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인 생각을 깨는 생각의 습관 이야기

얼마 전 SNS에서 초등학생들의 엉뚱한 시험 답변 모음을 읽었다. 엉뚱하지만 틀렸다고 보기 어려운 초등학생들의 답변에 한참 웃다가, 문득 나였다면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사고는 어느덧 다양한 가르침과 상식을 따라가다 무뎌져 가고 있었다. ‘생각 없이 권위를 존중하는 태도가 진실의 가장 큰 적(Unthinking respect for authority is the greatest enemy of truth)’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생각났다.

오랜만에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를 집어들었다. 광고 기획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나에겐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 준 책이다. 술술 읽히면서도 핵심을 정확히 짚어, 마치 ‘더 골(The Goal)’을 읽을 때 같은 희열이 느껴진다. ‘내 생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타스케가 필요했다.

타스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도 새로운 각도로 보는 데 익숙하다. 영어에는 왜 존댓말이 없을까?’라고 묻고는, ‘어쩌면 그 자체가 존댓말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보이는 각도에 따라 진실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본질이 더 잘 이해된다. 같은 컵이라도, 어떤 사람은 위에서 내려다보고 둥글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입체적 사고는 나와 다른 사고를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번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을 줄여 주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아직 신입인 직원이 네이밍이 문제인 것 같다며 ‘환경을 위한 병원’은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자칫 무시될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의견이었지만, 타스케 팀은 이 또한 존중하고 곱씹었다. 그 결과 ‘식품 자원화 센터’라는 고급스런 프레임이 탄생한다.

타인의 사고를 수용할 수 있는 이유는 타스케가 ‘다름’을 ‘틀림’으로 치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 잘 듣고 많이 질문하는데, 질문의 목적은 언제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차이를 이해하기 위함에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들은 언제나 리서치를 하기에 앞서 가설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 가설에 자신도 모르게 섞여 있을 고정관념을 의심한다. 경쟁사 제품과 대등한 기술력에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시장점유율이 점점 떨어지는 복합기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 ‘B2B 제품은 당연히 광고할 필요가 없다’는 신념을 의심해 보는 식이다.

진정 사고하는 법을 아는 이들이다. 그것도 팀으로. 이러한 사고방식을 습득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