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도 소중한 인연이다

Anna Na-hyun An
3 min readSep 21, 2016

--

세 명이 시작한 회사가 3년이 지나 서른 명이 되었다. 성장 가운데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직면하고 개선하며 가장 ZOYI다운 방법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우리가 어떤 계기로 어떤 의사결정들을 내리게 되었는지 글로 남겨보려 한다.

발단은 옛 동료의 제보였다. 지원자 한 분이 잡플래닛에 부정적인 채용 경험을 올린 것이다.

잡플래닛에 올라온 면접 후기

처음엔 “면접관이 기본예의가 필요하다네요…ㅎㅎ”라며 농담삼아 용의자를 지목하였으나, 사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았다.

팀 차원에서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잡플래닛 리뷰가 계기가 되어, 현 프로세스를 되돌아보고 개선사항들을 고민해 보았다.

(이 자리를 빌어 해당 글을 올려주신 분과, 저희의 면접 과정에서 위와 같은 경험을 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1. 기대치 조율하기

우리 채용 공고엔 ‘지원에서부터 채용까지 보통 2주 걸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작성 당시엔 맞는 말이었는데, 회사가 점점 다이내믹해져 가는 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넘게까지 변수에 따라 채용기간이 달라져, 일관되게 안내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상황이 변했는데 채용 공고는 그대로 명시해 두는 실수를 범했던 것. 2주 내에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하고 지원한 지원자는 당황했을 것이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 채용 공고에 구체적인 기간 명시를 지웠다.

2. 통보보다는 대화

채용 타임라인을 알지 못하면 누군가는 중요한 진로 결정의 시기에 불편을 느낄 터. 특히 다른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면, 막연하게 기다리거나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일정을 통보하는 대신 지원자 분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보기로 했다. 회사 사정으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리되, 혹여나 생각하시는 타임라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간단한 차이지만 덕분에 일정을 유연하게 관리하면서도 지원자 분 사정을 살필 수 있게 되었다.

3. 마무리를 잘하자

ZOYI에 면접 보러 오신 분들은 운영팀을 가장 먼저 만난다. 보통 회의실로 안내한 뒤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내 드린다. 세팅이 끝나면 면접관이 들어와 면접을 시작한다.

반면 마무리 단계에서는 별다른 절차가 없었는데, 리뷰를 읽고 나니 마지막 인사의 순간이 어색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드하게 진행되었던 면접이라면 웃으며 문을 나서기 더더욱 어려웠을 수도 있다.

마무리도 운영팀이 진행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엘리베이터 닫히는 순간까지 지원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게 중요했다. 잠깐이나마 면접 어땠는지도 여쭤보고 우리가 뭘 개선하면 좋을지 의견도 듣다보니, 지원자 입장에서의 회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면접도 소중한 인연이다

사실 면접 보러 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귀한 인연이다. ZOYI와 같은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모든 분들을 우리는 존중한다. 이 중 서류 심사까지 통과하신 분은 몇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고유한 재능과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 현 시점 ZOYI에 가장 적합한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면접의 목적이다. 면접 시점에서는 인연이 아니었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분들께도 마찬가지로 ZOYI가 기분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짧은 인연으로 끝날 때라도,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할 수 있는 면접을 상상해본다. 우선 반가운 말 한마디, 작은 선물 하나라도 챙겨야겠다.

적고 보니 어쩌면 당연한 얘기들. 실천만 남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