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LABS 입사 후, 한 달 반 회고

2017년 10월

페이스북에 적었던 새 회사에 대한 소망

작년 하반기, 계획에 없던 일이 들이닥치고 다음 회사를 위한 개인적인 소망을 페이스북에 기록했었다. 새로운 회사에 대한 키워드는 ‘선배’, ‘보상’, ‘제품’ 이었던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약 3달 뒤, 나는 NAVER LABS에 입사했다.

2018년 2월

새로운 회사에 대한 기대와 적응에 대한 부담으로 적절한 긴장감과 함께 2018년 1월 2일 첫 출근을 했다. 내가 속한 팀은 Service Platform 이었고 회사의 서비스, 제품, 사내 시스템 등의 플랫폼을 개발하는 팀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입사한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작년에 품었던 새로운 회사에 대한 소망현실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선배들이 존재하는 곳

한동안 스타트업 환경에 속하면서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것 이상의 가치에 목이 말라 있었다.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선배’를 찾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에는 peer와 나 2명이 존재했다. 단 한명의 peer이지만, 충분히 좋은 가치와 인사이트를 매일 얻는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다. 내가 만난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 한다.

감히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드의 품질협업에 대한 개선을 늘 염두에 두고 행동하려 하지만, 미천한 지식과 경험으로 제자리를 걷던 나에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길을 제시해준다. 첫 Pull Request를 보냈을 때 경험했던 섬세한 리뷰, 리뷰한지 하루가 지나서 또 문득 후배의 코드가 생각났는지 다시 리뷰를 남기는 정성, 회의실을 잡고 한 시간 동안 함께 코드를 리팩토링하는 열정, 배포를 하는 순간에도 무중단 배포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주제를 던지시는 모습 모든 것이 그동안 목말랐던 나의 욕구가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대화하는 방식의 신중함과 섬세함이 좋다. 선배는 기본적으로 “내가 경험한 것을 후배에게 전달하지만, 늘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를 전제로 대화한다. 한 달 반 동안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배포를 겪으면서 매 순간 문제 상황에 직면했고 그 때 마다 선배는 답을 바로 제시하지 않았다. 함께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내가 좋은 선택지를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물론 선배의 이런 방식을 피곤해하던 후배들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낄낄.) 내가 겪은 문제를 내가 고민해서 선택지에 함께 도달하는 과정은 그 경험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내심시간을 기꺼이 후배에게 투자하는 선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다.)

내 옆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배 외에도 분명 NAVER LABS, 그리고 NAVER에는 좋은 선배들이 많을 것이다. 다행히 사내에는 좋은 채널들이 있고 선배들의 경험과 지식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있다.

분명 한 달 반 동안의 경험은 첫번째 나의 소망을 잘 채워가고 있는 것 같다.

개인에 대한 보상을 낮추려하지 않는 곳

처우협상을 염두에 두고 생각한 소망이었는데, 이미 입사한 이상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만족하지 않았다면 입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을 테니..)

기나긴 면접 프로세스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내가 회사에 기대하는 것과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면 충분히 협상이 가능한 조직이다.

내가 사용하고 싶은 제품

내가 개발하는 서비스 혹은 제품이 내가 필요로 하고 사용하고 싶은 것이어야 서비스에 대한 ownership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애정을 담아 더 잘 개발할 수 이 있도록 내가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다.

다행히 사내 시스템 개발을 첫 프로젝트로 맡게 되었고, 개발조직과 비개발조직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의 개발을 맡고 있다. 누구든 협업 시스템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이슈를 등록할 수 있는 채널이 존재하고, 그 채널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반영하는 과정은 ownership이 생기기에 충분히 좋은 환경이다.

마무리

이야기 하다보니 한 달 반 동안의 NAVER LABS 생활은 새 회사에 대한 작년의 나의 소망을 잘 채워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소망을 채워주는 점 외에도 다른 좋은 점들이 충분히 많다. 책임 근무제, 수평적 토론이 가능한 환경, 복지, 3일 동안 교통비 외에 카드를 1원도 쓰지 않을 수 있었던 생활 복지가 많은 환경 등등.

물론 기대와 다르게 아쉬웠던 점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한 달 반의 경험으로 내가 섣불리 판단할 점은 아닌 것 같다. 3개월이 지나고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회고해 보고자 한다. (수습기간은 무사히 종료해야지 데헷)

새해와 함께 시작한 새로운 조직에서 나 역시 후배에게 좋은 선배가 될 수 있는 엔지니어로 충분히 성장하길 기대한다.

(참! 2월, 팀에 인프라 영역과 프론트엔드 영역의 두 분이 새로 입사하셔서 설렘은 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