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 도리 vs 이익

오상현: 첫번째는 합리적이다라는 말이 이른바 부합하다라는 의미하는 합(合)자에 이치 이(理)자를 쓰느냐 이로울 리(利)자를 쓰느냐에 대한 고민입니다. (중략)
한자를 잘보면 이성을 의미하는 이치 이(理)자를 씁니다. 이성에 부합하는 것 혹은 이치에 부합하는 것. 이건 기본적으로 도덕적인 의미를 함유하고 있거든요. 그게 우리 일상적으로 씁니다. ‘그럴 리가 있냐’ 할 때 그 리 입니다. (중략)
도리죠. 도리에 맞느냐 아니냐, 그걸 묻는 건데. 재밌는 건 제가 학생들한테 이 두 글자를 쓰고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어디에 어울리는 말이냐라고 물어봤어요. ‘실제 국어사전에 어떻게 써 있을까?’ 물어봤더니, 대학생들 조차 절반 이상이 이로울 리(利)자를 꼽았습니다. (중략)
김종배: 근데 이게 한자를 안다 모른다 문제가 아니라 관념이 어떻게 형성되어있는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이로우니까 합리적이다. (중략)
오상현: 제가 이걸 문제다라고 보는 것이 무어냐면 원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도리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에요. 때론 나에게 손해가 될수는 있죠. 그런데 이제 초등학생들이게도 어떻게 가르치냐면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이야 말로 합리적이다’ 라고 가르친다는 거죠. 경제학의 논리가 이제 초등학생들한테로 간다는 거죠. (중략)
그런데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의를 좋아하고 소인은 리를 좋아한다. 바꿔말하면, 군자는 옳음을 좋아하고 소인은 이익이 되는 것 이득 혹은 이익을 좋아한다. 이런 표현이에요. (중략)
우리는 옳음과 이익의 갈림길에서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한다는 거죠. 전 여기서 고민이 들었던 것이 뭐냐면, 우리가 이익라는 것을 선택했을 때 그것이 나에게 진짜 이익이 되느냐에요. (생략)

뒤에 정말 중요한 말이 나온다. 합리(合理, 이치)를 따지지 않고 합리(合利, 이익) 만을 따지는 사회의 모습 말이다.

오상현: ‘근데 만약에 대통령 혹은 임금이 의가 아니라 이익을 쫓는다면, 그러면 맨 밑에 있는 소인들은 내(소인)가 이익을 쫓기위해 나서도 이미 끝발있고 권력있고 힘있는 사람들이 꽂아놓은 낙하산들 때문에 너는 니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의 성과를 발휘할 수 없어.’ 바꿔말하면 ‘니가 노력한 만큼에 이익을 얻을 수 없어. 너의 이익이 담보되려면 그 전제가 무엇이냐면 국가가 의로워야 해’. 이 말입니다.

* 출처: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2015/09/18 청춘통 — 끈과 깝

One clap, two clap, three clap, forty?

By clapping more or less, you can signal to us which stories really stand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