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ML 1.2 pt2 (03)
<part:number=02:title=A Warm Place/>
<recollection>
“저기 키안은, 어째서 미아하랑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해 … ”
주문했던 카프레제를 기다리는 동안, 라일락 힐즈 62 층의 레스토랑에서 나는 키안에게 그렇게 물었다. 갑작스러운 말에 키안은 살짝 놀란 모습이었지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조용해졌다. 나는 키안의 답을 인내심 깊게 기다렸다.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납득했는지, 가볍게 끄덕이고 입을 열었다.
“약 있잖아, 영양 차단제, 부모한테 이른 거 나야”
화가 나진 않았다. 13 년 전, 세계를 미워함으로써 이어져 있던 유치한 소녀들이 저지른 일. 자신도 저 정도로 그 일을 상대화할 수 있다. 거기에 빠져나온 키안을 질책할 마음따윈, 더더욱 없다.
“그랬구나”
“투안, 화 안 내 … ”
“우리들이 아직 「여자애」였을 때잖아. 화내고 미워하는 게 더 어려워”
나는 싱긋 웃고, 착지점이 보이지 않는 키안의 말, 그 다음을 손으로 재촉한다. 키안은 두 번 주억거리고,
“고마워”
“지금의 나에겐, 키안은 생명의 은인이란 거네”
“배신자야. 적어도, 미아하는 구하지 못했으니까”
“그건 키안이 져야 할 짐이 아냐. 나는 이 이야기의 뒤를 듣고 싶은걸”
그러자 다시 키안은 침묵했다. 정리하고 나서야 얘기할 수 있는 일을, 너무 많이 담아두고 있기 때문이겠지. 조금 지나서야, 키안은 겨우 입을 열고,
“나 말야, 도중에 그 약, 먹는 거 그만뒀어. 무서웠어. 자신이 말라가는 일이, 약해져 가는 일이 정말 진짜로 느껴져서. 어렸을 때에도, WatchMe는 인스톨 안 했지만 부모가 건강 콘설턴트랑 함께 라이프 디자인해줬잖아. 집에 메디케어가 금방 예방약같은 걸 주거나, 병이라던가 두통이라던가 그런 거 경험있는 애는 거의 없었잖아”
“그러네. 나도 그랬어”
“그러니까, 나, 몸이 살아 있어서, 변화하는 거고, 영원하다던가 영구적이라던가 그런 게 아니라, 살아있는 건 고통스럽고 아픈 일이구나 처음으로 실감했어. 이게 살아있는 거구나. 이 아픔이, 인간이 생명이란 증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갑자기 무서워졌어. 내가 목숨이란 사실이, 자신이 생명이란 사실이”
“알아, 알 것 같아”
“그러니까, 무서워서 약 그만두기로 했어. 미아하나 투안에겐 그런 거 절대로 말할 수가 없었어. 그러니까 누구한테도 말 안하고, 계속 계속 조용히 있다가, 내가 겨우 부모님한테 고백했을 땐 미아하는 이미 글렀었어”
어렴풋이, 키안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맺힌 게 보인다. 13 년간. 이걸 담아둔 채 얼마나 괴로웠을까. 아마도 세라피나 카운셀러에게 그 근처에 대한 지적을 받은 것도 한 두 번은 아니겠지.
“방금도 말했지만, 그건 키안의 잘못이 아니니까”
“응, 알아. 아니, 알고 싶어. 알고 싶은데”
“적어도, 키안에게 감사하는 인간이, 지금 여기 한사람 있어. 살아서 다행이다, 생각하는 사람이”
“고마워. 기뻐, 응”
“이 얘기, 그만둘까 … ”
나는 걱정이 되어 얘기했다. 거짓말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키안에게 감사하고 있다.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으니까 시가나 담배나 알콜로 신체를 상처 입힐 수 있다. 물론 그런 것, 키안에겐 말할 수 없지만.
“괜찮아, 얘기하게 해줘”
눈물을 닦으며, 키안은 기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스읏 하고 숨을 들이쉬고,
“나는 있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아하랑 함께 있던 건 내가 없으면 안된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야”
“안된다, 니 … ”
“나는 아마, 밸런서 역할을 맡고 싶었던 거야. 그야, 나도 그 땐 세계가 숨쉬기 힘들다고 느꼈고, 갈 곳이 없다고도 생각했어. 세계가 애정이 너무나도 넘쳐나서, 그게 우리들의 목을 서서히 조르고 있다고 생각했어. 우리들 하나하나가, 사회에서 중요한 리소스라니 장난치지 말라고, 생각했어”
“그러네. 미아하가 말했지. 리소스 의식이라니 사양이다, 스스로가 무가치함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하지만, 그러니까 죽어버리자라던가 누군갈 죽여버리잖아라던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어. 거기까지 집착하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봤을 때 미아하는 달랐어. 무척 아슬아슬한 곳에 서있는 것처럼 보였어”
“그러니까, 스스로 밸런스를 맞추려고 … ”
“응. 내가 있어서, 내가 미아하를 멈추게 하자, 그렇게 생각했어. 내가 미아하의 이야기에 응응 끄덕이거나, 동의를 하거나 하면, 미아하의 기분이 풀릴 거라고 생각했어. 한심한 얘기네, 결국 난 그저 겁쟁이에다가, 미아하는 죽어버렸으니까”
이 여성이 13년간 품고 있던 고통의 단말을, 나는 처음으로 접한 기분이 들었다. 키안이 이 정도의 짐을 등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방금 전 “알 것 같다”따위 말은 말도 안되는 합리화다. 키안의 고통은 너무나 심하고, 깊어서, 이 여성은 10년 이상 계속 자기 혼자 짐을 져왔다.
미아하의 금붕어 똥이라니, 그건 말도 안되는 오해였다. 그 때 그 장소에 있던 소녀는, 아마 미아하보다도, 물론 나 따위보다도 훨씬 더 강하고, 고상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고독한 장소에 서있었다. 자기 혼자서.
레이카도우 키안은, 그 때 틀림없이 “어른”이었다.
“키안은, 강하구나”
나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키안에게 표하는 나 나름의 상찬, 그리고 감사의 말이라 생각했다.
“아냐, 강하다던가 그런 거 아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겁쟁이야”
키안이 그리 말하자, 라일락 힐즈 62층에서 본 토쿄의 랜드 스케이프를 배경으로, 웨이터가 하얀 그릇 위에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조각을 얹어 가져오는 모습이 보였다.
“카프레제, 왔네”
하고 키안 말하곤,
“이렇게 식사하는 거, 오랜만이네”
</recollection>
참례자들이 보는 가운데, 키안의 하얀 관이 닫힌다.
많은 가족이 그걸 택하듯, 관색은 죽은 이에게 부드러운 엷은 핑크색이다.
마치 사람이 영원히 살아가는 일이 상식이 되서, 그것을 갑자기 빼앗겼다는 부조리함을, 밝고 부드러운 색으로 감싸 숨기려는 것처럼 보인다. 참례자도 참례자로, 라이트 옐로우나 에메랄드 그린의 상복이 눈에 띈다.
그리고 키안의 차가워진 신체는, 근처의 분해 센터에 영구차로 옮겨진다. 가족이 붙은 차가 커뮤니티 센터에서 멀어지는 것을, 나는 바라보았다. “공장”에는 같이 갈 마음이 들지 않았다. 친구가 분해되는 걸 계속 기다리는 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게다가 나에겐 시간이 없다. 세라피에 붙잡히기 전에, 키안이 죽게 된 그 사건의 원인을 찾아내야만 한다.
공장, 용해소, 분해센터.
핵전쟁 방사능으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만연했던 시대의 유물.
유체를 단백질 분해 용액에 분해해서, 용액에 적절한 처리를 하고, 감염물의 숙주로는 무해화하는 사체 가공장. 혼란한 시대의 기억. 그건 반 세기 이상 지난 지금에도 살아있어서, 사자를 장송하는 관례 안에 남아있다.
그러니까 유체의 뇌를 분해해서 메디몰<!— 醫療分子 —>로 정밀한 분석을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돌연변이의 역병이 미쳐 날뛰던 「더 메일스트롬」의 시대, 유체는 무엇보다도 먼저 처분해야만 할 감염원이었다. 유체는 새로운 감염을 가져왔으며, 겉만 소각해서는 불충분하기까지 했다. 그 때 관습과 그걸 지탱했던 감정은 아직 살아남아서, 현재에도 유체는 간단하고 빠른 해부 소견만 남고, 백골은 단백질로 흐뜨러지도록 되어 있다.
화상 소견은 물론 가능하지만, 나노 단위의 변이를 찾아내는 일은 의료분자에 의한 시간이 걸린 해부 없이는 전혀 있을 수 없다.
<sentiment>
“잘 가, 그리고, 고마워, 키안”
주차장에서 장례식 바깥에 나가기 전 영구차를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키안이 대답이라도 해주듯, 바람이 불어와 내 얼굴을 씼는다. 조금, 눈물이 나오려 했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는 난 계속 바라보았다. 나의 목숨을 구해준, 그리고 우리들을 계속 신경 써 준, 미아하를 구하지 못한 일에 계속 후회하고 있던, 나의 친구.
미아하에겐 “동지”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레이카도우 키안은 친구였다.
우리들 중, 가장 용기있고, 가장 어른이었던 여자애.
</sentiment>
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차에 타서 장례식장을 뒤로 하며, 사에키 케이타가 일 하고 있는 대학으로 향한다. 키리에 누아자, 즉 내 아버지가 바그다드에 넘어간 한 편, 사에키 케이타는 대학에 남아서 자신의 연구를 계속했다.
즉, 거긴 아버지의 연구실이 있던 학교다.
나는 대학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에서 교내 입구에 설치된 SearchYou의 표면에 접했다. 그야말로 대학의 SearchYou다운 화강암 대에, 사에키 케이타를 찾고 있다고 고했다. 「검색 중」의 문자가 나오곤 사에키가 발하는 WatchMe 신호를 찾기 시작해, 마침내 연구실과 거기까지 가는 지도가 표시면에 톡 튀어나왔다. 표시면에 닿은 자신의 오그에 지도를 받아 내리고선, 나선 감찰관의 붉은 제복이 학생의 주목을 받는 일따윈 신경쓰지 않고, 시야에 떠오르는 화살표에 따라 목적지로 향한다.
핑크빛 잎이 무성한 상엽수의 가로수길을 지나자, 거기가 목적지인 교사였다. 문에 대고 신분 증명을 끝내고서, 연구실로 향한다.
“기다렸네. 들어오게”
하고 문 쪽에서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SearchYou로 장소를 검색했을 때, 검색“된” 쪽도 주어지는 당연한 권리로, 교수를 키리에 투안이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문을 넘어 어지러진 연구실에 들어갔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산만하네요”
안에는 프린트 아웃된 논문이나 자료의 산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사에키 교수의 취미인 데드 미디어의 잔해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검고 사각형인 얇은 판이 과거에 플로피 디스크란 불렸던 거야, 메모리 셀같은 거란다, 하고 어릴 때 여길 찾아왔을 때 보여준 적 있다.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이름은커녕 기능조차 상상하기 어렵다.
“잘도 정리를 안 하고 계시군요. 발 디딜 틈도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일부러 징검다리를 건너는 듯한 과장된 몸짓으로, 안에 있는 사에키 교수 곁까지 왔다. 교수는 쓸 데 없는 잔소리다, 하고 투덜거렸다.
“정리할 필요가 있겠나. 오그와 ThingList의 위치정보가 어딘에 뭐가 있는지 알려주는데”
하고 자귀나무같은 머리가 부수수한 교수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반론한다.
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하고 고개를 가로젓고는
“정신위생의 문제에요”
“연구자는 필요를 문제로 하네. ThingList에 로케이션 속성이 있으니, 어디에 뭐가 있는지 따위 기억할 필요가 없고, 오그가 화살표로 가르쳐주니 언제라도 꺼낼 수 있잖나. 자기 방과 거기에 있는 물품엔 메타 데이터가 붙여져 있으니까”
“ThingList는 사람을 글러 먹게 만드는군요”
“기억의 외부화, 라고 불러줬으면 하네만. ThingList 안에 NeedList를 작성해두면, 방을 나갈 때 잊어버린 물건을 알려준다네”
“일 때문에, 오프라인 환경일 때가 많은지라”
“논문 있으니까. 그, 3년 전에 체코인 수학자가 내놓은 프린트 아웃”
하고 사에키가 방 어디라고도 말하지 않아도, 지성천장에서 마치 고무같은 핑크 빛 팔이 물컹하고 내려와서, 10 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까지 이동해서는 그 밑에 쌓여 있는 종이 뭉치에서 손가락으로 잘도 수습해서 몇 장 프린트 아웃을 꺼내어, 내 앞에까지 가져다 주었다. 이 실내에 있어야 할 물건 — 종이 한 장까지 — 에는 위치 정보나 다양한 속성이 붙어있어서, 한 순간에 빼내어 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학 서버에는 교수의 방의 상태에 관한 완벽한 복제가 리얼 타임으로 기록되고 있단 얘기다. 이걸론 인간이 타락할 만도 하다.
내가 사에키 케이타 교수 곁에 서자, 마루에서 자연스럽게 젤리 의자가 나왔다.
“물이라도, 마시겠나”
“카페인은 두지 않으셨습니까”
“대학, 아니 학생들 자치 어쩌구가 시끄러워서. 젊은 녀석들은 잘도 자기를 다스리는 법이야”
“그런 사회를 바란 건, 교수님 세대잖아요”
“말도 마, 말도 마. 여기까지 극단적인 건강사회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네. 어이, 물 두 컵 가져와”
다시 천장에서 내려온 손이, 컵에 물을 따라 우리들 앞까지 가져왔다.
“안 쪽에서, 사회가 그렇게 있으라고 요청하는 안 쪽의 규범에 견디지 못하는 젊은 녀석도 많이 있어요. 그걸 말한다면 어른도 그러니까요”
“생산, 소비. 그런 순환과 안정을 가져다주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리소스인 자기를 파괴하는 일은, 무엇보다 기피해야 할 태도다. 그렇게 되기 전에 주위의 인간이 징후를 찾아내, 중 세라피에 들게 한다. 아주 신경써주시는 사회구만”
“슬슬 한계가 아닐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과잉하게 자비롭게 굴어야만 하는 사회는”
“덕분에 모두, 건강하고 소란 없는 사회를 손에 넣었네. 생부 사회의 자살율의 지수적인 상승은 확실히 불안요소지만, 언젠가 약물이나 혁신적인 세라피 발견과 법칙화로 제어 가능하리라 생각하는 인간도 많아”
“교수님도 기운이 넘쳐 보이시군요”
“기운 넘치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어. 병 그 자체가 거의 없어졌으니까. 관용어구는 싫네, 실질성을 잃어버린 관용어구는”
감기.
편두통.
각종 감염증.
대체 얼마나 아파야만, 나는 나이며 여기에 아픔을 느끼는 자로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만족할 수 있을까.
고통을 느꼈을 때, 키안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이 살아간다는 사실에, 신경계를 갖는 틀림없는 생물이란 사실에 두려워했다.
하지만, 노인이 되면 조금 사정이 다르다. 싫다 해도 수명이 죽이러 오니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도 삶과 죽음을 실감할 수밖에 없으며, WatchMe와 메디케어가 따라갈 수 없는 결점도 나온다.
“노인은 노쇠든 뭐든, 건강 상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없잖아요”
“말솜씨 좋군. 뭐, WatchMe도 메디케어도 늙는 것엔 만능이라 할 수 없지, 그건 인정하네. 하지만, 우리들이 생각한 조그만 녀석은, 꽤나 잘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병이 없어진 그 사회가, 나와 미아하와 키안을 묶어주었다.
아픔을 달라고, 묶어주었다.
날 신경쓰지마, 나는 무가치하다고 증명케 해줘.
물론, 우리들은 가치가 있으며, 부모는, 학교는, 공동체는, 사회는 내버려두지 않았지만.
“병이 없어졌다고 해도, 사람들은 건강에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지만요”
교수는 내 책임이 아니네, 하듯 어깨를 으쓱했다. 꽤나 과장된 리액션이지만, 85세인데도 꽤나 기운이 넘친다.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라도 우리들은 암이나 바이러스 제압돼.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어”
“「더 메일스트롬」에서 반 세기는 지났어요”
“그 때 심한 일을 당한 녀석들 — 나도 그렇다만 — 은 생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네. 평의원 놈들이나 커미셔너는 70, 80이 현역이잖나. 그 혼란과 거기에 계속되는 핵전쟁은, 어떤 의미로 이 지구를 우주 공간으로 만들어버렸어. 우주 공간에선, 우주복이 없으면 금방 죽어버리네. 혹은 우주 스테이션에 있어야 하거나. 그런 것과 같이, 핵전쟁과 그에 의해 뿌려진 방사능은, WatchMe에 의한 항상적 체내 감시와 메디케어에 의한 항시 의료 없이 인류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해버렸어. 어려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삼엄한 갑옷이 필요한 걸세”
“해서, 방사능이 없어졌어도, 그 공포는 남았다”
“사회적 결합의 기인한 합의도 크다만. 국가적으로 암 박멸이나 금연을 대대적으로 시작한 게 나치 독일이란 걸 알고 있나”
학교에서 아주 잠깐, 20세기 중반의 역사에 접한 느낌이 들었다.
학기 말에는 「더 메일스트롬」이 잡고 있기에, 역사의 수업에서는 서글픈 유대인들의 운명은 아무래도 좋기 때문이다. 이렇게 역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학기내 물량적 한계 때문에, 많은 역사가 점점 압축되어 간다.
천 년 후의 역사 수업을 상상해봐, 하고 미아하가 말했던 걸 떠올린다.
우리들 따윈 일 분이나 다뤄지면 다행. 이만큼 아무것도 없는 시대는 넘겨버려도 어쩔 수 없어. 역사가 무한하게 늘어나고, 우리들의 시간은 요약되고, 더 요약되서, 마침내 압축되어 사라져버려.
유대인 대학살은, 아직 어떻게든 수업 배분에서 2분 정도는 갖고 있다.
“유대인을 학살한 녀석들이군요”
“「녀석들」이 아냐, 국가야. 시민과 투표와 대의제가 낳은 민주적 제도의 산물이다. 그렇게 태어난 나치만큼, 인간의 생활이란 걸 세부까지 분류해 관리하려고 한 체제는, 그때까지 없었지. 암환자 등록소란 걸 만들어서, 암에 고통받는 인간을 파악하여, 분류하고,검사해서 나치는 인류 사상 최초로 암을 조직적으로 박멸하려고 했다네”
“파시즘, 이라고 하던가요, 그 나치 정권하의 독일 정치체제는”
“그래. 그 의미에서 현재 이 사회의 선조님들은 나치 정권하의 건강 정책이다. 뚱뚱해진 비만을 표하는 일본어가 이 반세기 사이에 사라져 버린 사실을 알고 있나”
“네, 왠지 알고 있습니다”
나는 쓰게 웃었다. 미히에 미아하 만만세.
“나치 정권 하에서는, 불구라 불렸던 자가 신체 장해자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돌은 놈들 수용소는 정신병원이다. 신체에 관한 말이 여러가지로 바뀌었지”
“돌은 놈이란 뭔가요”
“중 세라피나 고레벨 카운셀링이 필요한 상태의, 심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되네. 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국가적으로 흡연 습관을 박멸하려고 한 건 나치가 최초다. 1939년에는 독일 정권에 알콜 담배 대책국이 설치되었네. 1941년에는 히틀러가 신경 써서 예나 대학 내에 담배 해독 연구소가 설립되었다”
“그걸 들으면, 나치는 여러가지 좋은 일을 했구나 하고 들립니다만”
나는 비아냥거렸다. 정말 그만큼 내놓으면, 나치 사회는 우리의 자애와 배려로 넘치는 사회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리고 나에겐 달갑지 않았다. 이 녀석들이 담배에 대한 혐오감의 선조라니.
“어떤 의미에선, 그렇네. 바로 그 녀석들이 20세기를 시작한 이래로, 인종학살을 행했다고 해도. 일에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단 걸세. 결벽증도 도를 넘으면 민족의 순혈이 어쩌니 내놓는단 얘기. 담배는 만병의 근원이며, 국민이란 국가의 자산을 고갈시킨다. 지금 말하는 리소스 의식이란 녀석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곤,
“이 사회는, 나치 독일의 세계판이라는 건가요”
“어떤 의미에선 그래. 어떤 의미에선 달라. 나치 때는, 이 도를 넘은 결벽증의 깃발을 휘두른 건 정부와 과학자 녀석들이었다. 지금, 이 생부 사회에서 건강의 깃발을 흔들고 있는 건, 그 구성원 전체, 세계의 인간들이다. 나치 독일마저도, 전장의 병사들에게 금연을 철저하게 하는 일은 실패했다. 그러긴커녕, 병사는 담배가 없으면 전장에서 해낼 수 없었다. 특히 동부전선같이 심각한 장소에선”
“알죠. 네, 아주 잘 압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로 말하자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전장에 들러붙어서 출장을 다니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에티엔느는, 우리들이 거래해서 얻은 물건으로 즐기던 녀석들은, 지금 쯤 어찌하고 있을까. 일순간, 나는 사하라의 해바라기와 파란 하늘, 푸른 터번의 켈 타마셰크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에는 담배가 세계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말았네. 아프리카 일부나 중앙 아시아의 분쟁지역에서는 이 습관을 때때로 즐긴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거의 모든 생부의 합의원이 담배나 술따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네. 마약이 되면 말할 필요도 없고. 애초에 마약이 금지된 이유를 알고 있나”
“글쎄요”
“미국 개척 시대다. 대륙에서 데려온 흑인 노예나, 중국인들로 시작하는 아시아 노동자는, 가끔 코카 잎 따위의 마약계 식물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 일을 했네. 여기서 달갑지 않아했던 게 그런 걸 즐기지 않는 백인 노동자 녀석들이다. 마약을 모럴 면에서 금지함으로써, 노동시장에 대한 「열등인종」의 노동우위를 빼앗으려고 했네”
“그저, 마약은 인간을 글러 먹게 하니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진실이긴 하네. 하지만, 진실의 일면일 뿐이지”
하고, 교수는 의자의 등을 맡기고는,
“애초에, 이런 건강에 시끄러운 사회가 되도 어쩔 수 없는 이유를, 우리들 세대는 체험했으니까. 투안 쨩도, 「더 메일스트롬」에 대해선 학교에서 싫을 정도로 배웠을 테니”
그래, 연말에 하는 「더 메일스트롬」부분은, 역사 레슨 중에서도 분량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상당히 헤비한 부류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미아하는 역사 수업에 가장 열심이었던 듯하다. 「더 메일스트롬」은 미아하가 특히 좋아했던 부분인 듯 하다.
한 편 나는 역사 수업은 거의 관심이 없었다. 미아하가 알려준 옛날이야기는 열심히 가슴을 두근거렸으면서.
저기, 알고있니 투안.
그 때, 북미 대륙에서만 일천만 명의 인간이 목숨을 잃었대 …
“텍스트 만드는 녀석들은, 「더 메일스트롬」에 원한이 잔뜩 있는 연배다”
사에키 교수는 계속해서,
“아메리카란 당시엔 세계 제일 강력하며, 덕을 보고 있던 국가 구석구석을, 누구도 일어나리라 생각치 않았던 대폭동이 덮치고 말았네. 히스패닉, 코리안, 아프리칸 … 민족 학살이 횡행했어. 모두가 모두를, 학살하기 위한 기관을 생득적으로 갖고 있던 것처럼 정력적으로 학살했지. 그 나라에선 서로 민족이 죽여댔지. 그 대혼란은 많은 국가에 파급되어, 핵탄두는 유출되지 그 핵탄두를 사용한 핵테러가 빈발하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세계였어. 지금 자애 넘치는 사회는 그 반동이다. 누구나가 조금씩 숨쉬기 괴로울 지 모르지만, 「더 메일스트롬」같은 대혼란보다는 훨씬 나아. 누구나 목숨은 아까운 법이고, 일부 관료 녀석들이 권력을 쥐던 시절보다야, 지금 쪽이 훨씬 멀쩡해”
“지금은 인류 전원이 서로를 길들이는, 그런 사회지만요”
“그렇게까지 말하지 말게. 결국, 인간은 극단적인 일을 경험해버리면, 적당한 정도의 행동을 할 수가 없네. 반동으로 멋대로 반대 방향으로 침을 움직여 버려. 지금의 생명주의 사회는, 그 결과다. 지갑을 쓸 수 없으면, 저금통은 필요없는데 … 투안 쨩은, 저금통은 알고 있나”
나는 웃음을 참으려고 해서, 읏흠하고 기침을 흘려버린다. 교수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무슨 일인가”
“아뇨, 그 말, 예전에 친구로부터 들은 적 있습니다. 그걸 생각해내서”
“어떤 말 … ”
“지갑을 쓸 수 없으면, 저금통은 필요없는데”
“호오, 그런가”
하고 교수는 잘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뭐, 별로 격언을 들으러 온 게 아닐 테지, 투안 쨩. 뭐에 대해 알고 싶나. WHO의 관료가 알고 싶은 정보다, 꽤나 대단한 안건이겠지”
“미히에 미아하”
일순, 사에키 교수의 눈동자에 경계와 같은 빛이 떠올리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는다. 교수는 입술에 손을 대고, 생각하는 몸짓을 취하곤
“흠, 내가 유체를 이어받았네. 누아자를 위해. 대리인으로서”
“아버지는 어딨습니까”
“글쎄, 저쪽도 이쪽도, 꽤나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
나는 교수의 경계라인에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갑자기 핵심을 찌르며,
“아버지가 미히에 미아하를 넘겨받아서 갔군요, 바그다드에”
이것 참, 하는 모양새로 사에키 교수는 손을 젓는다. 이 노인은 아무래도 수비가 단단하다.
“아버지는 어디입니까, 바그다그 아닙니까”
사에키 교수는 짜증난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면서
“바그다드가 아니면 모르네. SearchYou의 월드판으로 검색하면 되겠지”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아버지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를 본다.
“무슨 의미인가”
“검색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생부의 사망 기록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WatchMe의 로케이션 통지를 오프로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것치곤 계속 걸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바깥쪽 구멍을 막아두면 언젠가는 교수도 체념할 것인가. 아마도 아버지에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비밀로 해달라고 들었겠지. 그렇기에 미아하의 모친에게 이런 귀찮은 연락 방법을 강요했을 테다.
사에키 교수는 고개를 절래절래 하면서, 곤란하단 표정으로
“흠 … 어찌된 일인지 — 애초에, 어째서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고 싶은가”
“아버지가 아니라, 정말로 알고 싶은 건 미히에 미아하가 어떻게 되었는지 입니다. 어제 대량 자살사건, 알고 계시죠”
“세계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6천명 이상 일제히 자살하려고 한, 그 사건을 모르는 인간이 어딨나”
“저는, 13년 전에 죽었을 미히에 미아하가, 지금에 와서 이 사건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에키 케이타는 침묵했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과거의 친구의 딸이 무엇에 얽혀있는지, 겨우 이해했는지 진지한 눈매가 되어,
“그러 거라면, 바그다드에서 누아자의 연구 조수를 하고 있던 여성에게 찾아가면 될 걸세. 가브리엘 에딘이다. SEC 뇌 과학 콘소시움의 바그다드 연구소에 있네. 누아자와 가브리엘은, 거기서 함께 연구했으니”
“뭘 … ”
“거기까지 물어볼 필요가 있겠나”
사에키 교수가 당황한 표정을 보인다. 그러나 나는 집요하게 추궁한다.
“그걸 판단하는 건 접니다. 필요하면, 일본 경찰로부터 영장을 받아오겠습니다만”
교수는 아연해져서 입을 살짝 열고서, 나의 얼굴을 떡하니 바라보았다. 겉멋으로 많은 분쟁지대나 구태의연한 국가 정부에서 네고시에이션을 해온 게 아니다. 어떤 괴짜라도, 상아의 탑에 틀어박혀있던 과학자따위에게 세치 혀로는 지지 않는다.
“이건 또 꽤, 거칠어지셨군, 그 누아자의 따님이”
“직업병입니다. 이 병에는, 더 심한 증상도 있습니다만 보고 싶습니까 …”
“됐네. 이 이상 나를 무섭게 하지 말게”
한숨 섞어 중얼거리는 교수는, 데스크 표면에 커맨드 패드를 불러내, 어디선가 무언가 데이터를 다운로드한다. 교수가 데스크를 가리키기에, 나는 표면에 접해 그 데이터를 받았다.
착실한 과학 논문이, 오그 상으로 고속으로 스크롤 해간다. 심각하진 않지만 감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뭣보다 나는 시간이 없다. 이런 걸 여유롭게 읽을 때가 아니다.
“이걸 보여줘도 곤란합니다만”
“그렇겠지, 알고 있었네”
“저기 말이죠”
“농담일세, 어느 정도는. 자 그럼 요약하자면, 이건 인간의 의지에 관한 논문이다. 러시아의 학자가 발표했던, 의지의 존재방식에 대한 새로운 모델로, 실제로 이걸 기반으로 한 심리 시뮬레이션은 꽤나 높은 수준에서 인간의 의지를 모방할 수 있네”
하고 교수가 논문의 어떤 부분에 삽입된 입체 화상을 불러 낸다. 내 눈 앞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뇌의 그래픽이 떠올라, 그 매우 좁은 영역이 점멸한다. 이건 뭡니까 하고 내가 묻자, 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거, 랄까, 이곳이군. 중뇌의 일부로, 뇌핵이니 측뇌니 하는 부분이다.
여긴 인간의 보상계를 제어하는 뇌의 영역이네.
대충 말하면, 여기에서 보상이란, 인간의 각종 행동이나 선택에 동기를 부여하는, 상이다. 많은 경우, 그건 쾌락이거나 정신적 충족이거나 하는 걸 내려주지 — 섹스하면 기분 좋겠지, 무척 단순하고 극단적인 예로는 그런 게 된다.
실은 이 설명은 미묘하게 틀렸지만, 뭐 이걸로도 좋겠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선택을 반복해서 행동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하는 영역, 이란 의미다. 그리고 인간은, 그 보상계에 의해 동기를 받아 다양한 「욕구」의 모듈이, 경쟁하여 선택하도록 조정을 행함으로 최종적으로 내리는 결단을, 「의지」라고 부르네.
이해했나, 하듯 교수가 내 얼굴을 훔쳐보자, 계속해주십시오 하고 나는 다음을 재촉했다.
그렇군, 회의를 상정해보자고 교수는 계속한다.
오그의 세션이든 리얼한 집단이든 상관치 않네.
여러 인간이 저걸 하고 싶다 이걸 하고 싶다 각각 바라는 걸 주장하고, 마무리 짓고 조정해서, 결론을 낸다.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 「욕구의 모듈」이란 게, 그 회의에 참가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네.
그리고, 인간의 의지란 상식적으로 생각할 법한 하나의 통합된 존재, 이거라고 결단을 내리는 하나의 혼, 그러니까 영혼이라던가 그런 유사물이 아니라, 그렇게 기탄 없이 논쟁을 반복하는 전체, 프로세스, 그러니까 회의 그 자체를 가리킨다네. 인간이란, 자신이 본래는 따로따로 놀고 있는 단편의 집합이란 걸 금방 잊어버리곤, “나”라고 하나의 흡사 개체이기라도 하듯 우겨대는, 잘난 생명체일세.
“그래서, 이 논문은 그걸 모델화한 거군요”
교수는 논문 표시를 떨어뜨리면서, 데스크에 팔을 걸치며 끄덕이곤,
“그렇다. 이걸 읽은 누아자는, 그 욕구에 주어지는 보상계의 제요소를 건드려서, 인간의 의지를 제어 가능하다는 데까지 나아갔지”
의지의 제어.
나는 왠지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 이만큼 불쾌하고 엉뚱한 걸, 쓱,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게 과학의 매력일지도 모른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면서.
“욕구는 보상과 단단히 엮여있네. 어떤 욕구에 대해 주어지는 뇌 내의 보상이 적어질 수록, 그 욕구의 에이전트 자체가 의욕을 잃고, 아까 비유한 「뇌내 회의」애서 이니셔티브를 얻기 어려워지겠지. 인간의 결단도 자연스럽게 변할 걸세. 그렇게 다양한 보상의 레벨을 세세하게 제어함으로써, 인간의 의지가 변화해 간다. 모델은 이미 있네. 보상계에 관한 뇌 맵은 이미 이 논문에 들어가 있어. 문제는, 그걸 실현하기 위한 의료분자의 개발이다. 중핵에 어떻게 병대를 보낼 것인가”
나에겐 탁하고 왔다.
뇌를 건드리려면 어떻게 해도 넘어야만 하는 벽이 하나 있다.
“뇌혈액관문 말이군요”
“그것도 있지. 그건 문제의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여하간, 이런 게 누아자가 바그다드에 넘어갈 때까지 하던 연구 내용이다”
인간의 욕망을 제어한다.
인간의 의지를 제어한다.
인간의 따로따로 노는 파편으로 된 혼을 그러모아, 퍼즐을 만들듯이 붙여간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 완벽한 인간이 되리라.
미아하같은 인간이 아니다. 나같은 인간이 아니다.
내가 무가치하단 사실을 증명하게 해줘, 하고 미아하는 외쳤다. 하지만 제어된 의식의 인간이 생겨날 새벽에는, 그런 걸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모든 인간이 완벽히 하모니를 그리는 세계.
완벽한 인간의 완벽한 운영에 의한 완벽한 사회.
그 단서를 이 집중 의료사회는 잡아냈다. 앞으로 필요한 건 그걸 실현하기 위한 툴이다. 아버지는 그걸 찾기 위해, 나와 어머니를 일본에 두고서 바그다드로 떠났다. 사람의 혼에 잘 드는 예리한 메스를 갈기 위해.
“투안 쨩에겐 미안하지만, 사람의 혼을 건든다, 이건 매력적인 연구다”
사에키 교수는 얼굴을 흔들면서, 미안하다는 듯 내 눈을 피한다. 같은 과학자로서, 아버지가 우리들에게 범한 죄를, 어느 정도는 자신의 죄로 보고 있겠지. 교수는 핑크빛 가로수 길에 시선을 피하며,
“그에 관한 조금이라도 그럴싸한 아이디어가 내려오면, 거기에 손을 내민다는 추한 이야기다. 그 녀석이 투안 쨩과 네 어미에게 한 걸 긍정할 맘은 없지만, 그래도 과학자의 일이란 건, 나에겐 이해가 되어버리거든. 그녀석이 투안쨩과 어머니를 두고서 바그다드에 가버린 이유가”
“네, 교수님이 말하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교수는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버지의 죄는, 아버지 자신의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나도 교수로부터 눈을 피해, 상에 굴러다니는 다양한 “플로피 디스크”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노란 색에 시선을 둔다. 표면에 라벨이 붙어 있어서, 어린이 용의 일러스트같은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당시의 게임이나 무엇이겠지.
“인간도 언젠가, 저런 식으로 될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교수가 그렇게 말하기에, 나는 의미가 모르겠다는 이상한 표정을 보였다.
시대와 함께 사라지는 매체, 데드 미디어 말이다 하고 사에키는 말했다.
봐, 있잖아, 인간이 의식을 디지털화하는 데 성공해서 컴퓨터니 네트워크니로 거주지를 옮긴 SF가. 그렇게 되면 인간의 육체따윈, 혼에게 있어서 골동품인 데드 미디어에 지나지 않아. 언젠가 인간이 정신을 디지털 공간에 이행한다면, 가상의 내 연구실에서, 플로피나 자기 테이프나 플래시 메모리 사이에 혼 없는 인간이 굴러다니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진화한 의식을 지닌 인류”가 태어난다면.
그럴까요, 하고 나는 말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정신은, 육체를 살아남게 하기 위한 단순한 기능이며 수단에 지나지 않을지도 하고. 육체 편에서 보다 생존에 적합한 정신을 찾아서, 번갈아 끼울 수 있는 세계가 온다면, 반대로 정신, 마음 쪽이 데드 미디어가 되지 않겠습니까.
교수는 허를 찔린 듯 잠시 무표정한 채로 있다가, 마침내 호쾌하게 하하하하고 웃었다.
“확실히. 일견 심하게 레디컬하게 들리지만, 실제로 진화 쪽에서 보면 그게 맞지. 아무래도 「성스러운 유일한 혼」이란 고전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건 나였나 보네”
“문제는, 의지를 제어해서 변화시키는 기술을 발견했다고 해서, 무엇을 하고 싶냔 겁니다”
하지 교수는 이것 참, 하듯 고개를 젓고
“투안 쨩, 아마, 아마 말이다, 과학자란 녀석들은 그런 목적을 갖고 연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뭘 하고 싶다 따위 생각은 하지 않아. 거기에 산이 있으니까 같은 거네. 거기에 과학적 관심이니 문제니 하는 게 있으니까, 연구하는 걸세”
나는 일어서서 방의 문 쪽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프린트 아웃과 데드 미디어의 산을 곧바로 넘어가면서. 그리고 방 문 앞에서 서서, 뒤돌아보지 않고 등 너머의 교수에게 전한다.
“교수님, 제가 찾는 건 미히에 미아하입니다. 아버지는,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구실 방문을 뒤로 하며 핵심에 가까워졌다, 확실히 찔러들어갔다란 실감을 나는 맛보고 있다. 이 길은 틀리지 않았다.
<list:item>
<i:미히에 미아하>
<i:아버지>
<i:의식의 조작>
</list>
오그에 화살표로 가리킬 필요도 없다.
각하는,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수석 감찰관 각하는, 내가 단독으로 행동해서 일본 경찰은커녕 나선 감찰국에도 정보를 피드백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각하는 나의 HeadPhone에 주의 깊게 온갖 욕설을 빼낸 말투로 부드럽게 비난을 던져온다.
괜찮습니다, 수사는 확실히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실을 나는 대답했지만, 사실로 각하는,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수석 감찰관 각하는, 그 성과의 디테일을 집요하게 물어 온다. 그 질책의 집요함은, 마치 이쪽이 금방 “프라이빗”따위의 음란한 단어를 입에 올려 그걸 이유로 처분하고 싶어하려는 듯하다. 물론, 그건 내 맘대로의 상상이고, 수석 감찰관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색을 띠기 시작했던 걸 몰랐지만.
나는 짜증난 채 지면을 바라보며, 네, 네, 아뇨 그런 사항은 절대로, 따위의 적당한 대답을 하고, 핑크빛 가로수가 늘어선 새하얀 포장의 가로수길을 걸으며, 대학의 주차장으로 향한다.
“바그다드로 갑니다”
“뭐라고 했습니까”
목소리가 거칠어지지는 않았지만, 오스카는 확실히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왔다. 그래봐야, 고작해야 “어째서 바그다드입니까”란 질문을 하는 게 전부. 나는 나대로 “단서가 거기 있습니다”하고 신경을 거스르는 듯한 애매한 답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고 서로 답변의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는 게 공통점이네요, 하고 덧붙인다.그것이 더욱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수석 감찰관 각하의 신경을 건드렸는지,
“언제까지나, 니제르 카드로 아무거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마침내 각하가,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수석 감찰관 각하가 본심을 토했기에, 나는 담담하게, 네, 될 수 있는 한 그 카드를 다 쓰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우리들은 각각 톡하고 시침을 떨며 에이리어스<!— 代理 —>그래픽을 눈에 두면서, 현실에선 눈 앞에 없는 상대와 대학의 주차장에서 조용한 말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체내 수화로 대화하는 인간이 방 밖에서 고개를 숙인 채 적당히 걷는 건, 통화하면서 보행하려면 대부분의 인간은 발치에 부주의해져서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당연한 풍경이니 누구도 신경쓰지 않지만, 백년 전에 타임리프했던 때의 여행자가 있다면, 이 세계의 인간은 지긋이 발치만 보며 혼잣말을 하며 걷는, 요 세라피 대상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응, 미안, 미아하.
거기서 나는 갑자기 떠올랐다. 그 때, 키안은 지긋이 카프레제의 그릇을 보고 있었다. 내가 본 자살자의 오그 아카이브에서는, 자살할 때는 아주 부드럽게 시간이 흘러갔다. 갑자기 생각나, 주변에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끊는다.
마치 내성하는 듯이 고개를 숙인 건, 기억하는 한 키안 뿐이었다.
지금 내가 지면을 바라보면서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숫석 감찰관과 이야기하듯 고개를 숙인 사람은, 레이카도우 키안 그 사람뿐이다.
“수석, 다음은 PassengerBird안에서 듣겠습니다. 지금 중요한 일이 생각났기에”
이번에야 말로 완전히 신경이 끊어진 오스카 슈타우펜베르크 수석 감찰관 각하가 소리 지르기 전에 나는 통화를 끊고, 이 사건에 관한 나선 감찰관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이용해, 레이카도우 키안의 통화기록을 불러낸다.
<silence>
키안이 죽은 날. 13시 16분.
죽기 직전.
고개를 숙인 그 때.
<fear>
내 척추가 얼어붙었다. 그 때, 키안은 눈 앞에 나 이외의 인간과, 폰<!— 通話—>링크로 이어져 있었다.
전화상대가 누구인지, 상상할 필요도 없다. 키안은 그 이름을 입에 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건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는 게 무서웠다.
죽은 자가, 죽은 자라고만 생각했던 인간이, 죽기 직전에 전화를 걸어오다니. 나의 시야에서, 바로 하루 전 13시 16분의 통화기록이 점멸하고 있다. 죽은 자로부터 전언이 나에게 재생하라, 귀를 기울이라 재촉하듯이, 조용히, 그러나 괴롭게 점멸하고 있다.
</fear>
나는 떨리는 손끝을, 통화 리스트의 점멸하는 항목에 가져다 댔다.
로그<!— 音聲記錄 —>가 열린다.
</silence>
<log:phonelink:id=4ids8094bnuj8hjndf6>
키안, 들리지.
오랜만이네.
오늘은 키안에게 선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13년 만에 연락할 맘이 났어.
선이란 뭐라고 생각해.
곤란한 사람을 돕는다던가, 사이좋게 지낸다던가, 누군가를 상처입히지 않는다던가, 그런 게 아니야. 확실히 그것도 있지만, 그런 건 어디까지나 “선”의 자잘한 디테일. 좋은 것, 선이란, 파고들면 “어떤 무언가인 가치관을 지속시키기”위한 의지야.
그래, 지속. 가족이 계속되는 일, 행복이 계속되는 일, 평화가 계속되는 일. 내용은 뭐라도 좋아. 사람이 믿는 무언가가 앞으로도 계속되도록, 그 무언가를 믿는 것, 그것이 “선”의 본질이야.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건 없어. 그렇지.
그렇기에 “선”은 끊임없이 의식되고, 앞으로 앞으로 가지를 내밀지 않으면 안되었어. 선은 의식해서 지속할 필요가 있는 거야. 그렇다기보다, 의식해서 무언가를 신뢰하고 지속하는 일 그 자체를 선이라고 부른단다. 선의 존재 방식은 여러가지이지만.
하지만 인간의 몸은 그런 식으로 되어있지 않지. 인간은 성장해. 인간은 늙어. 인간은 병에 걸려. 인간은 죽어. 자연에는 본래, 선도 악도 없어. 모든 건 변화하니까. 모든 건 언젠가는 사라져 버리니까. 그게 지금까지 “선”이 이 세계를 덮는 걸 막아왔어. 선의 힘으로 인간이 오만해지는 걸 아슬아슬하게 막아왔어. 하지만, 지금에 와선 WatchMe와 의료분자 덕에 병이나 평범한 노쇠는 구축되고 있어. “건강”이란 가치관이 모든 걸 유린하려고 하고 있어. 그거 어떻게 생각해? 이 세계가 “선”으로 덮여버리는 일이야
</log>
틀림 없이, 미히에 미아하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해도, 미히에 미아하의 사고방식이었다.
<log:phonelink:id=4ids8094bnuj8hjndf6:playtime:2m52s06ms>
이만큼 인간이 “선”으로 다스려지는 세계는 없었어.
이만큼 인간이 “선”에 몸을 기댄 세계는 없었어.
여러가지 선이 지금까지 있었지.
프랑스에서 바스티유가 함락했던 날, 보스턴에서 자유의 아들들이 배에서 차 상자를 바다에 버린 날 — 세계를 좋게 하려는 생각은, 어느 시대라도, 각각의 방식으로 존재했어. 예전에 미국이 기인했던 자유와 민주주의도 그랬어.
하지만, 이만큼, 인간이 살아가는 것 그 자체를 인질로 삼은 선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어.
임금님이 통치하는 시대는, 임금님에게 거스른 녀석을 처형하자고 협박하고, 모두를 따르게 했어. 폭력으로 모두를 따르게 했어. 그러니까 프랑스 혁명은 성공했어. 임금님을 해치우면 되었으니까. 어느 정도 수의 인간이 “이건 모두의 의지다”라고 참칭해서 임금님을 폭력을 찍어누르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민주주의 이래, 인간을 다스리는 건, 임금님 같은 위에서 억누르는 게 아니라, 사람 안으로 옮겨갔어. 모두가 자신이 자신을 다스리게 되어간 거야.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있는 게 적이라면,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좋지.
지금의 생명주의란, 그 극한으로 동시에 성과이기도 해.
“삼총사”라고 알고 있니 … 알렉상드르 듀마란 사람이 쓴 소설로, 17세기의 프랑스를 무대로한 총사들의 이야기. 그 안에서 이런 말이 있어.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
총사들은 괜찮았어, 다른 몇 사람에게만 그 말을 맹세하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공공성과 리소스 의식인 이 세상에선, 우리들은 그걸 생부의 전합의원, 아니,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향해서 맹세해야만 해. 병에 걸리지 않고 장생할 수 있다는 평온을, 그러니까 생명을 인질로 해서 그걸 맹세해야 해.
키안도, 투안도, 이쪽에는 오지 않았네.
함께 싸우자고 말했으면서. 함께 싸우자고 말해줬으면서.
무척 상처 받았고 무척 슬펐어.
하지만, 지금 내게 그 용기를 보여준다면, 그걸로 괜찮을 것 같아. 세계에 대해서, 영원히 계속되는 일 따윈 없다고, 이 몸은 자기 혼자만의 것이라고, 당장 증명해준다면 다시 함께, 그 날로 돌아갈 수 있어.
우리들이 우리들이었던 날로.
부탁해, 그러니까, 키안의 용기를 원해.
증명할 수 있음을, 내게 보여줘.
</log>
다음에 키안이 얘기했던 말을, 나도 모르게 입술이 따르고 있다.
응, 미안, 미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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