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
환율과 김치 프리미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이번 포스팅은 크게 어려울 것도 없고, 아주 간략하게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주변의 친한 친구들이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에 관심을 갖고 거래를 시작했는데, 처음에 다들 간과하는 요소가 바로 환율이다. 환율은 김치 프리미엄을 계산할 때 필히 들어가는 변수이기 때문에, 환율은 수익률 계산에 있어서도 꼭 중요한 요소이다.
8월 30일, 1비트코인의 가격이 한국에서 5,500만원, 외국에서 50,000달러라고 가정해보자. 이때, 환율이 1,000원이라면 김치 프리미엄은 10%가 된다.
(5,500만원-50,000달러x1000원)/(50,000달러x1000원) = 10%
앞으로 더 김치 프리미엄이 오를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나는, 리플(XRP)을 구매해서 바이낸스(Binance)로 송금한 뒤 테더(USDT)로 환전했다고 가정하자. 한국에서 5,000만원 어치의 리플을 전송했다면, 바이낸스에선 10%를 제외한 4,500만원만 도착했을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10%이기 때문이다.) 환율은 1,000원이니 바이낸스 계좌를 보면 45,000달러(45,000 USDT)가 찍혀있을 것이다.
일주일이 지난, 9월 7일에 김프가 웹사이트에서 김치 프리미엄을 확인해보니 김치 프리미엄이 15%로 올랐다고 가정하자. 흥분한 나는, 바이낸스에서 리플을 다시 구매해서 한국으로 전송한다. 계산대로라면, 4500만원에서 15%를 더하여 수익을 얻을 것이니, 4500x1.15=5175만원이 한국에 도착해야 맞다.
그렇게 계산을 마친 뒤, 거래를 하고 한국에 도착한 돈을 확인해보니 4800만원만 통장에 들어 있었다. 오고 가는 사이에 급락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과연 무슨 일이 생긴걸까?
실제로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한다. 주변에 거래를 시작한 친구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왜 보낼 때보다 돈이 더 적게 있냐는 식이다. 이럴 때 보면 십중팔구 환율이라는 요소를 간과하여 생긴 현상이었다.
9월 7일, 환율이 만약 900원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8월 30일 1,000원이었던 환율에 비해 약 10%가 빠진 수치이다. 그렇다면 45,000 USDT의 화폐가치는 더 이상 4,500만원이 아닌, 45,000x900 = 4050만원이 된다.
여기서 김치 프리미엄 15%를 곱하면, 4050 만원 x 1.15 = 4650만원이 된다. 오히려, 350만원을 손실본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면, 외국 거래소에 돈이 있다면 환율이 내려가면 나쁜 게 아닌가? 이에 대한 답을 해보자.
환율이 내려가면 나쁜 것인가?
환율은 돈을 이미 해외 거래소에 보냈을 때부터 중요해진다. 환율이 올라가면 내가 가진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나의 달러가치도 더불어 하락하기 때문이다.
쉽게 보면, 환율이 올라가면 해외에 내가 가진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환율은 수익률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김치 프리미엄 = (국내 암호화폐의 가격 — 해외 암호화폐의 가격*환율) / (해외 암호화폐의 가격*환율)
위와 동일한 상황을 가정하자. 2021년 8월 30일, 1비트코인의 가격은 국내에서 5500만원, 해외에선 50,000달러라고 하자. 환율이 1,000원이면 김치 프리미엄은 10%일 것이다.
21년 9월 7일, 환율이 10% 상승하여 환율은 1,100원이 되었다. 해외 거래소에서 50,000달러를 가지고 있던 나의 화폐 가치도 덩달아 상승하였다. 1비트코인 가격은 8월 30일과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국내에선 5500만원, 해외에선 50,000달러이다. 이때 김치 프리미엄은 환율이 1,100원이기 때문에 0%가 된다.
이 상황에서 해외 거래소에서 국내 거래소로 돈을 보내면, 총 5,500만원을 받게 될 것이다. 수익률이 0인 것이다. 환율이 10% 올랐기 때문에 수익률도 기본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율이 오른만큼 김치 프리미엄도 하락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률은 0인 것이다.
반대로, 9월 7일에 환율이 10% 하락하여 900원이 되었다고 해보자. 해외 거래소에 50,000달러를 가지고 있던 나의 화폐 가치는 같이 하락하였다. 1비트코인 가격은 8월 30일과 동일하게 국내에선 5500만원, 해외에선 50,000 달러이다. 이때 김치 프리미엄은 환율이 900원이기 때문에 22.2%가 된다.
이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로 돈을 보내면, 50,000달러 x 900원 x 1.22 = 5000만원이 된다. 김치 프리미엄이 기존 10%보다 12.2%가 상승했기 때문에 이득일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막상 결과를 까보니 똑같이 5,000만원이 남게 된 것이다.
환율의 상승 및 하락은 김치 프리미엄 움직임에 기계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다. 환율이 올랐다고 기뻐할 이유도 없고, 반면 하락했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김치 프리미엄의 실질적인 차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기본 전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환율로 인해 변화한 김치 프리미엄이 아니라, 거래량과 단기적인 매수 및 매도 움직임으로 변화한 김치 프리미엄의 차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위의 글에서 이미 설명했듯, 오직 환율만이 김치 프리미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환율을 제외하고도 김치 프리미엄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