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wing up

자주 글을 쓰려고 했는데, 2~3개월을 그냥 보냈다. 바쁘기도 했고 마음 아픈 일도 있었다. 하고자 하는 말은 많았는데… 정리가 안되더라. 머리가 어찌나 뒤죽박죽이었는지. 오히려 비워내고 싶었다. 그냥 하얗게 아무 생각하기도 싫었다. 일일일. 일만 바라보며 일이 전부인냥 생활했다.

헤어졌다.

전화 한 통, 술을 마시고 전화했다. 취한 것 같진 않았지만… 그 아이가 참 한심해 보였다. 맨 정신으로 말할 자신도 없는 자식이구나 싶었다. 이유도 정확하게 묻지 않았다. 누군가가 새로 생긴건 아니라고 했다(하지만 모를 일이지…). 정확하게 이야기했다. 너 이렇게 그만둬버리면 날 두번이나 같은 방식으로 상처 주는거라고. 호주행 티켓은 친구들이랑 같이 끊은거라 취소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했더니 호주 오면 연락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길래 황당해서 난 호주 가더라도 너 볼 일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나보고 왜 그렇게 나쁘게 싸가지 없게 말하냐고 했다. 끝까지 이기적. 10분? 5분도 안 걸린거 같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난 그 아이가 날 못 찾도록 사라져버렸다. 전화번호 모든 메신저 다 차단했다. SNS상에서 차단하고 일부 몇개는 탈퇴하고 이름을 바꾼 채로 가입했다. 인연의 끈을 이렇게라도 잘라내지 않으면 어떻게 어디서 또 엮일지 몰라 두려웠다. 작은 소식 하나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으니까.

난 붙잡지 않았다. 사실 이별이 다가왔을 때 대처해야하는 법에 대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던터라 침착하게 대답하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들였다. 그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 잡고 싶지 않았다. 잡는다고 잡힐 아이도 아니고 나 역시 그렇게까지 하면서 구질구질한 모습 보이기 싫었다. 그후 2주 정도를 담담하게 지냈다. 어떤 면에서는 편하기도 했다. 함께하는 미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런면에선 홀가분한 것도 있었다. 가끔 목구멍과 위 사이에서 무언가 울렁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무시했다. 이별 후 이 정도 증상은 매우 가벼운거며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다. 데미지가 크진 않구나, 나 어른이구나 했다.

토요일 오전, 약한 감기로 병원을 다녀오던 길… 문득 모든게 서럽고 억울하고 슬펐다. 집에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펑펑 울었다. 오열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 이후론 울렁거림도 없어졌고, 조금 더 지낼만한 것 같다.

난 여전히 그 아이가 좋다. 여전히 사랑한다. 부정하고 싶지 않다. 지난 2년 내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서로 그리워하고 바라만 봐야지 성립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걸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난 욕심 부리지 않았을텐데…)

우리 그냥 이렇게 살자. 한때 미친듯이 사랑했던 존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인생 살아감에 위안이 되는 순간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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