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또라이” 비판

김지현 (Hyeon Kim)
4 min readDec 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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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Kyle이 12월 8일 더이상 오픈소스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James Kyle은 babel, flow, yarn 등의 프로젝트에서 크게 활동한 2015년 자바스크립트 커뮤니티의 스타 개발자다. 그런 사람이 SNS계정과 깃헙프로필을 다 날려버리고 오픈소스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https://medium.com/@thejameskyle/dear-javascript-7e14ffcae36c

2일 전 Kyle은 미디엄에 자바스크립트 커뮤니티 전체를 향한 글을 썼다. 내용의 요지는 ‘프로젝트 메인테이너도 사람이다’, ‘Nice하게 말해달라’ 이런것이었다. 그런데 해커뉴스와 레딧에선 도리어 자신을 향한 공격이 쏟아지자, Kyle은 자기 프로젝트들을 포기하고 OSS 활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것이다.

저 글 관련해서 내가 봤던 코멘트중에 가장 가관은 이거다

Apologies to the author, but rants serve a purpose. They comfort those of us forced to use a framework we don’t like. If they demotivate you, that’s your problem, not the world’s. Move your site to Facebook if you want nothing but likes.

…… 정상이 아닌거같다. 보다못한 동료개발자 Dan Abramov는 SNS에 “프로젝트 관리자들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해야했다.

다른사람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상처입히는 소위 “또라이”들이 왜 유독 컴공에서만 용서받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제프 베조스나 토르발즈와 같은 성공한 성격 나쁜 사람들에게 “천재 스타일” 내지는 “너드” 이런식으로 면죄부를 주었기때문인지, 아니면 하도 개발자가 희소해서 성격이 막장이어도 어쩔 수 없이 채용을 하기때문인지, 언제부턴가 컴공에는 그런 문화가 만연하기 시작했다. 성격이 또라이같아도 유능하면 됐다는 식의 능력주의가 판치게 된것이다.

나는 절대 저런 사람들을 유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라이”들은 무능하다. 구체적으로 대인능력이 나쁘고, 조직문화를 해친다는 점에서 무능하다. 저런 사람들이 조직 전체의 문화와 생산성에 얼마나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는가는 이미 통계적으로 검증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개인 한명이 정말 뛰어난 성과를 내기때문에 그 “또라이” 한명이 정말 천재적이고 조직에 꼭 필요한 인재로 보이겠지만, 그사람이 떠나고나면 그제서야 드러난다. 그 “또라이” 한명이 조직 전체의 퍼포먼스를 얼마나 억누르고있었는지, 다른사람들을 억눌러 자신을 얼마나 돋보이게 하였는지, “유능한 또라이” 한명이 아닌 “평범한 동료들”이 협업하여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우리 사회는 슬슬 “유능한 또라이”의 환상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또라이들은 당신을 좌절시키고, 성장을 막는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내가 왜 회사에서 그런 말을 들었어야 했을까” 이런 고민만 하고싶은가? 난 더이상 “선배님/교수님께선 다 나를 잘되라고 그러신거야” 이런 미담은 듣고싶지 않다. 또라이들을 당신의 곁에서 몰아내라. 유능하다는 형용사는 또라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다. 앞으로는 이렇게 불러주자. “무능한 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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