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동경가족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간혹 마음의 울림이 있어 눈물을 흘렸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장면이 많아서인지 자꾸 미소가 지어졌다. 다른 나라. 다른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있지만 한국의 내 어머니, 아버지가 떠올랐다.


이 영화는 섬마을에 사는 부모님이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동경에 방문한다는 평범한 동경의 가족 이야기이다. 동경가족은 원래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원작은 못보았는데 원작을 본 친구는 둘다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작품 같다고 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왜 가족이 필요한 것일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굳이 생각해내라면 “타인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모습.행동들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관계 혹은 공동체"정도가 아닐까? 나에게 가족은 항상 불편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관계라 정의하면서도 때로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켜버리는. 나의 치부까지도 너무나 잘알고 있어서 가끔은 무척이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가족이다. 오랜시간동안 같은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지닌 아이러니같다. 동경가족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번쯤은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도 나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영화였다.
특히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신파적 정서를 배제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기쁨과 감사. 행복의 정서를 잘 그려냈기 때문인 것 같다.

결혼.비혼.동거생활 등.. 자식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어른이 되어버린 서로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식들은 다투기도하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삶의 모습과 무게가 너무나 다른만큼 이해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이다. 그러나 부모는 다르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식이기 때문에 그저 조용히 감싼다. 부모가 자식을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에 이유가 없고 조건도 필요 없어 보인다. 자식을 아끼는 속내를 감추며 오히려 호통을 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한국의 아버지와 비슷하여 낯설지 않다.

막내아들 쇼지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 어머니가 우연히 쇼지의 여자친구를 만나는 장면이 그렇다.
어머니는 쇼지가 평소 낭비벽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간혹 생각없이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우려를 말하며 쇼지의 잘못된 부분을 잘 이해해주고 도와달라고 말한다. 아들의 부족한 부분을 직접 언급하며 진심으로 두사람이 서로를 좋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은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이였다.

가족이란 공동체는 인간세상에서 너무나 흔하고 당연한 것이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걸 어머니는 아시는건지.. (아니면 내가 오버스럽게 생각하는건지..) 아직은 두사람에게 별일 아닌 것 같은 아들의 흠을 말하는 모습은 인상적일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수고로움과 인내. 그리고 사랑이 전제 되어야 함을 느낀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머릿속에서 무언가 계속 맴맴도는 것이 있었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였는데 모랄까.. 가족의 역사라고 해야하나..타인에게는 별 감흥없는 가족사이겠지만 우리 가족에게만큼은 소중한 그 무엇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작은 단위의 가족사가 하나둘씩 모여 커다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정리안되는 문장에 화장품 CF까지 떠오르는.. -_-a)
어찌표현하면 좋을지 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내게 인생을 살며 한번쯤은 ‘가족'으로 살아보는 것도 나쁜것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게 했다. (부모가 아닌 내가 만들 가족에 대해서)

그 빙빙돌며 떠오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생각해봐야겠지만 가족(혹은 결혼)에 대한 생각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내게 조금의 변화를 준 영화임에 틀림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