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꺼먼 창 좀 끄면 안 돼요?

그 시꺼먼 창은 ‘그 사람’의 영향인가요?
- 터미널 환경이 못마땅(?)한 팀장님

지금 내가 일 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 후, 비록 지금은 같이 일을 하지 않지만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 있었다. 강요하는 듯한, 하지만 본인이 좋다고 생각 하는 환경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말투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Hacker는 모니터와 랩탑을 상하 배치로 씁니다.
- 회사의 서브 모니터 재배치를 고민하던 중
제가 쓰라고 강요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 Tmux + Vim 환경에 적응하니 매우 좋다는 얘기를 했을 때
이거 한 번 써 보세요. 그리고 사시면 됩니다.
- Bose QC30을 건네며
기회 있을 때 꼭 가세요. 못 알아 들어도 거기 가서 보고 들은 것들이 중요 한 거예요.
- AWS re:Invent 행사 이야기 중
맥북은 프로 터치바 모델 사세요. 아이폰은 XSm으로.
- 맥북과 아이폰 구입을 생각하던 중

현재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들이라 기억하는 것 같다. 실제로는 더 많겠지. 저 위에 있는 현재 팀장님의 말을 듣고 잠깐 생각에 빠졌다.

나는 왜 이 불편한 옛날 환경을 쓰고 있을까?

마우스, 방향키를 안 써도 된다는 점, 많은 UI 태스크를 관리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게 끝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점들이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반 년 정도 애용하고 있다.

나는 출퇴근 시간이 긴 편이다. 개화역(9)-선릉역(2). 시간이 많이 남으면 완행에 앉아서 편하게 가는데, 이러면 열차에 앉아 있는 시간만 1시간 가량이다.

이 때 코드를 짜거나 깃허브에 기웃거리곤 하는데, 좁은 지하철 좌석에서 트랙패드나 방향키에 손이 가야 하는 것 만큼 곤혹스러운 상황이 없다.

팔을 움직이기 힘드니 엄지를 펼쳐 트랙패드를 만지고, 손목을 꺾어 방향키를 조작하고…

언젠가 ‘Vim 유저들은 마우스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고, 한창 터미널 환경을 사용하라는 푸시(?)를 받을 때라 본격적으로 Vim에 적응해보기로 한 것이 계기였다.

터미널에 Vim으로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Chrome에서 Vim 단축키로 브라우징을 가능하게 해주는 cVim 익스텐션을 깔고… 이렇게 Vim 키 배치에 적응하고 나니, 단축키와 명령어에 익숙해지기 시작해서 Tmux에도 손을 댔다.

아이패드로 개발할 때 쓰는 서버(이것도 나중에 소개해 볼 생각이다.)에도 이 환경들을 적용하여 큰 무리 없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현재 애용하는 환경이 되었다.

헌데 나는 TypeScript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 Vim과 TypeScript의 조합은 좀 불편하다. Vim은 내 생각에는 잘 만든 에디터라고 생각하지만, 성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맥북에서 작업 할 때는 TypeScript와 궁합이 좋은 VSCode에 Vim 익스텐션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중이다.

이 놈도 꽤 잘 만들어진 익스텐션이지만, 아직 버그도 좀 있고 지원하지 않는 기능(Vim 매크로)도 있어 엄청나게 편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나아서 사용하고 있다.

그냥 이런 환경들을 소개해 보고 싶었다. 주변 개발자들이 왜 계속 이런 이상한 환경을 쓰냐고 물어보지만, 마우스나 트랙패드를 조작하기 위해 팔을 움직여야 하는 것도 귀찮은 극도의 귀차니즘과,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생활 환경이 만들어 낸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Tmux
cVim

물론 이 습관이 만들어진 계기는 그 분의 영향이 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