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많은 시간이 지났다. 비록 비공개지만 워드프레스에 써둔 글의 양도 꽤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공개하고싶은 마음은 없었다. 또는 이미 공개되어 있던 글도 비공개로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정돈되지 않은 감정의 덩어리를 토해내놓고는, 어쩌다 걸려들어오듯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글을 열심히 쓰던 당시에도 딱히 어딘가에 내가 글을 쓴다는 이야길 하지 않았었다) 이곳을 들여다보는 것이 어느새 전혀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에 이르러, 결국 4년간 학교를 다니는 동안 써야 했던 에세이와 논문 외에는 한동안 (누군가 읽을) 글의 쓰기 자체를 거의 그만두었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쓰지 않은 것들이 그대로 사라지진 않는다. 내가 그렇다고 그냥 아무 말도 글도 안쓸 성격은 아니었기에 긴 글 대신 다른 SNS. 아니 트위터에 말은 오히려 더 많이 쏟아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행위 자체에도 의미를 점점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 수록, 누군가에게 무슨 말이든 털어놓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그 행위 자체가 예의가 아니란 생각에 (결국 이것은 좋은 결정이었지만)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곤 대화를 시작하는 것조차 그만두게 되고, 방향을 잃은 어떤 무언가가 차올라서는 결국 침대에 누웠을때 쉬이 잠이 들게 되지 않게 되고, 지칠 때까지 어떤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거나 듣거나, 보게 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오늘에 이르러서야, 다시 어딘가 무언가를 정리해서 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동안 글쓰기 자체를 안 했냐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여러 SNS/블로그를 통해 심각한 정도부터 아주 가벼운 정도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했었지만 그나마도 이제는 정기적인 삭제를 통해 지우는 편이고 개인적으로 트위터의 정체된 지금의 상태가 만족스럽진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곳이 필요했다. 워드프레스 만큼 한국어 웹에서 외딴 곳은 아니고, 또는 네이버 블로그만큼 너무 번잡스럽진 않은 정도를 생각했었고 결국 다시 우습게도 트위터가 시작한 미디엄에 천착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글을 쓰지 않은 다른 큰 이유는 나는 나 자신을 ‘음악가’로 정체화해왔기 때문이다. 음악가라면, 고리타분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음악가는 누가 그에게 묻지 않는 한. 글 보다는 음악으로 자신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정도로 뻣뻣한 인간은 아니게 되었다. 음악가로써 해야할 말이 있다면 좀더 정제된 창구를 통해 쓰는 정도에서 타협을 보기로 한다. 길든 짧든 간에 주로 내 작업과 음악에 관련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여기 이곳에 다시 이어가볼 예정이다.

One clap, two clap, three clap, forty?

By clapping more or less, you can signal to us which stories really stand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