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을 못가면 당당해질 수 없나요?

대한민국 고등학생에게 ‘수능' 이 가지는 의미

최근 어느 유명한 수능 강사의 썰푸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우연히보게 되었다. 강의영상은 이제 막 고3이 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수업이었다. 강사는 수험생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학생들에게 공부에 동기부여를 주려는 듯, 본인의 수험생 시절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강사의 에피소드는 재미있고 인상적이였다. 공부를 하느라 하루에 3시간씩 자다가 응급실에 실려 간 이야기, 필통에 포크를 넣어 다니면서 졸릴 때 마다 허벅지를 찌르던 이야기, 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인스턴트 커피를 생으로 씹어먹은 이야기 등… 사람이 간절하면 이렇게도 독해질 수 있구나! 수험생이 아닌 나에게도 충분히 자극이 됐으니까.

그런데 그 뒤 강사가 자연스레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걸 듣는 데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강사는 대학에 가는 것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너희들의 학벌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남은 인생 80년 동안 평생 따라다닐거야. 초등학교 동창부터 엄마 친구까지 주변에서 들어야 하는 학벌에 대한 질문에 서럽거나 억울하지 않게는 대답해야 하지 않을까?”

강사의 말에 따르면 결국 좋은 대학 졸업장을 받아야만 어느 대학 출신이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평생 들을 그 질문에 떳떳한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뭐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서울대학교나 명문대의 경우 상위 3% 내외의 소수 학생들만 입학이 허락되는 곳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좋은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를 주변의 시선에서 찾았어야 했던가 아쉬움이 남는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고 배운 학생들은 곧 대학의 입간판만이 나의 가치를 좌우한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것을 ‘실패’의 경험으로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아야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학생활 4년 내내 방황했다. 명문대에 대한 집착으로 생긴 학벌 콤플렉스는 자존감을 한없이 추락하게 하는 데다가 쉽게 고쳐지지도 않는다.

나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를 주변의 시선에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의 신분으로 그저 거쳐야 하는 하나의 과정(stage)으로 여기면 좋겠다. 실패해도 괜찮다. 인생의 큼지막한 stage 는 수능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세상에는 좋은 대학에 나온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고 출신 대학은 선택의 기로에서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 졸업장이 결코 나의 가치를 모두 설명해주지 않으니까.

학생들이 부디 대학의 등급에는 상관없이 사회초년생으로의 첫 발은 어디에서든 떳떳하고 자신있게 내딛었으면 좋겠다.

수능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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