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ML 1.2 pt1 (06)
<part:number=01:title=Miss.Selfdestruct>
공공성 리소스 의식으로 이루어진 망망대해 같은 영역에.
공항의 주변부터, 기름 막같이 그건 펼쳐져 있다. 구역질을 올라오게 하는 게슈탈트<!— 形態 —>를 묶어나가며. 눈 밑에 펼쳐지는, 색채 엷은 입방체가 무리지어 모여있는 주거지. 마치 모니터 위에서 증식하는 인공생명의, 픽셀 집합처럼. 내가 탄 PassengerBird가 날개를 휘며, 두둥실 그 상공을 선회한다. 착륙에 대비하라는 아나운스가 귓가에서 속삭인다.
그 때, 어디선가 RPG가 날아와서, PassengerBird의 옆구리에 명중한다.
거대한 새는 산산조각이 나서, 그 배에 품고 있는 수백명의 승객이 밋밋한 입방체 주택지에 내린다. 새가 파괴 된 모양은 사하라에 떨어진 WarBird와 똑닮았다. 새에서 방출된 신사들이, 머리부터 담담하고 정연하게 마치 <notes:“골콘다” 1953년>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notes>처럼 낙하한다. 지상의 주택지에 있는 사람들은, 매일같던 박애주의를 내팽겨치고 그걸 배트로 하늘에 올려치기 바쁘다.
그 따위의 무의미한 망상을 반복하는 동안, 새는 일본 대지에 내려 섰다. 다른 승객들은 이미 기체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짐을 정리하고, 새에서 내려 수하물 검사를 지나, 붉은 보라색으로 칠해진 공항의 로비에 나선다.
PassengerBird에서 내리자마자, 콘택트의 오그멘티드 리얼리티<!— 增强現實 —>이 단숨에 전개한다. 시야 내에 주시하는 대상을 바꾸면 오그<! — 增强 —> — 증강현실의 메타 정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카페의 입구를 보면 가게 이름과 메뉴와 혼잡도가 표시되고, 유저 평가의 별이 점멸한다.
소셜 어셋먼트<!— 社會評價點 —>란 이름의 별이 모든 인간에게 붙어있다.
키리에 투안은 별 네 개, 레이카도우 키안은 별 세 개.
어린애하곤 아는 사이가 없으니, 그건 거의 확실하게 나의 귀국을 안 레이카도우 키안의 외침이 분명. 사복을 입고 있던 나는 늘어진 나선감찰 코트를 수하물 카운터에서 받아서, 컁컁 강아지처럼 외치는 키안을 향한다. 키안의 신체에도 공개정보가 붙어있어서, 소속한 생부, 그 생부의 모럴 콘소시엄<!— 地域 倫理委員會 —>가 내려준 <notes:소셜 어셋먼트<!— 社會評價點 —>SA</notes>따위가 표시되어 있다.
“잘도 승객 속에서 날 찾아냈네”
“투안은 무척 눈에 띄는 여자애니까. 자각 없니 … ”
“없어”
“가만 있어도 눈에 띄는 직업이니까, 좀 더 눈에 띄지 않게 신경 쓰는 편이 좋아. 피부, 까칠거리고”
“직업상. 사막이라든가 고지라든가 습지라든가, 피부엔 혹독한 환경 뿐이지만, 전쟁은 장소를 고르지 않으니까”
실제론, 전장에서 듬뿍 쌓아 놓은 영양 불균형 때문이겠지. 그런 불균형을 WatchMe가 재빨리 건져내서, 내가 소속하는 생부의 계약 카운셀러에 긴급연락을 넣지 않은 이유는 체내에 DummyMe가 인스톨되어 있어, 거짓 체내정보를 항상 송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만큼 피부가 거칠면 폐인의 각인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list:item>
<i:메디케어가 뱉어내는 아침의 정제 한 모금>
<i:라이프디자이너가 보내주는 적정생활표>
<i:신체에 쓸데없는 부하를 주지 않는 건강 식재>
<i:적절한 건강 상담>
<i:적절한 건강 식품>
<i:피부의 잡티가 나오기 전에 제거하는 메디몰 군자>
</list>
피부가 거칠단 건, 결국 생명주의 최저한의 즐거움인 그것들 가운데, 무언가 하나 이상 땡땡이치고 있단 증거. 조화를 흐트리는 자의 증거. 생명주의란 남녀 가라지 않고 불균형을 허락치 않는 라이프스타일이기도 하다. 불균형은 반드시 육체에 새겨진다.
그것들은 여실하게 SA에 반영된다. 많은 생부는, 성인에 대한 의료기록을 포함한 경력 정보 공개를 의무로 하고 있다. 사회평가점의 근거를 어느 정도 오픈해 명시하기 위해서다. 정치가가 살이 쪘던 과거였다면, 이런 개인 정보의 개장 따위 상상할 수 있을 리 없다.
그건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는 사람들의 천의무봉한 체형이다.
생각해보면, 현대적 기준에서 처칠이 영웅이란 건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이나 무척 살이 찌면, 어떤 인간이 신뢰할 수 있을까. 18세기 이전의 나부화도 완전히 아웃이다.
뚱땡이 뚱땡이 백돼지 뚱땡이, 란 노래가 예전에 있었다.
<question>
<q:여기서 연호하는 뚱땡이란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하라>
<a:무척 살이 찐 사람을 경멸하는 말>
</question>
그래도, 그 말은 현저하게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기에, 서서히 쓰지 않게 되었다. 술이, 담배가, 여자애를 사는 윤리적으로 타락한 어른이, 유행어가 사라지듯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듯이, 진짜 뚱땡이도, 그리고 말라깽이조차도 모두의 시야에서 거의 일소되었다. WatchMe에 의한 항상적 건강감시와, 건강 콘설턴트의 조언에 의해 너무 찌는 일도 너무 마르는 일도, 거의 완벽하게 일상에서 구축되고 말았다.
레이카도우 키안. 과거엔 나와 함께 절식해서 죽으려고 했던 친구.
그런 그녀조차도 이미 표준적 건강 체형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권위적인 공간이나 강박적인 색을, 세심하게 주의해서 지워버린 공항의 로비를 빠른 걸음으로 건너간다. 붉은 보랏빛 내장에, 옐로의 테이블 군이 한층 더 눈을 끈다. 짐을 뒷손으로 끌고 가면서 지하철에 향하는 나에게, 키안이 붙어와서 걸어왔다. 이렇게 천정이 높은 데다가 넓은 공간인데도, 여기엔 조금도 권위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냄새가 나지 않는 게 생부 스타일. 거대한 건축 공간이란, 파쇼의 냄새를, 모뉴먼탈이고자 하는 권위의 교만을, 어떤 식으로든 이의 없이 묻어나오게 한다. 거대한 건축은 인간을 왜소화한다. 설령 그게 공항같은 공공적 장소라고 해도 같다.
그러니까, 그 냄새를 완전히 씻어버리려면, 오싹할 정도로 “상냥함”에 관한 테크놀러지가 대량 동원 되었을 터다. 그리고, 기대어 오려는 권력 냄새를 지우려는 그 수법이, 나에겐 꽤나 불쾌하다. 시스터에 의한 정치라고 하면 기독교 색이 지나치게 나오지만, 우리들이 사는 이 세계는 현재, 대체로 그러한 인간들이 통치하고 있다. 자비로운 어머니에 의한 파시즘.
생활 안에서 축적된 건강 보호 어플리케이션의 일부인 프로파일링 시트는, 말하자면 또 하나의 나.
그건 생부 서버 안에 있어서, 매일 생활 속에서 나의 기호와 윤리적 경향을 검출해, 문학이라던가 그림이라던가 하는 것이 나를 상처주지 않도록 매일 전력을 다해 나의 생활을 감시하고 있다. 앞으로 읽으려는 소설이나 에세이 중에서, 세라피 경력에 비추어 과거의 트라우마에 저촉하는 묘사나 부분이 있으면, 멋대로 필터링하던가 사전 경고하던지 해준다. 이 예술 작품은 당신의 심적외상에 저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일반적인 윤리 검증항목 40896 A(헬스 & 클리어 생부 윤리 평의회 2049년 11월 4일 책정)에 저촉할 위험이 있습니다, 하고.
강박관념을 없애기 위해 출현한 건, 더 은밀한 다른 강박관념이다.
<recollection>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니, 하고 미아하가 말했던 걸 생각해 낸다. 옛날 옛날 먼 옛날의 이야기. 어떤 예술가가 히로시마의 하늘에, 비행기운을 사용해서 “반짝”이란 문자를 썼대. 어떻게 생각해.
“반짝이라면 원자폭탄이네. 정말 악취미라고 생각해”
“그래 정말로 악취미”
“그 예술가는 맹항의를 받아서 사죄하는 처지에 놓였대. 그 예술이 누군가를 불쾌하게 했으니까, 그 예술이 누군가의 윤리에 상처를 입혔으니까. 지금 그런 걸 하려는 사람은 절대로 없겠지. 사전에 생부의 경고를 받는 걸. 아니,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리가 없어. 지금은 필터 덕분에 사전에 “봐버리는” 일이 없으니까 애초에 아무도 봐주지 않고, 예술가 자신도 그런 악취미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하겠지. 옛날 사람의 상상력이, 옛날 문학이나 그림이, 우리한텐 이미 부러운 일이야, 투안”
“어째서”
“누군가를 상처 입힐 가능성을, 항상 감춰왔으니까. 누군가를 슬퍼하고, 누군가를 혐오에 이끌 수 있었으니까”
</recollection>
공항 내를 청소하는 노인을 보니 건강에 대한 심려를 결여하고 있다. 오그<!— 增强 —>에 표시되는 SA도 그만큼 낮다. 그래도 SA가 낮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직업이 한정된 것은 확실하지만, 사랑 넘치는 대부분의 생부는 직업 그 자체를 빼앗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 노인도, 발런티어가 배급하는 식량과 숙박할 수 있는 라이프 서포터 센터 덕으로, 충분히 인간다운 생활을 운영할 수 있을 터이다. 가족도 갖고 있을 지도 모른다.
같이 서서 걷고 있자니, 키안은 나보다 조금 키가 작으니까, 아주 조금 큰 폭으로 걸어야만 한다. 내 쪽은, 타인을 신경쓰지 않고 성큼성큼 걷는다.
그렇지만, 둘이 어깨를 나란히 하자, 반쯤 잊고 있던 상실감이 갑자기 찾아왔다. 그 등이 있어야 할 장소, 뒷짐으로 가방을 들고 어떻게 세계를 상처 입힐 수 있을까에 대해, 우리들 쪽을 보지 않고 논리만을 도도하게 얘기하던 그 위치에.
마치, 우리들이 사원이고, 거기에 미히에 미아하라는 불상이나 성상따위가 도난당한 것 같다. 우리들 둘의 앞에 구멍이 뻥 뚫려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 끊임 없이 따라 온다. 키안과 함께 있으면.
둘이 있는 일이, 반대로 미아하의 부재를 실감케 한다. 13년 전, 혼자서 가버린 우리들의 카리스마. 어린 신체에 너무나도 많은 지식을 쌓아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증오했던 그 아름다운 소녀의 부재.
<recollection>
나는, 그 친절하고 건강한 어른들의 묘 위에서 춤추고 싶어.
그래 왈츠가 좋겠어
</recollection>
우리들 앞에서, 뒷짐을 돌려 세운, 존재하지 않는 미히에 미아하가 말한다.
공항의 로비에 모여있는 정치 난민에게 인공 단백질의 스프를 배급하는 볼런티어의 옆을 지나가며,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지하철의 플로어까지 내려간다. 도중에, 왜인지 미아하가 뒤에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돌아보았지만, 거기에 있는 건 역시 그저 키안 밖에 없었다.
광택있는 군청색으로 코팅된 공항 역의 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키안이 물어 보았다. 나는 고개를 가로젓고,
“호텔을 찾던지, 히치 홈하려고. 집에 돌아가도 어쩔 수가 없는 걸”
“어쩔 수 없다니 ... 모두 투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해”
“모두라니 누가” 나는 쓴 웃음을 짓고 “아아, 뭐 이웃이 파티합시다, 하고 연락이 왔어. 주위 두 블록 전원 불러서. PassengerBird가 착륙하자마자, 정말이지. 질색 사양합니다. 어머니는 딱 하고 싶어하는 게, 더 짜증나”
“어째서”
“할 얘기, 없는 걸”
“무슨 말이야. 사하라 얘기라던가, 그 전엔 콜럼비아던가, 투안은 무척 여기저기 체험했잖아”
설마 약에 절어 친형제를 “표적” 대신으로 사격 훈련을 받은 소년병 얘기라도 하란 말인가. 장작처럼 대량으로 쌓아 올린 피투성이의 팔이나 다리의 이야기를 하란 말인가. 전장의 현실이란 걸, 생부의 비호 아래서 지내는 합의원은 대부분 모른다. 자신 주변에 자애를 뿌리기에도 벅차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 대해서 키안은 특히나 무지하고, 그리고 천진난만하다. 그런 부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지역 사람은 모두 알고 싶어 하잖아, 키안에 대해”
“나는 알고 싶지 않아, 저편. 알려주는 것도 귀찮아”
나는 질색한 기분을 확실히 키안에게도 알게 해주기 위해 한숨을 쉬었다.
“키안, 너, 봉사활동 가?”
“응. 노인 간호라던가 식량 배급이라던가. 주에 3일은”
“그럼 윤리 세션이라던가, 건강 컨소시움 같은 건”
“온라인이지만, 응, 한 달 15시간 정도려나”
어찌된 일일까. 예전에, 이 세계가 밉고 미워 참을 수가 없어서, 그러면 세계를 상처입히려고 같이 아사를 시도한 동료가, 이렇게도 깔끔하게도 전형적 공공적 라이프 스타일에 푹 빠져버리다니.
<definition>
<i:어른이 된다는 것, 그건>
<d:WatchMe을 신체에 넣어서>
<d:어디 생부의 어그리먼트<!— 合意員 —>이 되서>
<d:생부의 서버에 몸을 연결해서>
<d:생활지표를 어딘가 건강 상담에서 받아서>
<d:공동체의 세션에 온 오프 양쪽 제대로 얼굴을 내민다>
</definition>
이 몸도, 이 가슴도, 이 엉덩이도, 이 자궁도, 나의 것.
한 편 키안은, 결국 그 실패 뒤에 지극히 성실하게 머리부터 어른의 세계에 들이밀었다, 그런 얘기다. 질질 끌고 있는 건, 나뿐. 그게 한심한 건지 소중한 건지, 잘 모르겠다.
미히에 미아하의 유령과, 레이카도우 키안의 천진난만함 사이.
“키안, 나는 일 때문에 외국에 막 다녀왔어. 그러니까, 집이 있는 지역 사람은 발란티어에서도, 건강 면에서도, 거의 면식이 없어. 커뮤니티의 접점이 희박한 건 어떤 의미에서 어쩔 수 없는 걸”
<list:item>
<i: 직업상 위험을 사기 쉬운 일>
<i:그러니까 지역에 밀착한 사회생활을 운영하기 어려운 일>
<i:근처나 의료 커뮤니티와 친밀한 관계를 쌓기 어려운 일>
<i:그 대상으로 높은 사회평가점을 받는 일>
</list>
공동체의 평가는 얻을 수 없는 대신, 나의 신용도는 생부가 감정하는 SA가 보증해준다. 무언가에 대해 공동체의 박애가 생활의 기반을 형성하는 생부 사회에서, 공동체에서 중요한 일은 있지만, 또한 동시에 공동체에서 벗어나 고독할 수밖에 없는 그런 논리다.
이렇게 키안에게 설명을 하자, 마치 자신이 미히에 미아하가 된 기분이 든다. 메디케어를 불법개조해 5만 명을 죽일 수 있는 화학병기를 만들 수 있는 미아하. 위에서 십이지장에서 회장에 대장까지, 섭취한 식료의 영양을 갖은 소화기관이 무시할 수 있는 정제를 만들 수 있는 미아하.
세계가 불타는 걸 보고 싶어, 하고 서늘한 미소를 떠올릴 수 있는 미아하.
그 미아하처럼 당당하게, 자신있게, 두려움을 일말도 보이지 않고, 마치 무슨 일을 선언하는 듯한 엄격함으로, 모두가 모르는 지식을 가르쳐주고 싶은 기분이 된다.
저기, 키안 알고 있니, DummyMe를 인스톨하면 건강하고 건전한 새 생체 데이터를 서버에 송신할 수 있단다. 저기, 키안 알고 있니, 그러니까 DummyMe를 쓰면 진짜 신체상황을 숨길 수 있어. 저기, 키안 그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 저기, 키안 … 있잖아, 키안 …
그렇게 미아하의 도플갱어를 연기하는 대신, 나는 짖궂은 웃음을 지으며
“그렇지 않았으면, 난 지금쯤 소시오패스<!— 社會病質者 —> 취급”
“그럼, 식사 안 할래 … 요즘, 우리 집 가까이 엄청 큰 빌딩이 섰어. 밖에서 보기엔 새하얀 데다가 꺼끌꺼끌해, 마치 옻칠한 것 같아. 근데, 안에서 보면 제대로 밖이 보여. 편광성 발포 유리래. 엄청 인텔리전트한 소재야”
“왠지 활발해보이네. 그럴 기분이 아니야”
“식사하고, 우리 집에 와. 아직 열한시고, 점심 정도는 괜찮잖아”
왠지, 부재하는 미아하에게 묻고 싶은, 스스로도 잘 알 수 없는 충동이 일어나서 당황했다. 저기, 키안이랑 같이 식사하러 가도 돼니 하고.
점심 정도라면, 하고 나는 대답했다. 키안 뒤를 따라서 홈에 미끌어지는 라이트 옐로의 누에 콩처럼 생긴 차량에 탄다. WatchMe가 크레디트와 연계해서 전자의 바다 어딘가에 있을 내 계좌에서, 첫 탑승용 운임을 빼내간다. 일본 지하철은 오랜만이네, 하고 생각하며 차내의 승객을 둘러보는, 나에게 갑자기 공포에 닥쳐왔다.
전장에서는, 얼버무리고 있었다. 국제 기관의 일이기에, 가지 각종 인종이 정전 감시단에는 뒤죽박죽 섞여있었으니까. 나처럼 숨어서 영양 불균형을 유지하는 인간도 있었고, 적어도 거기엔 여러가지 인간의 바리에이션이 있었다.
일본인이 의학적으로 균질화된 광경의 괴상함을, 나는 지금 맛보고 있다. 좌석에 앉아있는 남녀들은, 마네킹 A와 마네킹 B의 차이만 있을 뿐. 너무 찌지도 않고, 너무 마르지도 않고, 비슷한 체형에 수렴한 일본인 무리. 건강적이고 표준적인 마진에 푹 빠져버린 체격 무리. 마치 거울의 나라를 헤메듯이.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하나하나 유전자가 다른 건 당연한 일인데, 어째서 누구나 다 같은 체격이 되버린 걸까.
<maxim> 정해진 목표가 극단적이고 융통성 없을 수록, 약한 인간은 그걸 지키기 쉬워. </maxim>
하고 미아하의 환영이 말한다. 언제나, 우리들에게 지혜를 내려준 말투로. 그렇네. 인간의 의지란, 유혹엔 지기 쉬우면서도 가끔씩은 고집스러워진다고 너는 말했어.
인간이란, 욕망과 의지 사이에서 침을 극단으로 흔들 수밖에 없는, 형편없는 메터야. 적당히를 할 수 없어. 비둘기한테도 의지는 있는 걸. 의지란, 단지 척추동물이 장착하기 쉬운 형질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뇌에 남아있을 뿐이야.
</panic>
“왜 그러시죠. 속이 안 좋으신가요. 자리, 양보해 드릴게요”
사회성 패닉으로 가벼운 공황이 온 나를, 어떤 부인이 육친처럼 걱정해준다. 오그<!— 增强 —>에 의하면 어떤 생부의 생치가, 코디네이터나 커미셔너 정도겠지만, 그 얼굴은 다른 얼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마진에 제대로 수렴된, 초표준적인 건강적 안면. 아마도, 생치적인 인간이 되면 과연, 그 특징이란 특징 없음은 분명히 강해지겠지. 제네바 본부에 있는 녀석들도 모두 그렇다.
됐습니다, 하고 나는 생치가에 말하고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불안한 얼굴을 한 키안이 따라와선,
“그런 식으로 떨어지면, 저 여성 분에게 실례잖아. 어딘가 생부평의회의 높은 분이야”
“오그 데이터는 보고 있어, 알아. 미안”
“분명 일에 피곤이 쌓인 거야, 투안. 사회에 헌신하는, 하드한 일이니까”
담배를 피기 위해 전장에 나가는 것으로, 사회에 헌신하고 있다.
당신들 사이에 살고 있으면 손목을 긋거나 다른 누구를 긋거나 하는 사회병질자로서 있을 거라 자각하고, 거기서 될 수 있는 한 멀어짐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미아하가 죽은 뒤, 키안과 나의 길은 떨어졌다. 키안 쪽은, 그때까지 사회나 집에, 지역에, 학교에 느끼던 기분 나쁨이 마치 누구나 다 지나가는 의식처럼, 지극히 성실한 길에 돌아갔다. 나는, 마치 미아하가 살아있었더라면 틀림없이 집어넣을 지식을 쌓아가면서, 표면상으론 키안과 같이 어느 정도 적응해갔다. 마침내 나의 성적은 계속하여 상승해, 학업 점에선 미히에 미아하의 자리를 잇게 되었다. 어떤 의미론, 나는 정말로 미아하의 도플갱어였다. 나는 점점, 미히에 미아하가 되어갔다.
그리고, 미히에 미아하가 되지 않은 키안은, 체지방률과 면역계 안정성과 RNA 전사 에러율, 그리고 건강에 관해서 일본인의 구 할이 수렴되는 아주 타이트한 그룹에 속해있다.
시가도 술도 입수할 방도가 전혀 알 수 없는 일본 땅에서, 나는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지하철 풍경에 이별을 고하고, 옛 친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건강적 식사를 즐기고 있다.
토마토의 슬라이스에, 체지방을 뺀 물소 치즈가 놓여져 있고, 올리브 오일을 얹었다. 라일락 힐즈 62층. 여기서는, 어떤 식사도 아주 조금이라도 겉으론 리스크가 존재한다.
여기서 메뉴를 주문하면, 사전에 일단 예의로, 가게 측에서 메뉴의 총 칼로리수와, 그 식사를 섭취할 때 유전자가 손상을 받을 확률을 경고해준다. 어떤 메뉴도 경고를 받는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리스크 정보가 제시되었단 사실에 만족하고, 그걸 이편 저편으로 넘기면서 소속하는 생부가 계약한 건강 상담의 조언하는 범위 내에서, 바라는 메뉴를 오더한다.
손님의 수는 적당했다. 메리 골드의 테이블에 있는 어떤 손님도, 지하철에서 본 승객과 같이, 일본인의 건강적 신체라 불리우는 마진에 잘 수렴되어 있었다.
<sentiment>
“이렇게 식사하는 거, 오랜만이네”
키안은 말하고서는, 카프레제의 그릇을 점원이 늘어놓는 것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같이 자기 몸을 던져버리는 일을 실패한 날 이후로, 나와 키안은 학교에서 같이 점심을 먹지 않았다.
“그렇네”
“왠지, 이상해, 이렇게 둘이서 식사한다니”
“점심엔, 언제나 미아하가 있었으니까”
“그러게 … 둘만이서 식사라니, 어쩌면 처음이려나”
“미아하하고 둘이서, 한 적은 있어도.미아하가 키안을 데려오기 전에”
“그러네. 나는 투안하고 알 기 전부터, 미아하랑 투안은 친구였구나”
“친구라고 해야하나, 미아하가 일방적으로 날 붙잡았어”
“그래”
“걷고 있었더니 갑자기, 잡혔어. 정글 짐 얘기, 전에 했잖아”
“아, 그랬었나”
“왜 그래, 키안도 비슷하지 않았어. 나한테는, 왜 정글 짐이 물컹물컹 구부러지는지 알고있냐고 물어봤어”
“그거, 그물을 미리 쳐놓은 거 아닐까”
“뭐 … ”
“그러니까, 공원에서 책, 이던가 그걸 읽으면서 같이 붙어다닐 사람을 찾고 있던가 아닐까 생각했어. 나랑 투안같은 여자애를”
같이 붙어다닐 사람을 찾던 미아하. 왠지 그런 이미지는 뭔가 아닌 것 같다. 미아하는 건강한 사회를 증오하고 있었다. 모두가 분위기를 읽어주고, 서로 도와주기를 밀어붙이는 세계를 증오하고 있었다. 그걸 따돌려놓고, 그래도 친구들을 찾으려고 했다는 건, 미아하의 이미지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나는 키안의 생각을 부정했다.
“틀려”
“어?”
“아마도, 틀려. 친구를 찾으려고 한 게 아냐. 분명 친구가 아니라 동지를 찾으려고 했었어”
“그거, 같은 거 아냐”
“아니. 친구와 동지는 달라. 어느 쪽도 동료이긴 하지만 … 동지란 건, 뭐랄까, 병사들의 연대감같은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나이프와 포크를 집고, 카프레제의 한 쪽을 한 입 크기로 자르기 시작했다. 키안은 잘 이해되지 않는 모양으로, 목을 기울이고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미아하는, 분명 친구가 필요했던 게 아니라, 같이 싸워줄 사람을 찾고 있던 거야. 전쟁은 혼자선 싸울 수 없으니까”
“머릿수가 많을 수록 좋다, 는 거 …”
“그럴 수밖에 없어. 거기다 소질을 갖고 있는 인간을 붙잡는 쪽이 수고가 덜 들잖아. 미아하는 분명, 같은 생각을 품고 있는 인간을, 그 등교길 공원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거야”
“그럼 우리는 미아하가 기대했던 병사는 아니었구나. 적어도 나는 그래”
아마, 그렇다고 생각한다. 미아하는, 그녀가 적이라고 가리킨 세력 속으로, 홀로 돌격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미아하가 보면, 나는 분명 탈주병같은 신세다.
만약 미히에 미아하가 우리들처럼 살아났으면, 오늘, 이 런치를 함께 하고 있었을까. 과거에 전선을 포기한 병사들에게, 관용의 미소를 떠올려줬을까.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거기서 나는, 키안이 카프레제 그릇을 지긋이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이상한 광경이었다. 마치 그릇 밑에 무언가 헤엄치고 있다는 듯이, 지긋이 시선을 잡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왜 그러니, 하고 내가 묻기 전에 키안이 입을 열었다. 카프레제 그릇에 눈을 둔 채.
키안은 그렇게 중얼거리곤, 갑자기 테이블 나이프를 잡는다. 손에 든다, 기 보다는 말그대로 “잡았다”는 표현 밖에 할 수 없는 방식. 내가 무슨 일인지 생각할 틈도 없이, 키안은 자신의 목에 그 뾰족한 끝을 찔러 넣었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기괴한 목소리가, 키안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silence>
<surprise> 놀랄 정도로 의지의 힘을 동원해서, 찔러넣은 테이블 나이프를 목 안에서 옆으로 돌리자, 쭉 당겨진 경동맥이 한꺼번에 바깥 쪽으로 잘려나갔다. 어차피 테이블 나이프니, 그만큼 자르는 맛이 예리하진 않다. 전혀 믿겨지지 않는 힘이었다. 마치 목이란 통나무에, 반까지 찔러넣은 모습이다.
광범위하게 튀어 오른 거품이, 라일락 힐즈 62층에 가게를 둔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내장을, 끈적하게 붉게 물들여 간다. 무표정하게 돌발적인 자상 행위를 낸 키안의, 목에서 분출하는 혈액의 샤워를, 물을 가져다 주러 우리들의 테이블을 찾아온 점원이 제대로 얼굴로 받고는 기절한다.
모든 게 일순간에 지나간다. 그 사이에, 나는 아연해져서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카프레제의 올리브 오일에 피가 묻어, 섞이는 일 없이 기름 안에서 퍼져 나간다.
</surpirse>
</silence>
왜냐면 그 시각, 방법은 가지각색이더라도, 세계에서 6582명의 인간이 동시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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