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망

Trinito
14 min readAug 29, 2023

비트코인 제도화의 퀀텀 점프

최근 블랙록과 같은 대형기관의 ETF 신청에 따라 시장 전반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크립토 시장에서 밈처럼 회자되어온 비트코인 ETF이지만 그 여파를 고려할 때 그 중요성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비트코인 ETF와 관련하여 주요 짚어볼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ETF의 기본 개념 및 시장참여자

2)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의 차이점

3) 주요 ETF 제출 기업의 신뢰도와 전문성

4) ETF 출시가 비트코인 가격에 미칠 영향

5) ETF 운용과 관련된 FAQ

6) 다른 상품의 현물 ETF 출시 사례 (금, 은, 원유)

7)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

종합적으로 ETF가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투자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접근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1) ETF의 기본 개념 및 시장참여자

ETF란 상장지수펀드(exchange-traded fund)의 약자로, 주식과 같은 다양한 자산을 한데 모아 펀드로 만든 것입니다. ETF는 개인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사는 것과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종합니다.
  • ETF는 운용 및 거래 수수료가 적게 듭니다.
  • ETF는 상장주식처럼 주식계좌를 통해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간단히 이야기해 ETF는 기초자산을 가진 펀드를 상장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만드는 금융상품으로, 비트코인이 ETF의 기초자산이 되면 상장주식처럼 기존 금융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ETF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은 다음 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1. 발행시장 (1차 시장)
    ETF 발행회사와 AP(승인참가자) 간 ETF 생성 및 환매 거래
  2. 유통시장 (2차 시장)
    시장조성자와 일반 투자자간 ETF 매매 거래

ETF 시장의 주요 참여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ETF 발행회사

ETF를 만들어내고 운용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이 승인되면 블랙록이 ETF 발행회사가 됩니다.

2. AP (Authorized participant, 승인참가자)

ETF 생성과 환매(share creation/redemption)를 담당하는 금융회사, ETF 지분을 만들거나 없애는 과정을 통해 기초자산과의 가격이 일치하도록 유지합니다. 블랙록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AP로 메릴린치(Merrill Lynch), 제이피모건(JP Morgan), 시티그룹(Citigroup) 같은 대형 은행/증권사들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3. 시장조성자 (Market maker, MM)

시장조성자는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매수와 매도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로커-딜러입니다. 시장조성자는 2차 시장에서 ETF의 연속적이고 효율적인 거래를 보장하는 ETF 생태계의 핵심 유동성 공급자입니다.

시장조성자의 역할은 AP의 역할과 구분되지만, 건전한 ETF 거래 활동을 위해 두 역할 모두 필요합니다. 시장조성자가 AP일 필요는 없고, AP가 시장조성자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특정 ETF의 경우 한 기관이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도 합니다.

블랙록은 시장조성자로 사스퀘하나(Susquehanna),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 제이피모건(JP Morgan) 등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4. 일반 투자자

거래소를 통해 ETF를 매매하는 일반 투자자 전체를 일컫습니다.

시장은 이런 기능 분담을 통해 ETF 가격이 기초자산 가격을 추종하도록 합니다.

2)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의 차이점

비트코인 선물 ETF는 이미 미국 SEC의 승인을 받았지만, BTC 현물 ETF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의 주된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트코인 선물 / 현물 ETF의 차이]

선물 ETF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반면,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합니다. 이로 인해 선물 ETF는 만기 롤오버 등 선물계약 관리에 수반되는 복잡한 운용기법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또한 선물 계약은 선물 시장 자체의 유동성이나 시장참여자의 기대치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현물시장과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파생상품이기 때문에 선물 ETF도 현물 ETF에 비해 비트코인 가격과 유격이 발생합니다. 요약하자면 현물 ETF가 실제 비트코인 가격 추종에 더 적합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승인이 안된 상황입니다.

3) 주요 ETF 제출 기업의 신뢰도와 전문성

최근 미국 SEC에 비트코인 스팟 ETF 승인을 신청한 주요 회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블랙록(BlackRock):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로 매우 높은 ETF 승인 성공률을 보유
  • 피델리티(Fidelity): 대형 금융회사로 신뢰성이 높음
  • 인베스코(Invesco): 세계 10위권 자산운용사
  • 밴엑(VanEck): 이전에도 수차례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
  • 21Shares: 유럽 최대 암호화폐 ETP 발행사
[발행사별 비트코인 현물 ETF 추정 승인기한 (클릭하여 확대)]

지금까지 SEC는 다양한 발행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여러 차례 거부하며 “ 충분한 규모의 비트코인 규제 시장과 시장감시 공유 협정을 포함하지 않았음”을 사유로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6월, 블랙록이 NASDAQ을 시장감시 공유 협정 조항을 포함한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마침내 승인가능성이 한층 올라갔다는 것이 다수 ETF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특히 블랙록의 역대 ETF 승인 신청 576건 중 기각된 사례는 1건에 불과해 매우 높은 성공률을 자랑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세계 최대 ETF 브랜드 iShares의 운영사로서, 높은 상품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강력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ETF 신청은 블랙록의 신뢰도에 기대어 마침내 SEC의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4) ETF 출시가 비트코인 가격에 미칠 영향

현재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비중 추정치는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세무, 회계, 수탁 등 여러 방면에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은 선물 ETF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현물 ETF 같은 기관투자자의 접근이 용이한 투자상품의 출시는 기관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가장 큰 사건입니다.

[비트코인 ETF가 접근 가능한 미국 자본시장 규모]

비트코인 현물 ETF을 통해 새롭게 접근 가능한 미국 자본시장의 규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기관투자자 자산 규모는 약 50조 달러로, 이 중 일부 자금이 비트코인 ETF를 통해 유입될 수 있습니다. 401(k) 등 미국 퇴직연금 시장의 자산 규모는 약 35조 달러로, 일부 편입으로도 큰 자금 흐름이 기대됩니다. 헤지펀드(2.4조 달러), 보험사(13조 달러) 등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46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주식시장 투자금의 일부 편입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랫동안 기각해왔던 비트코인 현물 ETF가 결국 승인된다면 시장은 이를 업계 전반 규제 리스크의 완화로 받아들여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리레이팅(re-rating) 과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시 추가수요로 이어지면서 자기 예언적 가격상승 순환 메커니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SEC의 ETF 승인은 시장 심리를 고양하고 자금 유입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5) ETF 운용과 관련된 FAQ

Q. ETF 승인 후 AP의 기초자산 납입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A. 미국의 경우 ETF 승인 후 AP가 기초자산(비트코인 현물)을 ETF 발행회사에게 다음 시기까지 납입해야 합니다:

  • 최초 출시 시: AP는 ETF 출시 전에 기초자산을 ETF 발행회사에 납입하여 설정단위(CU)를 생성 받아 출시일에 매도합니다.
  • 일반 운용 시: 매일 정해진 기준시각까지 AP는 기초자산을 납입하여 그 날 신규 설정단위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후 즉시 2차시장에 매도 가능합니다.
  • 기준시각은 일반적으로 뉴욕 시간 오후 4시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AP는 기초가격과 ETF의 가격차이를 활용한 아비트라지가 가능해지고 기초자산과 ETF의 가격이 일치하게 됩니다.

Q. AP는 ETF 승인 전후 언제까지 기초자산을 확보해야 하는지?

A. 미국 ETF의 경우, AP들이 기초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정해진 기한은 없습니다.

  • ETF 승인 전: AP들은 의무적으로 기초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자발적으로 미리 확보하여 승인 즉시 설정단위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 ETF 승인 후: 매일 기준시각 전까지 기초자산 확보를 해야 그날 신규 설정단위 생성이 가능합니다. 별도의 기초자산 사전 확보 기한은 없습니다.

AP들은 시장 상황과 수익 기회에 따라 자율적으로 기초자산을 확보하며 ETF 생성에 참여할 것입니다. AP들은 이러한 유연성이 있는 시스템 내에서 기초자산을 확보하고 ETF 참여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현물을 납입하는 AP들은 현물을 반드시 매수해야 하는지?

A. AP가 반드시 기초자산을 매수하여 ETF 발행회사에 납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은 AP가 기초자산을 빌려 포지션을 헷지하는 경우입니다.

  • 초기 ETF 출시 시점에, AP들은 기초자산을 빌려서 ETF 발행회사에 납입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 이렇게 빌려서 납입하고 나면 ETF가 시장에 상장되면 그때 기초자산을 실제 매수하여 빌린 자산을 상환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 이를 통해 AP들은 델타 중립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AP들은 초기에는 기초자산을 빌려서 ETF 생성에 사용하며, 실제 매수는 2차 시장 거래 이후에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AP들이 기초자산을 매수하되 선물 포지션을 활용해 헷지 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 AP가 먼저 기초자산을 매수한 후 선물을 매도해 포지션을 헷지 할 수 있습니다.
  • 그 다음 이 기초자산을 ETF 발행회사에 납입하고 ETF 주식을 얻어 유통시장에 매도합니다.
  • 이 때 선물 포지션을 매수하며 헷지를 해제합니다.

이는 AP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Q. AP들이 운용사에게 제공해야 하는 현물 금액은 정해져 있는지?

A. 미국 ETF에서도 AP들이 ETF 발행회사에 제공해야 하는 기초자산 금액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 ETF는 정해진 생성단위인 “CU (Creation Unit)”라는 단위로 발행됩니다. CU의 규모는 ETF 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입니다.
  • ETF 발행회사는 초기 상장 규모를 결정하고 이를 CU 수로 정합니다.
  • 이 CU 수만큼 AP들에게 배분하여, 각 AP는 정해진 금액의 기초자산을 납입합니다.
  • 예를 들어 설정단위가 100만 달러이고 총 10개 CU를 10개 AP에게 골고루 배분해 상장한다면, AP별 1개 이상의 CU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입해야 합니다.

따라서 미국 ETF에서도 CU 단위로 기초자산 납입 금액이 정해지며, AP들은 자신에게 배정된 CU 수량에 따라 일정 금액의 기초자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6) 다른 상품의 현물 ETF 출시 사례 (금, 은, 원유)

금 현물 ETF (GLD) 출시 후 금 가격은 장기적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위기 시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GLD ETF의 영향도 금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GLD 금 현물 ETF는 2004년 1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GLD 출시 이후 금 가격 추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ETF 출시 후 금 가격 추이]

2004년 11월 온스 당 약 $455에 그쳤던 금 가격은 같은 기간 금 ETF (GLD) 출시 후 꾸준히 상승하여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지나 2011년 약 1,900 달러에 달할 때까지 약 7년에 걸쳐 3배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현물 ETF 출시 후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한 사례도 있습니다:

은의 경우 현물 ETF (SLV) 출시 후 2006년 5월에서 2007년 5월까지 약 11% 하락하였습니다.

[ETF 출시 후 은 가격 추이]

WTI원유의 경우, 현물 ETF (USO) 출시 후 2006년 4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약 18% 하락하는데 그쳤습니다.

[ETF 출시 후 원유 가격 추이]

따라서 현물 ETF 출시가 반드시 기초자산의 가격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7)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

다음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비트코인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추가로 고려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 AP를 상대하는 현물 대출기관의 수혜 — 기초자산 차입 수요 증가
  • 수탁업체들(Custodian)도 수혜 — 비트코인 보관 서비스의 수요 증가
  • 기초자산 거래소들도 수혜 — 매매 거래량 증가
  • 시장정보/인덱스 제공업체 수혜 — ETF 추적지수 활용 증가
  • 법률 및 감독기관 — 시장감독 강화 필요

즉 ETF 승인은 비트코인 생태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포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8) 결론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다면 다음과 같은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비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 시장안정성이 증가하는 것이 확실한 장점일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정규 금융시장에 편입되어 시장감독과 투자자보호가 개선되고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고 시장인식도 개선될 것입니다. 신규 수요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반면, 투자자들의 순간적인 과열 투자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거나 비트코인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ETF로 분산되어 시장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ETF 승인 혹은 상장 직후 시장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 매물로 인해 오히려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과열이나 기대치에 따라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실제 승인과 출시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제도화 편입과 저변확대에 있어 역사적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Written by SungPil Huh (Head of Investment at Trinito).

Contributions from Eric Yoo (Co-Founder at Trinito), Jiyon Kim (Associate at Trin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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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s://fred.stlouisfed.org/series/BOGZ1FL624090005A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421718/insurance-companies-assets-usa/

https://fortune.com/2023/08/08/private-equity-vc-hedge-funds-regulation-sec/

https://www.ici.org/statistical-report/ret_23_q1

https://siblisresearch.com/data/us-stock-market-value/

고지사항

본 글의 내용은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만 활용되어야 합니다. 본 글의 내용이나 자료는 법률, 세무, 투자금융을 비롯한 어떠한 형태의 자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글에서 다루고 있는 투자는 모두 높은 변동성, 유동성, 보안, 카운터파티 등 다양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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