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er 일주일 사용기

  • 우버가 국내 진입 여부로 한참 시끄럽던 2014년 8월 당시 나는 아래와 같은 글을 페북에 썼다. 당시 불법 논쟁이 한창 진행중인 한편, 우버는 국내에서 렌트카 업체들과 제휴하여 프리미엄 택시를 론칭하려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버가 “새로운 트렌드 공유경제” 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비영리단체, NGO 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블로터닷넷에서 한동안 연재기사를 냈듯이, 실제의 우버는 기존의 전통적 서비스업을 온라인 기반으로 재편하는 것에 불과하고, 이 사업의 어마어마한 밸류에이션은(182억달러 = 20조) 운송/배송/물류 사업에 깊숙히 침투할 것을 감안한 가치일 듯 하다. 과도한 밸류에이션이라는 말이 많은데… 그건 뭐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 택시회사 사장님 수백/수천명 망하고 
 — 우버 직원(대기업 월급쟁이) 수백 명 생기고 
 — 택시기사는 우버기사로 재취업 (소득수준 약간 상향?) 
 — 정부 세입 감소, 우버 본사의 배당금 증가
하지만 무엇보다도… 
 — 국민 입장에서 택시비 두 배로 증가 (…)
택시회사가 택시비를 10%나 15% 올릴 때마다 하는 말이 ‘서비스 개선’이다. 근데 사실 택시회사들의 요금인상은 물가인상률을 따라가는 수준 정도인 듯 하여 (실제로 몇 년에 한 번 올린다) 뭘 요구할 수가 없는 인상이라고 생각하고… 아무튼 물가 대비 저렴한 우리나라의 택시비는 대체로 만족스러우며,
거리에서 손을 들었을 때 모범택시가 다가오면 얼른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피하는 입장에서… 우버 택시가 들어오기는 전혀 바라지 않는다

저 글을 쓰던 당시 20조원이던 시가총액은 불과 1년반이 지난 지금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GM, Ford 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구글에서 Uber valuation 으로 검색하면 논쟁이 많다.

미국 도착 일주일간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서비스를 하나만 꼽으라면 구글이 아니라 우버를 꼽을 것이다. 지메일, 구글맵스보다 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업계 종사자가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기존 콜택시 대비 우버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다.

  1. 가격이 저렴. 동일 구간에서 기존 콜택시 미터요금의 70% 수준. 팁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우버가 고가 택시로 먼저 포지셔닝하려고 했었기에 당연히 고급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택시보다 저렴할 줄은 몰랐기에 매우 의외였다. 아마 그게 아닌 상황도 있을 것이다.
  2. 어디서든 콜을 부르기 쉽다. 그리고 내 현재위치와 목적지를 영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생각보다 훠얼씬 더 편했다. 차가 늦게 오면 늦게와서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위치를 잘못 들었을까봐 불안한 상황 같은 것이 없어진다.

위의 두 가지는 정말 큰 차별성이었다. 이 두 가지 이유로, 앞으로도 콜택시를 부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특수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말이다. 여기에다 몇 가지의 부가적인 장점이 있었다.

  • 기사가 친절했다. 택시든 우버든 그렇게까지 많이 타보지 않았기에 복불복일 수는 있지만 미국 대중매체로서 경험해본 택시기사는 그다지 승객의 애정을 받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 바가지 우려가 없다. 대부분의 기사는 우버가 제공하는 네비게이션대로 운전한다. 그리고 운행이 끝나면 운행경로와 금액이 첨부된 영수증이 메일로 날아온다.
  • 결재가 편하다. 결재의 물리적인 과정에 대한 부분보다도, 팁을 얼마를 줘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가장 편한 것 같다.
  • 여자들의 경우 서비스의 안정성, 기사의 추근덕거림 방지 등이 가장 편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우버에 대한 약간의 검색을 해보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열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전히 합법성, 세금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로는 우버를 손대지 못할 것으로 느낀다. 카카오톡 초기(2010년 무렵)에는 통신사나 규제기관이 여론의 부담 때문에 결코 카톡을 압박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검색이라는 행위를 지칭하는 ‘구글링’이라는 새로운 동사가 생겨났듯이, 차를 불러서 이동하는 행위에 ‘우버’ 라는 새로운 동사를 사용하는 수준이라는 것 같다.

우선은 소비자의 입장으로, 일주일 정도 경험한 바를 기록해본다. 서비스로서, 사업으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한 번 정리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