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과 4가지 주요 변수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암호화폐의 가격이 해외보다 더 비싼 현상을 말한다. 7월 7일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에서의 1 비트코인 가격은 4043만원이지만 해외에선 환율을 적용하여 3953만원이다. 한국에서 약 2.3% 비싸게 팔리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김치 프리미엄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아래에 공유하겠다.
현재는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이 더 비싸지만, 그 반대 현상도 종종 일어난다. 해외의 비트코인 가격이 한국보다 더 비싼 것이다. 이는 역프리미엄이라고 불린다.
21년 1월에는 역프리미엄인 상황이었다. 3월부터 코인 광풍이 불면서 4월 한 때는 프리미엄이 25%까지 오르기도 하였다. 해외에 지인만 있어도, 25%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던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나의 최종 목적은 김치 프리미엄의 동향을 꽤나 정확성 높게 예측하는 것이다. 확실한 사실은 김치 프리미엄을 예측하는 것이 주가를 예상하는 일보다 쉽다는 것이다.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선 그 기업에 얽힌 수많은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가령, 삼성전자의 2022년 주가를 예측하기 위해선 D램의 가격과 수요, 경쟁사 TSMC의 생산량,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 심지어는 오너 리스크 등 따질 것만 최소 몇 천개다. 물론, 주가를 전문적으로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하진 않는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 위주로 따지겠지만, 여전히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을 예측하는 일은 이보단 간단하다. 김치 프리미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몇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수들이 김치 프리미엄을 얼마나,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한다면 김치 프리미엄을 예측하는 일이 허황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독자적인 거래소 시스템
본론으로 들어가,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본질적 이유에 대해 고민해보자.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독자적인 거래 시스템이다. 한국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사고 팔 때 주로 업비트, 빗썸을 이용한다. 해외 계좌가 있지 않은 이상,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를 이용할 수 없다.
반대로 외국인들도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다. 해외의 자본을 한국에 끌어올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없으며, 한국에서 유통되는 암호화폐의 양도 제한적이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이 모두 막혀있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까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정도는 나무 위키나 신문 기사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자.
대전제: 업비트의 가격 동향은 바이낸스의 가격을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
높은 확률로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데, 업비트에선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 바로 구매하라. 업비트의 가격은 결국엔 바이낸스에 맞춰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거래량과 규모뿐만 아니라, 취급하는 암호화폐의 수도 압도적이다. 바이낸스를 세계 표준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업비트와 빗썸은 세계적으로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움직임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사실, 위에서 말한 돈 버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 그리고 컴퓨터 알고리즘이 바이낸스 가격을 트랙킹하여 업비트에서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주식 시장처럼 완전히 성숙한 시장이 아니다. 업비트의 가격이 결국엔 바이낸스를 따라가는 것은 자명하지만, 중요한 점은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는 것이다.
바이낸스에서 암호화폐 ‘리플'의 가격이 0.5% 증가했다고 하자. 암호화폐 시장이 완전히 성숙했다면, 업비트에서의 ‘리플' 가격도 몇 초 안에 0.5% 상승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바이낸스에서 0.5% 가격이 상승해도, 업비트에서 그러한 흐름이 반영되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
아래는 내가 직접 수집한 21년 7월 4일의 리플 가격 데이터이다.
파란색은 업비트, 빨간색은 바이낸스의 리플 가격이다. 오전 9시부터 24시간 동안 13초 단위로 가격을 수집한 결과이다. 환율은 1130원으로 동일 적용하였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업비트는 바이낸스의 가격을 추종한다.
하지만, 관찰 데이터 단위를 24시간에서 5분으로 줄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위의 그래프는 오전 9시부터 9시 5분까지 가격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흐름이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가격이 변화하는 정도가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음을 알 수 있다.
Raw Data를 보자.
7월 4일 9시 12초에서 25초 데이터를 보면, 바이낸스의 리플 가격이 1원 떨어질 때 바이낸스에선 3원 떨어졌다. 또한, 25초와 39초 데이터를 보면 바이낸스의 가격이 내려갔을 때 업비트에선 올랐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보면, 흐름이 일치하지 않거나 움직임의 폭이 다른 부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업비트는 바이낸스의 가격을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 암호화폐 시장이 완전히 성숙해지면, 초 단위 흐름까지 완벽하게 일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처럼 시장이 미성숙한 단계에선 이렇게 불일치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날 것이다.
이를 전제로 두고, 김치 프리미엄의 움직임을 파악하면 조금 더 분석이 쉬워진다. 김치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주요 변수에는 환율, 거래량, 단기적인 가격 등락, 장기적인 가격 등락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선 지면 관계상 이들과 김치 프리미엄에 대한 관계를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또한, 이 모든 전제와 분석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시간이 지나며, 이론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선 종종 블로그에 업데이트하겠다.
환율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
환율이 김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은 자명하다. 환율이 오르면 김치 프리미엄은 떨어진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바이낸스에선 30,000달러이고 한국에선 3,6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환율이 1,100원이라면 바이낸스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은 3,300만원(30,000x1,100원)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3,600–3,300)/3,300’으로 9.1%가 된다.
환율이 올라 1,200원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3,600만원(30,000x1,200원)이 되고 김치 프리미엄은 0이 된다. 바이낸스와 업비트의 비트코인 가격이 완벽히 일치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김치 프리미엄도 떨어진다.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가치는 상승하며 김치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참고로, 김치 프리미엄과 환율의 등락률은 완전히 일치한다. 가령, 환율이 0.5% 오르면 김치 프리미엄도 동일하게 0.5% 하락한다. 환율이 1% 떨어졌다면, 김치 프리미엄은 1% 상승한다. 그 이유는, 간단한 수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하겠다.
환율이 김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은 명백하기 때문에 앞으로 환율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를 깊게 다룰 일은 없을 것이다.
거래량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
거래량이 김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여러 사례별로 나눠야 하는데, 거래량이 김치 프리미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판단된다. 아래는 6월 27일-28일의 시간대별 김치 프리미엄 그래프이다.
그래프를 보면, 새벽 시간대의 김치 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에서는 새벽에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반면, 해외에선 거래가 한창 일어날 때이다. 새벽 시간대에 해외 암호화폐 가격이 내려간다면, 한국은 적은 거래량 때문에 변화를 제대로 추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해외와 한국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져, 김치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는 것이다.
반대로 거래량이 증가한다면, 김치 프리미엄이 적어질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7월 업비트 주간 이용자는 약 330만 명이다. 지난 5월 정점에 비하면 약 20% 하락한 수치이다.
거래량과 김치 프리미엄이 단순히 반비례하는 관계라면, 지금의 김치 프리미엄은 5월보다 더 높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김치 프리미엄은 2~3%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10%대였던 5월의 김치 프리미엄보다 훨씬 적은 상황이다.
이처럼 거래량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앞으로 거래량과 김치 프리미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면서, 그 관계를 규명할 계획이다.
단기적인 가격 등락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
단기적인 관점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김치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위에서 말했듯, 업비트의 가격은 바이낸스를 따라간다. 즉,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가격이 먼저 떨어지고 잇따라 업비트의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업비트는 바이낸스의 움직임을 ‘시간차를 두고' 따라가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가격이 떨어질 때 김치 프리미엄이 더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2021년 6월 25일~26일 리플 가격 데이터를 보자.
차트를 보면, 6월 25일~26일 사이에 리플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래는 같은 기간 리플의 김치 프리미엄 데이터이다.
리플의 김치 프리미엄은 25~26일 동안 1%대에서 4.5%까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단기적인 관점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 김치 프리미엄을 올라간다.
이들의 상관계수를 구해보니 -0.8789로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상관관계에 대한 개념이 궁금한 사람들은 나무위키 글을 참고하면 도움될 것이다.
장기적인 가격 등락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
그렇다고, 암호화폐 가격과 김치 프리미엄이 무작정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선, 암호화폐 가격의 하락은 김치 프리미엄도 낮추는 역할을 한다.
5월 9일에서 6월 20일 암호화폐 리플의 가격을 보면, 고점 2000원에서 700원대까지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5월 9일에서 6월 20일 사이엔 김치 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많이 하락했다. 한때 18% 가까이 올랐다가, 6월 20일 즈음엔 2%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암호화폐 열풍이 줄어들면 김치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애초에 김치 프리미엄이 한국의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암호화폐 시장 상황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낮아지고 암호화폐 열풍이 사라지는 것은, 김치 프리미엄을 낮출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연구 과제
환율과 장기적인 가격 등락이 김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은 자명하다. 이에 대해선 크게 연구할 가치가 없다.
반면, 거래량과 단기적인 가격 등락이 김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다. 앞에서 단기적인 가격 하락이 김치 프리미엄을 높인다고 언급했지만, 그 역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인 가격 하락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도 앞으로 더 관찰할 가치가 있다.
최종적으로는 거래량, 단기적인 가격 등락, 환율을 고려하여 그날의 김치 프리미엄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굳이 왜 그런 복잡한 일을 내가 하고 있을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포스팅에선 김치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다.
(위의 링크를 통해 바이낸스에 가입하면, 수수료 일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