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apple.com/homepod/ (*애플에서 광고비 받은 거 없음)

이번 애플의 키노트 보면서 스피커가 소개되는 부분에서 약간의 쾌감을 느꼈다. 아이튠즈 스토어가 처음 소개됐을 때 느꼈던 묘한 쾌감[1]. 그런데 딱 꼬집어 무엇때문이었는지는 알지 못했었는데, 빨고 나니까 완전 이해되네.

애플이 시장을 열었다. 뱅앤올룹스 같은 하이엔드가 속한, 공간의 제약을 떠안은 채로 음질 개선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리자체를 발전시키는 시장이 있다고 한다면, 애플은 공간의 제약 없는 하이엔트 스피커 시장을 열었다. 아마존과 구글이 “스마트”에만 정신팔려 (그 시장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 애플은 어마어마한 시장을 열어제꼈다. “스마트” 하게.

디지털 기술의 간섭을 철처히 배제한 아날로그를 클래식이라 가치평가하는 시장은 미친듯이 비싼 철저한 고급화(또는 감성팔이) 전략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으로만 남겨질 거다. 반면,애플의 시장의 소비자는 최고의 사운드를 원하지만, 클래식 시장 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갖추기 어려운 이들이다. 적정한 공간이 없어 정작 즐기지는 못하면서도 (전 시장을 통틀어) 최고음질의 제품을 소장하(해서 간지 내)고 싶은 소비자(라기보다 호갱님)들도 포함된다.

스피커 시장은 이제 둘로 양분됐다: 사운드를 발전시키는 시장, 그리고 공간인지처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시장. 그리고 나서 기술시장으로 전통시장을 깡그리 밀어버리겠다는 애플의 다소 거만하면서도 자신만만한 의지가 보인다.

[1] 아이튠즈 스토어 때는 음반시장과 디지털 음악시장을 양분해 디지털 음악시장을 장악하려고 칼을 뽑았구나, 그리고 완전 디지털 음악시장으로 음반시장을 밀어버리겠구나 싶은 느낌. 앱 스토어는 또 달랐다. 그건 이전에 전혀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거니까. 아이폰이었기 때문에 시장개척자가 애플일 수 밖에 없었고, 또 애플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 감동은 청량하리만치 시원했었다. 그러고 보니, 음악시장과 스피커시장 둘 다 먹어버리는 형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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