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Valentine

내게 첫눈에 반해 정말로 좋아해주던 남자가 있었다. 난 그 남자가 처음이었고, 그런 사랑을 받는게 처음이었고 받은만큼 나도 주고싶다는 마음도 처음이었다.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처음. 우리는 즐거웠어. 길에서 노래를 듣다 춤도 추고 밤이면 두개의 이어폰 잭을 폰에 꽂아 노래를 나눠듣고 산책을 하고 자주 침대에 누워 서로를 탐하고 손을 잡고서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고 나는 그 마음을 사랑이라 말했고 그때 웃어보였던 감정은 진짜였다. 카페에 다섯시간을 앉아 책상에 엎드려 마주보고 노래를 듣고 머리카락을 만지다 이쁘게 생겼구나 하면 뽀뽀를 하고 그렇게 잘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하지 않아. 지금은 너무도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때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사랑하지 않는 너를 어제의 내가 사랑했다니 믿을수 없어서 그랬다. 갑자기 사랑하지 않으니 너가 너무 낯설어서, 그런데 자꾸 이어폰을 귀에 대고 손끝을 잡으려 하고 고개를 내려 눈을 보기에 무서워 밀쳐냈다. 내가 무서웠던 만큼 너도 사랑이 없는 내가 낯설고 무섭고 믿기지 않았겠지. 그렇게 맞다 아니다 싸우다 지금이 되어버렸을테고. 너는 아직 과거의 너가 이따금 떠오르는지 연락을 하는구나. 우리는 그때 분명 길이 우리의 것이었고 세상이 우리의 것이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듣고 이따금 긴글을 주고 받으며 사랑이라 믿어버렸을테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 곧 끊어질 것 같은 고무줄을 눈앞에 두고 나는 또 성급하게 가위로 툭 잘라내버렸지. 나는 그때 분명 너를 좋아했으나 지금은 과거의 너도 과거의 나도 모두 부정한다. 나는 결코 너를 좋아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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