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을 소개합니다 2: Inspiring 성수

낮에는 뛰어다니며 몸을 풀고, 밤에는 라이브 음악을 즐겼던 2박 3일

가을이 반짝이던 10월 중순의 제주로, C Program, sopoong, Root Impact 와 100명의 사회 혁신가들이 < Inspired 2016 @ Jeju > 캠프를 떠났다.
“Color Your Inspir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매일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일시 정지를 누르고 새로운 연결과 영감의 시간 속으로 흠뻑 빠져드는 장이었다.

놀이, 교육, 농업, 문화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 혁신가라는 어깨 무거운 단어 대신 ‘00 영감’님이라는 중의적인 호칭을 붙였다. 직위,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영감을 내뿜는 사람이라는 의미와 사회를 위한 마음만큼은 늙은이만큼 깊다는 의미를 (행사 전 날 준비하던 스탭들 마음대로) 담았다. ‘영감’들이 운동과 산책을 하며 머리를 식히고, 영화와 책, 여행을 통해 재미와 휴식을 나누던 시간이 더 궁금하다면 3분 영상(클릭)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혁신가의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각자가 가진 생각이나 재능을 나누었던 시간은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 온라인을 통해 폭죽터지듯 이어졌다. 2박 3일동안 서로에게서 엄청난 에너지와 자극을 받은 사람들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듯 전국에서 영감 가득한(inspiring) 시간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광주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던 혁신가의 클래스들 (1, 정민아님의 내 마음 들여다보기 심리 상담 / 2, 김성수님의 메이커 수업)

그 중에서도 주최사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성수동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다양한 모임들이 개최되었다. 최근에 있었던 흥미로운 수업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 생활코딩 by 이고잉]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3일동안 신나게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와서, 엄청난 데이터를 천천히 소화시키고 있다’는 소감과 함께 코딩 강의를 제안해 주신 생활코딩 이고잉님. 국문학을 전공한 프로그래머라 그런건지, 어딘지 모르게 철학자같은 인상을 풍기는 이고잉님은 코딩의 기술이 아니라 코딩(수업)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짚고 넘어가 주셨다. 초심자들에게는 분명 낯선 분야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가이드를 따라오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여러분은 낯선 것과 씨름하고 있고, 
저는 낯익은 것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 시작해 최근 비영리 단체로 등록된 오픈튜토리얼스라는 플랫폼을 공동 운영자 3명과 함께 관리하고 있는 이고잉님은 이 날 ‘코알못’(코딩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수업을 열어주셨다. 코딩의 ㅋ도 모른다던 사람들에게서 #코딩이제어렵지않아요 같은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3시간의 강의 후 뒷풀이 자리도 뜨거웠다는 후문. 강의를 놓쳐서 아쉽다면 무료로 공개되어 있는 생활코딩 온라인 강의(클릭)를 언제 어디서든 수강할 수 있다.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 중인 이고잉님 Photo by 홍진아 매니저 (feelcaD) / 오픈튜토리얼스의 미션

[ 닭잡는 회계 by 김형진]

회계사 출신으로 Root Impact라는 사단법인, 크게는 ‘소셜 섹터’에 발들인 지 몇 개월되지 않은 김형진님은 제주에서도 스탭으로 일하며 숨은 공신 역할을 하더니, 돌아와서도 회계 강의를 2번이나 진행하며 맹활약하셨다.

사람은 많은 유혹에 빠지며 살아가지만
그중 가벼워보이면서도 파급효과가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거짓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 잘못과 허물을 감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며
다른 사람을 속이다가 스스로까지 속이게 되죠.
속이는 기술과 능력,
들추는 기술과 능력은 함께 발달하면서
어떤 거짓말도 결국엔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런 거짓이 쌓이고 쌓이면 신뢰를 잃게 되고,
신뢰를 잃은 공동체는
거짓을 들추는 능력에 관계없이
더이상 공동체로서 기능할 수 없게 됩니다.
회계는 신뢰(credit)에 기반한 의사소통(communication)입니다.
신뢰는 내가 진 빚(credit)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에서 옵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신뢰와 책임’에 방점을 찍은 서문은 많은 사람들(‘자꾸 100원이 안 맞는 분들 오세요~’에 움찔한 사람들 포함)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내 회계 담당으로 2번의 수업을 모두 챙겨들은 입장에서 단지 엑셀 함수를 익히고, 용돈 기입장을 제대로 쓰는 기술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시작된 회계의 역사와 기업활동의 언어로써 “분류와 비교”를 위한 원칙들을 깊이있게 배울 수 있어 정말 유익했다. 첫 수업을 듣고 난 이고잉님은 다음 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한 짧은 온라인 강의 영상도 제작해 주셨다.


이렇게 다양한 클래스들이 열린 덕분에 Inspired@Jeju 에서 보낸 2박 3일의 시간은 그 이후가 더 풍요로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자발적으로 나누면서 더욱 끈끈해지는 느슨한 배움의 공동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가지를 뻗어나갈지 더욱 기대되는 네트워크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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