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의 승부 : 이력서 검토의 세계 — 2

송요창
9 min readFeb 1, 2024

--

지난글에서 인생은 장편 다큐멘터리이며, 이력서는 광고 영상이라고 했다. 본편 상영 기회를 얻기위해서 임팩트에 집중해야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 외 4가지 원칙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원칙 2) 성취 중심

구체적인 서술

짧고 간결하게 쓰더라도 내용은 구체적인게 좋다. 예를 통해 살펴보자. 지난 회사에서 앱 메인 화면에 나오는 요소를 서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링크드인에 다음처럼 쓰여있다.

야놀자 앱의 첫 화면인 메인홈과 서브홈에 표현되는 컴포넌트 — 내부 용어로 위젯(widget) — 를 세분화하고 어떤 컴포넌트를 렌더링할지 서버사이드에서 결정하도록 변경했다.

문장이 장황하지만 정작 무슨 일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이 작업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다음 처럼 나타낼 수 있겠다.

  • 서비스홈의 각 요소를 서버 데이터를 기준으로 변경되도록 설계 및 Web API 개발
  • API는 최대 90ms이며 중앙값 기준 20~30ms 내 응답하여 사용자 불편 최소화
  • 내부 관리자 웹 페이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여 백엔드 운영 비용 최소화

바뀐 글처럼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만들었고, 무엇을 고민했는지 드러나도록 하자. 개선 작업 등을 진행했다면 구체적으로 기존 대비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수치를 함께 쓰는게 좋다.

큰 성취 우선 배치

여러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우에 모든 프로젝트를 서술하기보다 기여한 바가 많은 프로젝트를 우선 배치하자. 이 프로젝트가 흔히 말하는 대표 프로젝트다. 무엇을 물어봐도 대답이 술술 나올 수 있는 프로젝트여야한다.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둔 프로젝트라도 기여한 바가 적어서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대단한 성취가 있어도 기여도가 없으면 과감히 제외하자.

면접장에서는 먼저 배치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질문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이는 전장을 내게 유리한 곳으로 설정하는 작업이다. 자신없고 말할게 없는 프로젝트를 우선 배치해서 제대로 말도 못한다면 어렵게 잡은 면접 기회가 수포로 돌아간다.

대표 프로젝트를 어떻게 기술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영상을 참고하자.

여기서는 위 영상에서 대표 프로젝트를 서술할 때 들어갈 필수 부분의 머리말만 남겨둔다.

  • 프로젝트 소개
  • 전체 시스템 구성
  • 프로젝트 기여 사항
  • 프로젝트 성과
  • 트러블 슈팅 경험
  • 아쉬운 점

원칙 3) 정량화

숫자로 영향력을 강화하자

숫자는 힘이 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대답했다’보다 ‘응답자 1,000명 중 65.7%가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말해야 더 신뢰한다. 사람들이 통계와 숫자에 속고 있다고 개탄할 수 있지만, 이력서에서 이런 수단을 통해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해야한다.

예전에 10초 정도 걸리던 리스트 조회 API 응답 속도를 3초 이내로 개선했었다. 이를 서술하면 다음처럼 쓸 수 있다.

  • 리스트 조회 API 응답을 Redis로 캐싱하여 평균 응답시간 3초로 감소(기존 대비 70% 감소)
  • 이를 통해 전환율 20% 상승하여 매출 향상에 기여

실제로 진행한 작업은 캐싱을 적용하고, 더 많은 응답이 캐시를 통해서 나갈 수 있도록 조정한 일이지만 숫자가 작업의 성과를 더 부풀려서 보여준다. 10초에서 3초로 줄였다는 것보다 70% 감소가 효과가 높다.

실제로 진행한 작업은 캐싱을 적용하고, 더 많은 응답이 캐시를 통해서 나갈 수 있도록 조정한 일이지만 숫자가 작업의 성과를 더 부풀려서 보여준다. 10초에서 3초로 줄였다는 것보다 70% 감소가 효과가 높다.

다양한 측정 항목 사용

프로그래머는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코드로 낸 결과물에 관한 측정만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실제 업무를 들여다보면 코드를 작성하는 일은 주니어 때 많아야 50% 수준이다. 경력이 길어지면 점차 감소하여 30% 이하가 되기도 한다. 업무의 대부분은 기획이나 디자인 등 다양한 회의에 참여하고, 갑자기 장애 대응에 참여하기도 한다. 코드 리뷰나 테스팅을 진행하는 시간도 많이 있다. 1:1 미팅이나 면접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많은 일이 회사의 비지니스와 연결되어 돌아간다.

그러니 아래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측정해서 기입하자.

  • 수익 향상
  • 프로세스 개선
  • 비용 절감
  • 고객 유치
  • 리더십(매니징)

자신이 했던 작업을 통해서 기존보다 고객 체류시간이 늘었나? 그럼 이 숫자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자. 기밀이라서 어렵다면 퍼센트를 사용해서 적고 면접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팀이 일감으로 넘치는데 계속 새로운 일감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야근이나 주말 근무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하다보면 팀 자원이 고갈되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이때 우리 팀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작업 때문에 리소스가 남거나 넘치는지 보여준다면 이야기하기 원활하다. 프로그래밍 관련 업무가 아니지만 정말 필요한 작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지만 실제 세상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드물다. 보통은 맡은 일만 처리할 뿐이다. 만약 이런 노력을 했다면 지수님처럼 꼭 글로 남겨두자.

원칙 4) 각 역할에 맞게 수정

은탄환은 없다

절대 이력서가 존재해서 아무곳이나 제출해도 다 통과하면 얼마나 좋겠나. 그렇지만 실제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면접관은 이 사람이 우리 팀과 우리 회사에 어떤 기대가 있고, 어떤 역할 하려는지 알고 싶다.

면접관은 우리가 맡기려는 일을 전에 수행했거나, 원하는 요구 사항을 만족하는지 알고 싶다. 이를 검토하는데 길어야 15초 정도다. 곧 이력서에서 이게 잘 드러나는게 좋다.

예를들어 프론트엔드 개발 포지션으로 지원한다고 해보자. 해당 업무는 문서 편집기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이전에 한번도 편집기를 만들어본적도 없고 그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하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보자. 여러분이라면 이런 사람을 뽑을 수 있겠나?

이력서에 있는 키워드를 적절히 활용해서 작성하면 해당 역할에 관심있다는게 드러난다. 그에 관한 경험이 잘 드러나도록 지원할 때마다 조금씩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래서 경력자, 경력자 하는 구나’하는 말이 있다. 이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이전에 했던 경험만큼 여러분이 해당 역할에 적임자임을 나타내는 말은 없다. 해당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전진 배치할 필요가 있다.

필요없는 내용은 삭제하자

이력서는 광고 영상이라고 했다. 면접관이 면접을 봐야할 확실한 이유를 만들어줘야한다. 그러니 해당 역할과 상관없는 프로젝트나 업무 경험은 제외하자.

예를들어 직업 군인으로 4년 정도 근무하다가 프로그래머로 새로운 직업을 찾는다고 해보자. 그럼 기존에 직업 군인으로서의 경험이 필요한 포지션일 때 해당 경험을 강조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거하자. 군 관련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한다면 이 경험은 아주 훌륭한 이야기꺼리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원칙 5) 보기좋은 떡이 먹기 좋다

간결한 템플릿 활용

정말 좋은 내용으로 가득한데 너무 산만하게 배치되어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는 어수선한 이력서가 있다. 어디서 무엇을 봐야할지 몰라서 빙빙 돌아가 나가게된다.

  • 글꼴을 3개 이상 사용하면 어지럽다.
  • 되도록 적은 숫자의 색을 활용하자.
  • 적당히 여백을 배치해서 각 영역을 분리시키자.

이 외에 여러가지 조언이 있겠지만 이런 부분은 나보다 디자인 감각이 훌륭한 수많은 분들이 작성한 이력서 템플릿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자.

모르는 사람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해당 직무를 전혀 모르는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경로로 사람을 찾아서 반드시 이력서 피드백을 부탁하자. 지인조차 이력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면 면접관이 탈락시킬께 뻔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인쇄물로 전달해보자.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화면보다 종이로 문서를 검토할 때 눈에 피로가 적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 설령 면접관이 화면으로 이력서를 볼지라도 피드백은 종이로 받는게 유리하다. 전달할 때 지원하는 포지션의 구인 공고를 함께 전달해서 지인을 면접관으로 활용하면 좋다.

맺음말

유명한 작가도 한번에 우수한 글을 써내지 못한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한다. 이력서도 마찬가지다. 한번에 좋은 이력서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일단 쓰자. 쓰고 또 고치자. 지금 구직을 하고 있지 않아도 쓰자.

이렇게 말하고 내 이력서를 살펴보니 3년 8개월 동안 변경을 안했다. 이력서 고치기 스터디라도 만들어야겠다.

모든 구직, 이직 준비하는 분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별거 아닌 팁을 마친다. 혹시 자신만의 팁이 있으면 꼭 댓글로 달아달라. 여러분의 댓글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

(글쓴이가 직접 작성한 광고22)

새해 프로그래밍을 학습하실 계획이시라면 이 강의도 한번 살펴봐주세요🙇‍♂️

리뷰 1

리뷰 2

스스로 탐색해가면서 학습하고 피드백을 통해 점검하고 싶다면 제 강의가 좋은 선택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할인된 금액으로 시작해보세요(강의 작성 후기)

39,000원 할인 쿠폰코드

14297-b58103e0de10

2024년 2월 말까지 유효

(글쓴이가 직접 작성한 광고333)

찐 문과생 2명과 피드백만 2개월 이상하며 만들어낸 정말 쉬운 업무 자동화 강의!
코드 편집기 필요없습니다.
그저 웹 브라우저와 구글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

--

송요창

👨‍👩‍👧‍👦, 우아한형제들의 잡스런 프로그래머, 강의 및 스터디 정보(쿠폰도!) 👉https://litt.ly/totu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