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투자 서비스를 이용해보았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대학 친구가 주식 투자를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모른채 나도 개미의 대열에 뛰어 들었었다. 그 당시 처음 관심을 가지고 투자했던 기업이 셀트리온인데 여러 루머들과 공매도 세력때문에 주식은 연일 하락 하기만 하였다. 이에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님께서 직접 생중계 방송에서 마이크를 잡으시고 “셀트리온은 정말 킹왕짱입니다. 개인 투자자들 나만 믿고 따라오세요. 악의적인 공매도 세력과 끝까지 싸워서 다 물리치겠습니다! 함께 성공합시다!” 라는 내용의 말을 하셨었다. 친구와 같이 라이브로 보며 감명을 받아, 셀트리온만 믿고가자! 라는 굳은 다짐을 했지만 점점 파랗게 질려가는 주식을 보며 희망과 의지를 잃고 모든 셀트리온의 주식을 처분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주식 시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셀트리온의 주가는 방금 확인해보니 그 당시보다 네배 가까이 되어 있다. 눈물.
원래 겁이 많은 성격 탓에 도박에 흥미가 있어본 적은 없었고, 주식 투자로 꽤 많은 용돈 손실을 보고나니 투자 또한 도박 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위험부담이 크다고 느껴저서 그 이후로 멀리하게 되었다. 일주일마다 꿈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로또 오천원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다 다시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핀테크라는 단어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무렵 부터였다. 그 시기 고벤처 포럼에 갔다가 때마침 8percent의 이효진 대표님이 스피칭 하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나도 스타트업을 하던 때여서 그랬는지, 상당히 큰 질투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잘될 것 같은 매력적인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찾아가서 조인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 당시는 뭐 실패를 하더라도 완연하게 경험해보자라는 생각이어서 그러지는 않았다. 어쨌든 한편으로는 나중에 잉여 자금이 생기면 꼭 이용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1년 반이 넘게 흘렀으니 첫 투자가 상당히 늦은 셈이다. 열심히 엥겔지수를 높이느라 투자할 잉여 자금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98%이상이 망한다는 스타트업계에서 아무리 잘나가는 분야의 핫한 스타트업이라도 개인인 내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꽤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은 그 위험한 단계를 어느정도 벗어났다고 판단해서이기도 했고, 마침 8percent에서 1만원을 투자하면 일주일 후에 1만2천원을 돌려준다는 이벤트를 하고있어서 이기도 했다. (2천원 수익으로 다음주에 손실없는 로또 2천원의 희망을…)
그렇게 회원가입을 한 뒤 1만원을 투자해보고, 여러 서비스 소개 글들을 읽다보니 역시나 괜찮은 서비스로 성장한 것 같았고 더 많은 금액을 바로 투자하게 되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고나니 다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원론적인 걱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투자는 저축과 다르게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 부분은 당연히 알고 있고, 8percent 서비스 내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다만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옛날 그 티비광고에서 자주 봤던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담으라” 이다. 그런데 만약 그 여러 바구니를 보관하던 창고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제도권 금융회사의 경우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을 비교적 적게 할 수 있지만 8percent의 경우 그렇지 않다. 그 부분이 궁금해서 8percent의 FAQ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상담원에게 질문을 했다.
“혹시 투자한 금액을 다 상환받지 못했는데 8퍼센트가 폐업을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부분에 관해서는 어떠한 대책이나 절차가 마련되어있나요?”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8퍼센트입니다.
저희가 부도가 나더라도 투자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끝까지 남아 투자자들에게 상환금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오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주셔서 감사합니다.
8퍼센트 드림
왠지 대학 총학생회 후보자들이 어떻게 등록금을 인하할 계획인지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저희가 열심히 잘 최선을 다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등등의 공허한 답변만 늘어놓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구체적인 ‘어떻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 당연히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 계란을 열심히 바구니 수백개에 나눠담아도, 창고가 무너질 확률이 5%라면 분산 투자가 다 무슨 소용일까.
투자를 한 상태이니 되돌릴 수는 없고, 더이상의 투자는 멈추어야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차피 같은 서비스면 같은 법을 적용받고 있을테니 다른 p2p 서비스에서는 어떨지 찾아보게 되었다.
렌딧에서는 관련 내용을 FAQ의 한 항목으로 다루고 있다. (이걸 찾아보면서 렌딧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1만 크레딧에 당첨되어서 투자도 하였다. 후후. 이번주에 로또 만원어치 사야지…)

그렇다고 한다. 딱히 8percent의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불안감이 해소되었으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렌딧을 둘러보다 보니 자연스레 8percent와 다른점을 비교해보게 되었는데, 8percent에서는 지난 투자상품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렌딧은 그렇지 않다.

필터링을 통해서 상환중인 채권이 얼마나 되는지, 연체중인 것도, 부도가 난 채권은 또 얼마나 되는지 찾아서 볼 수 있다. 만약 8percent에 이 기능이 없었다면 처음 투자를 하기까지 더 망설였을 것 같다. 투자할 채권의 부도율이 1.x%니 0.x%니 적혀있는데, 해당 내용들이 얼마나 정확한지 통계적으로 볼 수없다면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그 수치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그런데 렌딧에는 이 기능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또 8percent에는 투자자 안심 펀드가 있어서 대출금액 3천만 원 이하의 채권에는 투자원금의 50%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데 렌딧에는 그러한 부분이 없다. 이 부분은 투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투자자 안심 펀드가 당연히 무료가 아니니 약 0.4%만큼의 수익이 낮아진다.
한편 렌딧은 최소 투자금액이 1만원으로, 5만원인 8percent에 비해서 낮다. 장단점이 있는데, 투자하기 편하고 손실률을 더 낮출 수 있는 반면에 (더 잘게 나눠담을 수 있으니) 모집이 되기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것 같다. 물론 시간이 흘러 p2p 대출 시장이 대중적으로 변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이긴 하다.
오랜 시간 이것저것 둘러봤는데 그 외에는 비슷한 면이 많았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기에 둘다 잘만든 서비스라는 점에서도 마음에 든다. 물론 서비스의 코어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옥션이나 11번가 대신 쿠팡에서 물건을 사는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써놓은것을 보다보니 정작 p2p 투자에 대한 언급은 안한 것 같은데, 간단히 말하자면 1.간편하게 2.저위험으로(0.x~1.x사이) 3.수익률(5~10%사이)을 달성할 수 있는 투자 서비스이다. 자세한 내용은 두 서비스의 투자 설명 링크로 갈음하겠다. 8퍼센트 — 렌딧
여러면에서 내 투자 성향과 맞고, 이용하기도 편하고, 만약 망하더라도 나까지 똥망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규모로 두 서비스의 투자를 이용할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