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심리적 안정감이란 뭘까?

Sunghyun Roh
7 min readMar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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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다 보면 ‘심리적 안정감’ 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낍니다

많은 리더들이 얘기하는 심리적 안정감의 정의와 표현이 있지만
모두 공감하면서도 제가 지금까지 프로젝트 해보면서 겪었던 개발자의 심리적 안정감이란 뭘까 생각해봅니다

https://brunch.co.kr/@1slide1message/44

심리적 안정감을 많이 가지려면, 반대인 심리적 불안감을 안가지면 되겠죠?

제가 지금까지 개발을 해오면서 겪었던 불안감을 얻은 케이스란 무엇이 있었을까요..?

  1. 프로젝트 데드라인에 대한 압박감

SI를 하거나 납품기한이 있는 솔루션을 하면서 겪었던 최고의 스트레스는 마감일에 대한 압박이였던거 같습니다. 특히 SI를 하면 프로젝트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죠.., 개발을 시작하고 5년은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계약을 잘못해서 6개월동안 돈 못받아가면서 일해봤던 적이 있었는데, 돈 못받은것보다… 끝나지 않는 프로젝트에 시달리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스트레스)

2. PM 또는 기획자/디자이너와의 불화

저는 한때 프로젝트만 하면 PM들과 싸우고 다닌다고 해서, 같이 일하던 프리랜서분들이 싸움꾼이라 부르던 때도 있었습니다. 일정을 후려치거나 말도 아되는 요구사항을 받아오는 경우에, 한마디 상의라도 하고 오지… 라고 생각할 때가 많죠… (모르면 제발… 차라리 가만히 있던가…)

정해진 예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본건 많아서 우주에 없는 것을 기획해오는 기획자도 많았습니다. 결국 기획서는 수정을 하고, 기획자는 개발자들이 실력이 없다며 욕하고, 개발자는 기획자를 욕하죠. 욕심을 못버리는 기획자로 인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고 나면 서로 니탓 내탓을 시전하기도 합니다

개발자들은 왜 꼭 디자이너와 티격태격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별로 디자이너랑 싸우지 않지만, 몇가지 싸우는 케이스를 보게 됩니다. 물론 개발자들끼리도 티격태격합니다만, 서로 다른 영역을 가진 사람들끼리 티격태격하면 풀기도 참 어렵습니다.

3. 이돈 받고 이렇게까지 일하나… 끝 없는 야근과 철야

실력이 좋던, 나쁘던 잠을 못자면 조건 멘탈에 금이 가기 마련입니다

개인에게 여가시간과 휴식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철야에 뻣어버린 10년전의 나

4. 문제의 책임감이 개발자에게 올때

결국 프로젝트가 평화롭지 않으면 개발자는 스트레스를 받는것이겠죠?

평화롭지 않은 프로젝트는 저 같은 경우 대부분 서비스 오픈에 문제가 생겼을 때였을꺼에요

첫 회사에서 서비스 오픈 1주일 전부터 밤새다가 오픈날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간 기억이 나네요… 아파 죽겠는데 오늘만 어떻게 나올수 없냐며 전화했던 사장님 생각도 나네요

프로젝트 오픈일이 올수록 PM부터 PL, TL 등등등 리더급부터 하나씩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압박감을 혼자 잘 견뎌내는 리더들도 있지만, 압박감을 개발자에게 토스하는 경우도 저에겐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해결책은 개발자가 개발을 마무리 하면 되는것이거든요… 기획자나 디자이너가 이때 겪는 압박감과 개발자가 겪는 압박감은 조금 달랐던거 같습니다. 결국 개발자는 기획자나 디자이너의 작업이 완료된 후에 마지막 작업자이기 때문이였던거 같아요

이 외에도 다양한 스트레스가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스트레스는 견딜만 했던거 같습니다…

위에 사진으로부터 10년이 더 훌쩍 지난 지금에는 개발자보다는 제가 욕하던 Leader급이 되어, 한 회사에서 팀장 직책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도 같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만들어오고 있는것 같아 가슴이 아프면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개소리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봅니다

아프면 환자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현재의 주니어 개발자분들에게 꼰대같은 버티는 팁을 전수합니다.

  1. 회사(조직)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내 업무방식을 바꾸던지, 회사를 바꾸던지…

부푼 꿈을 가지고 들어갔던 첫 회사에서, 소기업 IT의 열악함을 봤고, 저는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 나를 포함한 동료들의 기술 수준
  • R&D에 투자할 시간과 비용
  • 사업의 방향성

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저에겐 열정만 있었죠…

그래서 저는 어쩌면 신입때부터 기술보다는 방법론에 집중했었던거 같고, 열심히 애자일을 했지만

애자일도 한두번이지

SI에서는 애자일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바꾸긴 쉽지 않더라구요… 남을 바꾸기보단 나를 바꾸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근 인프런에 계신 향로님께서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 (이동욱 향로)

여러분들이 바꾸고자 하는것이 애초에 여러분이 컨트롤 할 수 없던 부분은 아니였는지…

그렇다면 괜한곳에 힘쓰지 말고, 내 코드, 내 업무, 내 회사(?)를 바꿔보죠

2. 이 또한 지나가리라

멘탈이 좋은 개발자는 오래갑니다. 할말은 하시되,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어짜피 여러분이 겪는 문제는 여러분이 만든거 아니잖아요?

돈 받으니까 하는거다~ 생각하고 하다보면 됩니다

끝이 없어보이지만 프로젝트는 언젠가 끝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내가 끝나겠다..)

어짜피 진짜 문제가 발생하면 그건 여러분이 책임지는게 아니고, 회사가 또는 책임자가 책임질꺼에요~

3. 코드만 짜는 개발자보다는 사기꾼이 되어라

일정을 후려치거나, 적은 난이도를 높다고 후려치라는 것은 아닙니다

(맞다.. 가능하다면 그래라)

제가 얘기하는 사기꾼이라는 것은 대화의 스킬을 늘려야 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개발자들끼리 대화를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면 더욱 실력도 있어보이고, 신뢰도도 높아집니다

코드를 엄청 잘짜는 개발자도 좋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개발자들이랑 일을 하면 즐겁습니다.

시니컬하면 실력이 좋아보이나요:??? 실력이 좋으면 그 사람과 일하고 싶은게 맞는걸까요??

개발자의 매력은 코드에 남겠지만, 개발자의 향기는 대화에서 나옵니다

진짜 잘하는 개발자는 대화만 해도 느껴지는거 있지 않나요?

진짜 좋은 개발자는 행동과 대화에서 느껴지지, 코드에서 느껴지는건 아닌거 같아요 (코드를 잘짜는건 그냥 기본…)

애초에 코드에서 개발자의 포스를 느낄수 있을정도면, 그걸 읽어내는 여러분이 고수일거 같네요

저는 솔루션도 많이 만들어왔지만, SI를 훨신 많이 해왔었고, 큰 조직에도 다녀봤고, 몇명 없는 소기업도 가보고, 프리랜서도 많이 해보다보니 정말 많은 스타일의 개발조직을 만나봤습니다

저의 경험은 극단적일 수도 있고, 제가 해봤던 프로젝트보다 더 힘든 프로젝트도 세상에 널리고 널렸지만, 그래도 머… 비슷할거 같아요

아주 좋다는 회사도 갈등은 있고, 각자의 곳에서 힘듬은 있었습니다

중요한건 저의 마음가짐과 멘탈이였던거 같아요

어디에 있던 최선은 다해보면 뭐가 하나씩 남더라구요

그게 포트폴리오가 아닐까 싶어요

같은 일을 했어도 다른 포트폴리오가 나오는 경우를 봤어요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차이가 아니였을까 싶어요

저희 어머니가 집청소를 시키면 저는 입이 도날드덕처럼 튀어나오는데요

그때 한마디 하십니다

기왕 할꺼면 웃으면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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