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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7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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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중에 나온 말은 입술을 스치고 희미하게 공기처럼 새어 나온다.
사야는 수업 시간임에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교정 쪽에 있는 2학년 C반 교실. 밖에서는 체육 수업 중, 초록색 반바지로 1학년임을 알 수 있는 학생들의 활발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학 교사가 설명을 하면서 칠판에 기호와 수식의 나열을 쓰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건성으로 듣고 있었다. 온몸이 녹아버릴 듯한 더위 때문에 머릿속이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공책에 칠판의 글씨를 그대로 베끼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올해는 5월부터 벌써 한여름 날씨가 며칠이나 계속되어 이러다 진짜 여름이 되면 전부 녹아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녹아 있는 것은 학생들의 머릿속뿐이었다.
“어서 여름방학이 되면 좋겠는데에.”
사야의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쉬는 시간이 될 때마다 그런 말을 했다.
최근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한다. 여학교에서는 좀처럼 만남의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며 행복한 듯이 휴대전화의 대기화면으로 해놓은 정다운 사진을 사야에게 보여주며 자랑했다.
그딴 건 보고 싶지 않습니다마안…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곁눈질로 흘낏.
-으.
화들짝. 대기화면의 사진에 있는 얼굴을 보고 한숨이 나올 것 같아서 말을 잃고 말았다.
여보세요~, 이걸로 벌써 몇 명 째냐고요…
여자를 매일 갈아치우기…랄까, 제대로 사귀지 않는 거다.
사귈 마음이 없는 주제에 연달아 차례차례.
옆자리의 친구한테는 안 된 일이지만, 휴대전화의 화면 속에서 그럴 듯하게 웃고 있는 그는 사야가 아는 사람이자 가족이며-남매.
그래도 친구는 그 남자친구가 사야의 가족인 줄 모르고 있었다. 때문에 그런 기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모른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항상 잔인한 일이다.
이 고등학교는 전문대학 부속중학교에서 그대로 입학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사야처럼 다른 학교에서 온 ‘편입반’은 적었다.
그리고 설령 사야와 같은 중학교 출신이 있다고 해도 사토루와 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야와 그의 관계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사회 구조적으로는 정식 가족이 아닌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가족이고 남매였다.
집에 가면 그가 있다. 가끔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지만.
-그는 그때 이후 자주 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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