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 19

  1. 요새의 나는 영 모르겠다. 배고픈지, 슬픈지, 화났는지, 기분 좋았는지 나의 감정을 가늠하기 힘들다. 화가 났다가도 화의 원인을 다른 곳에 돌려버리기도 한다. 아니 이건 사실 예전부터의 버릇인지도 모른다. 나의 감정을 억압하고 다른 곳에 원인을 두는 일. 그렇지 않으면 터져버린 감정을 수습하기 힘들테니까. 대신 나는 화내는 법도 잃어버리고 즐거워하는 법도 잃어 버렸다.
  2. 무조건 현재의 문제들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해결하지 않으려 드는 것은 잘못된 일일까? 글쎄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잘 받는 사람이라서. 역시 사람들이 그리운 걸까?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도 지쳐 하면서. 나의 모순적인 모습이 피곤하다.
  3.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필히 여러 변화와 대면해야 한다. 때로 자신의 우상을 스스로 파괴해야 할 때도 있고 굳게 믿어온 신념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마치 애지중지 아껴 닦아오던 도자기를 품 안에서 놓아버리는 심정과도 같은 그 순간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과 또 무던히도 반복해 겪어온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분명 있다.
  4. 새 상담사는 나름대로 잘 맞는 사람인 것 같다. 약간의 허둥거림과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말하려는 품성이 나랑 꽤 닮은 점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정각 일곱 시에 맞춰 전화하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기했을 그의 모습이 왠지 상상된다. 젊은 여자는 늘은 아니지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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