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한 넛지 UX 살펴보기

Rejina Jieun Lee
6 min readAug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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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서비스에는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넛지 요소들이 곳곳에 녹아있다. 만약 티셔츠를 하나만 사려고 쇼핑몰에 들어왔는데 처음 결심과 달리 한 벌을 더 구매했다면 당신은 넛지 당한 것이다.

더 이해하기 쉽도록 아래에서 6가지의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려고 한다.

예시 1.

쿠팡과 지그재그 예시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이와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위 예시에 있는 쿠팡과 지그재그는 ‘이 상품을 구매한 사람이 이런 것도 봤어요’라고 넛지한다. 이런 방법은 소셜 프루프라는 심리학적 현상을 이용한 것인데, 이는 나와 비슷한 그룹에 있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심리이다. 다른 말로 우리가 구매 전에 상품 후기를 읽어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다른 고객이 이것도 함께 구매했다’라는 정보는, 아직 구매를 결정하지 못한 유저에게 더 신뢰도 있는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쿠팡은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고 구매하기를 눌렀을 때도 한 번 더 붙잡는다. 같이 사면 좋은 상품, 내가 예전에 구매한 상품 중에서 또 필요한 건 없는지 친절한 어투로 추가 구매를 유도한다. 따라서 고객은 구매하기를 눌렀을 때 예상하는 결제 절차가 나오지 않더라도 큰 거부감이 들지 않게 된다.

이렇게 고객이 거부감 들지 않게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또 있다.

예시 2.

토스 예시

위 예시를 보자. 토스에서 신용점수를 볼 수 있는 화면이다. 신용점수는 대출받을 때 연소득 등의 정보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대출을 보유한 유저라면 내 신용점수로 금리를 3.04%만큼 줄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보고 아주 매력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대출 금리가 높은 현 경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사실 이 로직을 자세히 뜯어보면 내 신용점수로 금리를 줄일 수 있는 대출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신용점수의 사람들이 보유한 대출 금리와 내가 가진 가장 높은 금리를 비교해서 토스에서 대출 비교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미 알고 있는 유저의 정보가 있다면, 로직을 통해 미리 유저가 좋아할 만한 혜택을 계산해서 넛지할 수 있다. ‘내 신용점수로 더 좋은 금리의 대출 찾기’보다 더 시선을 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시 3.

KB차테크 예시

유저 정보뿐만 아니라 유저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슬쩍 제안해 볼 수도 있다. 중고차 거래 서비스인 KB차테크에서는 차를 살 때 부족한 돈까지 마련할 수 있는 대출 한도 비교를 제공한다. 요즘은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대출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은데, KB차테크는 고객이 대출이 필요한 순간을 캐치하여 대출 한도를 알아보도록 유도한다.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내가 관심 있는 차를 보관해 놓고 여러 번 눌러서 확인했다면 ‘이 차를 3번이나 보셨어요’라는 안내 창을 띄워준다. 고객이 관심 차를 담아놓고 고민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구매 비용이 부족하다는 페인포인트를 해결함과 동시에 대출 비교라는 비즈니스 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유저에게 조금 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여 넛지할 수 있다.

예시 4.

알다 예시

비슷한 예시로 행동 데이터와 유저의 정보를 함께 결합하여 위와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다. 알다에 들어온 대부분의 유저는 여러 금융사에서 내 조건에 맞는 대출을 찾기 위해 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한다. 여기서 유저가 대출 비교를 시작하고 대출받기 위한 필수 정보를 모두 입력했다면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현재 나의 DSR, 신용점수 정보를 안내하면서 더 유리한 대출을 함께 찾아볼 수 있도록 넛지한다.

만약 함께 찾아보기를 누르면, 유저는 일반 신용 대출에서 추가된 대부 대출까지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다. 알다의 주 고객층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이기 때문에 대출이 급하게 필요한 고객은 나에게 유리한 대출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또한 이 비교 가치를 통해 기업은 더 많은 수익 창출과 같은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시 5.

펫프렌즈 예시

유저를 넛지하는 조금 다른 방법도 있다. 펫커머스 쇼핑몰인 펫프렌즈는 상품을 구매할 때 개수의 선택지를 제한한다. 위 예시를 보면, 상품의 개수를 1개 아니면 6개를 선택할 수 있고 개수가 많을수록 할인율이 높다는 정보를 포함한다. 단순하게 앱을 이용한다면 유저는 1개 혹은 6개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개수를 선택하더라도 이후에 최대 99개까지 수량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넛지는 기업 입장에서 더 많은 수량의 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나에게 필요한 수량만 사고 싶은 고객의 합리적인 소비를 방해하는 다크 넛지일 수 있다.

예시 6.

크레딧플래닛과 당근마켓 예시

마지막으로 살펴볼 예시는 챌린지다. 크레딧 플래닛은 첫 로그인 유저에게 서비스의 3가지 주요 기능을 써보고 1,000 크레딧을 주는 챌린지로 넛지한다. 기업은 재미있는 챌린지를 통해 처음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서비스 이해도를 높이고, 유저는 1,000 크레딧이라는 보상으로 앱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우측 당근마켓의 동네 생활도 비슷한 방법을 쓰고있다. 당근 마켓의 동네 생활은 동네의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다. 커뮤니티의 성격을 띄고 있는 이 곳에서 유저의 북적북적한 활동을 증가시키기 위해 글에 댓글을 남기면 배지를 주는 챌린지로 댓글 쓰기를 넛지하고 있다. 마치 댓글 천사같은 이 챌린지는 동네 생활의 활성화를 도와, 유저는 동네 맛집이나 병원 등의 정보가 필요할 때 이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당근마켓을 찾게 될 것이다.

마치며

글에서 소개한 서비스처럼 비즈니스 가치를 거부감 들지 않게 잘 녹여서 유저에게 전달한다면 이는 좋은 UX가 된다. 서비스를 만드는 메이커라면 여러 가지 넛지 방법 중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게 베스트일지 여러 상황에서 고려해 보고, 적합한 넛지를 잘 활용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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