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나에 대한 탐구 4월 15일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다.

어제 점심, 새로 팀장이 된 언니와 길고 긴 대화를. (쉽게 표현하면) 혼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내 눈치를 보고 있는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고 있는건지, 요즘 누구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맞다. 안 보고 있다. 안 보게 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일이 재미없어 그만두고 싶다고 '내뱉'었다. 이 타이밍에 그만두고 싶다고 말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아차, 싶었다. 역시나.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킨 셈. 다른 사람한테는 이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먹고 있던 죽에 체할 것 같은 상태.

본죽을 나와 엉엉 울었다.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꼴도보기 싫은 사람에 대해 말했고, '세력화, 조직화'같은 말들이 싫다고 했으며 정답을 정해놓고 일하는 것 같아 싫다고 했다. 청년의 현실, 사회같은 말들에 무게감이 들고 비장해져서 싫다고 했다. 싫고 미우니 꿍해지는 그런 거. 다른 사람들이 내 눈치보고 있는 것도 잘 안다고. 미안하기도 하고 신경이 쓰이지만 싫은 마음부터 앞서는 걸 어짜나.

그러자 왜 싫은지, 그럼 어떻게하면 좋을지 질문을 받았다. 차근차근 대화를 나눴다. 그간 청정넷을 하며 답답했던 부분들을 얘기했다. 답이 정해져있는 것 같고 의도가 잔뜩 섞인 느낌이라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이유가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생각에 불편하다고. 이런 느낌을 얘기하기엔,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말을 못 하겠다고. 팀장언니는 이해가 안 된다며 이것저것 더 물었고, 나도 이것저것 말했다. 이것저것.

어제 낮 대화의 교훈은. 그랬다. 상대를 단정짓고 규정하며 보기 시작하면, 되려 내가 매우 협소해진다는 걸 알았다. 정치적이고 어떤 답이 정해져있으면 어떤가. 나는 무얼 하고 싶은건가. 나는 어떤 걸 이뤄내고 싶은건가. 어차피 같이 이 방향을 가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혼자 내 생각에만 빠져있지 않기로 다짐했다. 청년허브 공간 곳곳에 세월호를 기억하며 설치하고, 304명의 이름을 적으면서. 뭐랄까. 차분해지고 편안해졌다. 그리고 저녁. 신촌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별자리 수업을 들었다. 나에겐 '균형'이 아주 중요한 키워드라고 했다. 대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다짐과 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충돌하고 있다면서.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는 말을. 이번주, 정말 수고했졍. 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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