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기록 — 2 프로토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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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비스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앱 개발, 웹 개발 어느 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었고 그렇다고 같이 개발을 할 사람 역시 있지 않았다. 구글을 찾아보니 Wix, WordPress 같은 게 있었는데 이는 비 개발자도 파워포인트처럼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 중에서 Wix가 제일 편하고 퀄리티가 좋아 이를 선택했다.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설계하는데 판매 쇼핑몰이 있어서 이를 템플릿으로 사용했다. 기본적인 틀을 잡을 수 있었고 뿌듯했다.

이제 사이트에 올릴 자전거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기 위해 블로그에 보통 어떤 사진을 올리는지 참고하여 자전거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을 선정하였다. 이후 내 자전거로 먼저 촬영을 해보았고 Wix에 제대로 올라가는지 확인을 하였다. 그러나 아이폰 사진 규격이 5:6.7인데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비율은 10:23이어서 웹사이트 가로 비중이 커 아이폰 사진이 미리 보기 시 잘려 나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첫 번째 미리 보기가 되는 사진은 위 아래 여분이 있도록 촬영하였다.

밖으로 나와 매장을 돌며 손님으로 찾아가 자전거 사진을 촬영을 했다. 강남구 및 송파구 등 좋은 동네의 매장은 이후 오프라인 매장 영업 시 중요한 곳이므로 손님으로 찾아가지 않았다. 손님으로 먼저 찾아갔다가 이후 영업을 하러 찾아간다면 매장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집 근처이기도 한 구로구부터 매장을 돌며 사진을 찍었다.

구로구에는 25개의 매장이 있었는데 구글맵에 주소 별로 마킹을 할 수 있어서 모든 매장을 지도 위에 찍어 놓고 순차적으로 방문하였다. 그러나 왠걸 매장이 그렇게 좋지도 않아 사진이 잘 나오지도 않고 2015년 자전거를 들여놓은 곳은 거의 없었다. 1월에 방문을 하였는데 시기적으로 볼 때 3월부터 자전거를 타는 시즌이 시작되어 그 전에는 소량씩 천천히 입고되는 상황이었다. 저녁쯤이 되어서야 그나마 2015년 자전거를 취급하는 매장이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진행할 시 결과적으로 유저에게 좋은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의문이었다. 과연 일반 블로그에 있는 사진보다 좋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자전거 매장들은 마케팅 도구로 블로그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올라와 있는 실사진들은 퀄리티가 꽤 좋은 편이었다. 블로그 사진을 모아 보여줄 경우 단점은 통일된 사진들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한 가지 단점이었고 두 번째는 블로그에 일일이 연락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게 되는 것이었다. 결론은 블로그 사진을 사용하자였다. 촬영을 할 경우 퀄리티가 생각보다 좋지 못하고 모든 제품의 사진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아 블로그 사진을 쓰도록 했다. 무단으로 사용하더라도 초기에는 매장들이 알지 못할 것이고 나중에 알게 되어 매장과 사이가 나빠지게 되더라도 해당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와 제휴를 맺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브랜드 하나를 선정한 후 해당 브랜드의 자전거명을 일일이 네이버에 검색하여 자전거 사진을 모두 확보한 후 Wix에 사진과 부품 정보들을 올렸다. 이후 실제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하도록 Wix와 도메인 결제를 하였고 사이트를 오픈 하였다. 초기 유저 유입을 만들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카페에 사이트를 사용해본 유저인양 ‘즐라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괜찮더라’라는 바이럴 글을 올렸다.

카페 글 조회수는 꽤 빠르게 올라갔고 구글 애널리틱스를 보니 실시간으로 10명 정도의 유저가 들어왔다. 설레는 일이었다. 10분 정도 둘러본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갔지만 이렇게 유저의 피드백을 받고 진행하는 게 스타트업의 핵심이었다. 린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고치고 하는 일의 반복 말이다.

이후 사이트에 브랜드를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스페셜라이즈드 라는 브랜드를 추가하였는데 해당 브랜드의 로드 제품은 25개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전거 정보를 사이트에 올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25개 제품의 사진 등록만 1시간이 걸리고 정보 등록은 1개 당 5분 정도가 걸린다. 넉넉잡아 정보 등록만 25개 제품에 3시간이 걸리는 꼴이었다.

어쨌든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 제품을 모두 사이트에 등록하고 밤 12시가 넘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카페에 바이럴 글을 하나 더 올렸다. 역시나 이번에도 유저인 척하여 사이트가 좋으니 참고해보라는 글이었다. 조회수는 지난 번 카페에 글을 올렸을 때보다 좋지 않았고 URL을 글에 넣지 않았더니 사이트로 들어오는 유입량이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댓글 중에는 ‘블로그 사진 퍼온 사이트이고 블로그 보는 게 더 편하다’는 글이 있었다.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즐라는 자전거 정보를 보여주는 사이트인데 현재 단계에서 블로그보다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검색 -> 사이트 들어가서 사진 보기 단계가 끝이나 즐라에서 자전거를 보려면 사이트 접속 -> 브랜드 찾기 -> 해당 제품 찾기였다. 중간 허들이 너무나 많아 복잡하였고 볼 수 있는 정보 역시 블로그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검색 등으로 제품을 편리하게 찾도록 해야 하나 Wix를 쓰고 있어서 해당 기능을 넣을 수도 없었다. 그래도 자전거 정보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면 가치가 있는 사이트라 생각했다. 중간에 생기는 잡음이나 허들 등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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