에게 총에 맞은 사건도 발생했고 스페인 선수들과 호주 선수들도 숙소 부근에서 권총강도를 당했다.

물론 정부는 매 시간마다 13건 씩의 절도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리우 치안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국방부 소속 연방군과 법무부 소속 공공치안처, 군경과 민경(브라질은 경찰이 이원화 되어 있다) 등 무장병력 8만 5천 명을 올림픽을 위해 배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급여 지급 문제로 6월 말에는 경찰이 파업을 벌이고 7월 중순에는 공공치안처가 시위를 벌였다.

경제 위기에 빠진 브라질은 2015년 성장률이 -3.8%였고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그때문에 브라질을 구성하는 각 주의 재정 상태도 말이 아니다. 주정부 공무원 급여 지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주정부는 이미 재정상태에 따른 재난상태를 선포하고 긴급 자금 지원을 연방정부에게 요청했었다(재정상태가 재난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논쟁이 있었다).

연방정부는 올림픽 준비를 명분으로 리우 주에게 긴급 보조금 30억 헤알(약 1조원)을 수혈했다. 주된 자금 사용처는 경찰에 대한 급여 지급과 지하철 공사 완성이었다. 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지하철 4호선은 일단, 무조건 올림픽 개막식에 개장하도록 해 놓았지만, 시험주행이 거의 안 된 상태에서 그대로 개장이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테러 모의 용의자를 체포해가는 브라질 연방경찰 모습 (출처)

게다가 또 하나의 위험 요소가 있다. 테러다. ISIS가 밝힌 반-ISIS 연합국들에 브라질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거대 이벤트는 ISIS를 선전하기에도 좋은 기회이며 반-ISIS 연합국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한다. 이미 테러를 여러 건 당한 프랑스는 브라질에게 선수단과 공관에 대한 특별한 보안을 요청해 놓았다.

또한 7월 하순, 정부당국은 브라질 전국에 걸쳐 테러 준비를 하고 ISIS에 호의적인 용의자들을 검거하고, 테러 연관 인물들의 올림픽 출입증 발부를 하지 않도록 브라질올림픽조직위원회에 권고했다. 그러나 올림픽 보안체크 계약을 맺은 보안회사가 지금도 올림픽 참여 직원을 고용하는 중이며, 아예 보안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과연 올림픽이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까?

멀리 올림픽 경기장이 보인다. (출처)

브라질 내 여론조사기관인 다타폴랴(Datafolha)에 따르면 브라질인들의 50%는 올림픽 개최에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그리고 올림픽이 브라질에게 이익이 되기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불러 일으키리라는 여론이 63%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리우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올림픽에 대해 더 비관적이라는 점이다. 더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올림픽에 관심 없다는 여론이 51%라는 점이다.

7월 24일 선수촌 시설 문제를 이유로 입주를 거절했던 호주 대표단은 결국 7월 26일, 입주를 시작했다. 선수촌에 호주 국기가 올라가고, 입주를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직접 와서 축하해줬다. 그리고 미국의 유명 여자축구 선수인 호프 솔로는 지카 방비를 한 자신의 모습을 자기 트위터에 직접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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