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은 어디로 갔을까

하나 하나는 괜찮은데 내용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든다. 자 다음 차례 나오세요, 할 정도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주제는 아니지만 전체를 잡아주는 틀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원서 부제에서 언급된 using Brain Science가 전체적으로 빠져 있다. 물론 책을 읽다 보면 나오지만 겉으로 드러난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표지에 10포인트도 안 되는 카피 같은 부제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을 주의해서 볼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게다가 표지의 범선은 뭘 말하려나…

원서에서는 Cognitive Secret와 Story Secret가 같이 가는 반면에, 번역서에서는 Story Secret에만 치중해 있다.예를 들어, 원서 목차와 번역서 목차를 비교해 보면, 원서에 나온 Cognitive Secret가 번역서에서는 빠져 있다. 이 부분은 원서와 유사하게 각 장이 시작하는 왼쪽 페이지에 따로 정리되어 있지만,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이 문구가 들어간 도형을 번진 듯한 효과의 원 모양이 아니라 뇌 모양의 형태로 했다면 좀 달라 보였을까. 제목과 구성을 원서와 다르게 가면서, 이 원 부분만 원서와 비슷하게 한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번역서가 원서와 다르게 가려 한 점은 뒷날개에서 두드러진다. 뇌 과학을 뺀 채 오로지 글쓰기에만 초점을 맞춘 티가 난다. (여기서 웃겼던 점은, 문구가 본문과 다르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른가 싶어서 맞춰 봤더니 반이 틀린다. 교정 보면서 통일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전반적으로 제목인 Wired for Story: The Writer’s Guide to Using Brain Science to Hook Readers from the Very First Sentence와 다르게, 번역서는 글쓰기에만 컨셉을 맞춘 책인 것 같다. 저자가 뇌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깊게 파고들어가지 못한 한계는 분명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컨셉을 글쓰기에만 한정해 책을 만들면 저자의 의도를 무시하고 ‘뇌과학 + 스토리텔링’에 관심 있는 독자를 끌어들일 여지를 없애는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판권에 디자이너, 교정자, 조판자 이름은 나오는데 편집자 이름은 없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전체적으로는 한번이라도 스토리를 써본 사람이 읽는다면 좀더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읽어보면 좋은 글이지만, 좀더 다르게 책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닌 것 같아 아쉬워서 이렇게 불평해 본다. 그래서 원서가 궁금해졌고, 저자가 많이 인용한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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