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는 티비

쓸데없는 쓸모

https://www.coffitivity.com/ < 언제인지는 기억 나질 않는데, 이런 사이트가 있었다. 이런 저런 사이트는 항상 뒤져보고 있으니 뭐, 재미있다 싶은 것만 기억에 남는데, 이 사이트는 좋게 기억에 남는 사이트 중의 하나이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만 유독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처음엔 mp3 파일 하나 올라와 있고 바로 재생되는 단순한 사이트였는데, 인기가 좀 있었는지 이것저것 하나보다.

모니터를 두개 쓰면서부터는 한쪽에는 예능 틀어놓고 한쪽에서 웹을 보던가 문서 작업을 하는 식으로 한쪽 모니터가 보조 모니터가 되는 식이었는데, 어찌보면 이 보조 모니터라는게 참 애매한게, 주 모니터에 완전히 집중이 쏠려있을때는 여기서 뭐가 돌아가건 신경쓰지 않게되는, 쓸모없는 물건이라는거.

모니터 두개가 모자라다고 생각되는 때가 바로 여긴데, 모니터 하나가 모자라는 작업, 예를 들어 프론트엔드 작업을 한다치면 코드 에디터와 콘솔 한두개, 구글링 용의 브라우저와 코드 결과물을 확인할 브라우저와 인스펙터가 모니터에 띄울 최소한인데 여기에 옆에 예능까지 띄워놓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 두개가지고는 모자란다.

말하자면, 보조용의 모니터에는 두가지 역할이 있고, 하나는 주 모니터의 부족한 공간을 연장하는 개념의 보조 역할, 또 다른 나머지 하나는 이런 주 모니터에서 하는 일에는 아무런 연관도 없고 쓸모도 없는 용도의 역할이 있었다는 의미다.

어쩌면 저 커피티비티처럼 이런 쓸데없이 마냥 틀어놓는 용도의 모니터가 주 모니터에서 벌어지는 일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아니 사실 이런 생각 이전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허전하니 틀어놓는 경우도 있었고. 여튼 그래서 모니터를 하나 더 살까 고민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 글을 보게됐다.

http://www.youtube.com/watch?v=rUszQsagEMY

몇 년전만해도 뭔 생각인지 이걸 티비에서 트는게 제정신인가 물었겠는데, 집중력을 가끔 빼았는 예능 같은 걸 트느니 이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어, 이것 참 그럴싸한 얘기 아닌가.

찾아보니 이런 류 영상을 Slow TV라고 부르는 듯. 유투브에 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http://www.youtube.com/watch?v=rUszQsagEMY&&list=PLofoF8jqN2QbqtjKiqqrHWLFcW8GV7Mdl

영상 10개를 다 보는데 18시간이 걸린다. 리스트를 더 늘리는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이건 언제봐도 새롭고 언제봐도 지겨울 듯.

자, 여기서 그치면 기획자가 아니다. 돈 욕심에 가득 찬 나는 광고로 가득찬 리스트를 만들었다. 어차피 보지도 않는 거 그게 광고면 어떻고 포르노면 어떠냐는 거지. 그냥 단순히 광고로 검색해 나오는 영상을 리스트에 넣었다. 검색 후 결과에서 비디오를 플레이리스트로 넣는 UI가 거지같았지만 참고 30개나 리스트에 쑤셔넣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tjKJk9r9z2w&list=PLofoF8jqN2QbyKL2OYVAIQAHPew3fhKJB

이쯤에서 나는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각났는데, 위 두개 영상을 번갈아보여주는 뽀모도로 타이머 비디오 플레이어를 떠올렸다. 광고 영상을 대 놓고 5분 끊기지 않고 플레이를 보장해주는 매력적인 플랫폼이잖아, 물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신경쓰지 않고 틀어놓기만 하는 게 문제긴 하지만. 어쩌면 반대로 유료 사용자에게만 뽀모도로 기능을 제공해서 유료사용자에게만 광고를 보여주는 발상도 가능하겠고.

고프로도 자기네는 미디어 업체라고 하던데 이런 플랫폼이 있으면 잘 어울릴 것 같고, 아침드라마 수십편을 이어서 틀거나 다큐멘터리 연작을 쭉 이어틀어도 괜찮을 것 같고. 중간중간 광고만 섞는다던가 해도 시청자와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엮지 않아도 수익이 날 구석도 보이고..에이 뭐 이런 아이디어야 너무 쉽고, 비즈니스 모델은 뭐 사람 좀 모이면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우선 내가 쓰냐 아니냐를 생각해봤을때.. 난 모니터 하나 더 사면 항상 틀어놓을 것 같다. 사실 삘 받고서 새벽에 코드 들여다보는 중에 위의 광고 플레이리스트를 한쪽에 틀어놨었는데, 이게 두어번 도는 동안 별 신경 안쓰이고 별 방해도 안되고, 무엇보다 전기세를 잡아먹는 모니터를 이런 쓸모없는 데에 쓰고 있다는 점에서 잠시나마 부자가 된 느낌이 들어 좋았다.

항상 그렇듯이, 이런 플랫폼을 지금 누군가 만들어놓았을거란 생각은 들지만 별 돈 들어가는 일 아니고, 내가 써볼까 하는 생각에 뭔가 궁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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